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로마를 사랑했다. 그는 로마에 머무르면 머무를수록 로마를 더욱 알고 싶어했다.
바다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어지는데, 이 도시의 구경도 그것과 같다.
그것에 통달하려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린다. 대충대충 보고 떠나가는 여행자를 보면 오히려 부러울 지경이다.
대충대충보고 떠나가는 여행자라.
괴테가 오늘의 우리를 보았더라면 부러워했을까?
우리는 로마를 끊임없이 걷고 또 걸었다. 빌 브라이슨이 그랬던 것처럼.
그는 "끝없이 습하기만 한 북유럽 하늘 밑에 한 달 가까이 있다 보니 햇살이 너무도 그리워" 로마에 갔다. 그에게 로마는 "내가 기대했던 만큼이나 멋진 곳"이었고, "따뜻하고 해가 잘 들고 느긋하고 활기차며 맛난 음식과 값싼 술"에 대단히 만족했다.
그는 걷고 또 걸었다.
나는 빌라 보르게제의 정원을 거닐고 스페인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했으며, 콘도티 거리에서 상점 구경을 했다. 콜로세움과 포룸에 찬탄하다가 티베리나 섬 옆에 있는 강을 건넌 다음, 트라스테베레의 가파란 언덕길을 기다시피 올라갔다. 그리고 지아니콜로의 높은 언덕을 배회하면서 감각적인 도시 전경과 젊은 남녀가 비좁은 암반 돌출부에서 서로 격렬하게 엉켜 있는 광경을 감상했다.
일주일 동안, 나는 그저 걷고 또 걸었다. 발바닥에 불이 날 때까지 걸었다. 그리고 지치면 다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커피를 한 잔 하거나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었다.
그러나 그런 그도 로마를 모두 둘러 볼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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