도스토예프스키는 1863년 9월 18일 로마에서 N.N.스트라호프에게 2백 루블을 빌려달라는 편지를 쓴다.
자신의 형에게 전해달라는 내용이다.
당신이 돈이 좀 있다면 그 돈이라도 내 형에게 전해주세요. 정확히 말해 2백 루블만 필요합니다. 하지만 더 적어서는 안 됩니다. 원래는 3백 루블이 필요하지만(1백 루블을 형이 내 아내에게 보내야 합니다). 이제 할말은 다 했군요. 당신만 믿겠습니다.
그러나 편지를 다 쓰고 서명까지 한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이 지금 로마에 있으며, 로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란다. 너무 자신이 필요한 내용만 전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도스토예프스키는 서둘러, 성의없게 그 내용을 덧붙인다.
정말 이게 무슨 일입니까. 로마에서 편지를 쓰면서 로마에 대해 한마디도 안 쓰다니! 그런데 무엇을 쓸 수 있겠습니까? 그래요, 무슨 얘기를 편지에 쓸 수 있겠습니까? 사흘 전 밤에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아침 베드로성당을 보았는데,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등 뒤에 소름이 끼치더군요. 오늘은 광장과 모든 폐허들을 관람했지요. 그 다음 콜로세움을! 그 인상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는지... 모두에게 안부 전해주십시오.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인상기, 이길주 옮김, 푸른숲]
바티칸Vatican
바티칸은 로마 안에 있다. 면적이 경복궁의 1.3배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시 국가다. 1929년 무솔리니와 체결한 '라테란 협약'에 의해 바티칸 시티로 승격되었다. 그러나 들어가는데 어떤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입장료만 내면 들어갈 수 있다. 바티칸에 가면 바티칸 박물관, 시스티나 성당, 성 베드로 성당을 둘러보고 온다. 우리는 바티칸 투어를 신청했다.
오전 8시 집결, 바티칸 박물관 입구로 이동, 줄을 섬, 그나마 성수기가 아니라 줄이 짧은 거라 한다. 가이드가 말하는 예상 입장 시간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