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가치] 순기능과 역기능

지난 봄 제주도 어느 메밀 꽃 밭을 찍은 사진입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메일 꽃이 흐드러진 모습에 한참을 감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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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카메라 앵글 밖의 실제 저의 모습은 어땠을 까요?

실상은 흐린 날씨에,
와이프와 다투고 당일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 앞 공터에 자란 메밀밭을 찍고 맑아 보이게 최대한 효과를 준 사진입니다.

이 사진이 저에게 주는 의미는 전혀 없는 셈이죠.
그런데 SNS에 올리기 위해, 제주도에서 즐거웠다고 자랑하기 위해 아름답게 포장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MT를 갔다오고 나면 전담 찍새가 여행내내 사진을 찍은 사진을 1장씩 인화해서 과방에 붙여 놓으면 각자가 마음에 드는 사진에 자기 이름을 적으면 인화해 주곤 했습니다.
(90년대 학번은 모두 공감하실 듯)

그래서 그때 인화한 사진들은 앨범에 고이 모셔져 있는데... 언제 부턴가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고, 폰에도 그 기능이 추가되고 나서 부터는 하루에도 수백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사진을 인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기 위해 찍는 사진에서

그날 먹은 음식 사진을 찍고
그날 갔던 장소를 찍고
아님 그냥 지나 가다가 이쁜 아무거나 찍어대는...
쉽게 찍고, 그만큼 쉽게 잊혀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래와 같은 의미 없는 사진이 찍힐 수 있는 기회도 디지털카메라가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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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디카가 나오지 않았다면 값비싼 필름으로 길가다 나온 풀밭에 있는 네잎클로버 하나를 쪼그려 앉아 찍을 사람은 전문 포토그래퍼가 아니고서야 과연 있을까요?

카메라는 여전히 장롱속에 보관하다 특별한 날에 몇장 찍는 비싼 전자제품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순기능과 역기능은 있습니다.

오히려 앞서 예로든 디지털카메라는 순기능이 백배는 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제가 든 비유가 어처구니 없게 느끼실 정도로...

사람들은 자기가 보는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그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이 인간이죠.

시국이 시국인지라 암호화폐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는 사람은 대박만 쫒는 코인충이다.
아니다 우리는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하고 있는 건전한 투자자다!!
말 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의 역기능(투기, 범죄에 이용되기 쉬운 익명성) 때문에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주변에 숨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추억이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없던 시대로 돌아가자고 아무리 부르짖어도 결국은 사람들은 디지털카메라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 입니다.

생각의 가치에 투자하는 스팀잇도 마찬가지 입니다. 주변에 페이스북에 비교해 한참을 설명하면 다단계네! 결국 가상화폐네! 로 끝나는 경험을 한번쯤 하셨을 것입니다.

그럴때 마다 아직 암호화폐가 주는 역기능에 대한 고정관념의 강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 고정관념을 깨지는 순간을 정말 고대합니다.
조금 걸리더라도....

행운 가득한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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