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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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똥파리는 어디로 갔을까?ㅠ

아침에 안방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지지직~ 매우 거슬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정지상태로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길 바라며 눈동자만 굴렸다.
안보인다. 아니겠지..
다시 지지직~ 악!이 소리가 너무 소름끼치고 싫다ㅠ
화장실 문 앞 화장대에 정말 커다란 x파리가 벽에 부딪히고 있다
나는 크고 껌은(검은 정도로는 표현이 안되는..) 그 생물도 싫거니와 그 소리가 너무 싫고
대부분의 곤충을 다 무서워한다. 걔네들은 덩치 큰 나를 무서워 할 지도 모르지만....
화장실 문을 닫고 고민했다. 그냥 두는 건 또 마주칠 수 있기에 ...
기껏 생각한 것이 창문을 여는 것이다. 스스로 나갈 길을 열어 주는 것....
우선 화장실에서 나와서 거실로 열린 방문을 닫았다. 거실을 지켜야 되니..
근데 그 크고 시끄럽던 파리가 안보인다.
화장대 깊은 칸 서랍이 열려있고 내 옷장이 열려있다..불길하고 소름이 돋았다...
그래도 베란다 쪽 창문을 열어 두었고 나는 신랑이 퇴근 할 때까지 안방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파트 7층에 산다.
여름에 모기는 엄청 들어오는데 파리는 처음이다.
가끔 거미가 보이긴 한다....벌도..
벌은 파리보다 더 무섭다.
창문도 다 닫혀 있는데 방충망 구멍 100배쯤 크기의 요놈들은 도대체 어디로 들어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10층에 살때 였다. 7개월쯤 된 아들 동영상을 찍는데 팔에 뭐가 붙은 느낌에 보니 커다란 벌이었다.
그대로 폰을 던지고 아이도 두고 혼자 방에 들어갔다가 다시 아이와 폰을 챙기고 신랑에게 전화를 했던 적이 있다.
근처에 있던 신랑은 와서 벌을 잡아주고 갔고 내 비명 소리는 동영상에 남아있다.
그 후 집에 벌레가 보이면 아들에게 수건을 주며 잡아보라고 했더니 아들이 수건으로 꾹 눌러주었다.
그러던 아들이 4살 부터는 엄마가 피하니 자기도 피한다.ㅠ

결혼 전 직장 다닐때 였다.
오후에 종이컵에 커피를 타 놓고 일하는데, 오늘 본것과같은 커다란 x파리가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하는 것이다.
문 열어두면 나가겠지 하고 문을 활짝 열어두고 열일을 했는지 퇴근 하려는데 내 커피가 그대로 있었다.
버릴까 하다가 가면서 마시자며 들고 카풀하는 차 조수석에 탔다.
홀짝 거리다 신호에 차가 멈췄고 종이컵 안에 검은 무엇이.....심리가 그렇다...안보고 싶었는데 확인을 하게 되더라....
낮에 사무실에서 본 그 xxx .....왜 여기 빠져 있을까 😱
생각하기도 전에 나는 소리지르며 컵을 창 밖으로 던졌고 운전하던 상사는 더 놀라서 왜그러냐고 소리쳤다.
내 흰 가방은 커피색이 되었고 기분이 최악이 됐는데 상사는 계속 물었다...창밖에 첫사랑이라도 있었냐고~
듣는 사람은 그게 뭐 별거냐 하겠지? 만 나는 계속 생각이 났다.
오늘 오랜만에 본 커다란 파리는 또 그날 생각이 나게 했다.

아들도 자연과찰 책을 볼땐 엄마가 읽어줄 책 아빠가 읽어줄 책을 나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티 안나게 피해보려 했는데 알았나보다.
가끔 벌레에, 곤충에 유난을 떠는 내가 싫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반응하는지라 어쩔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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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들이 소풍을 가서 처음으로 도시락을 싸는거라 5시40분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시간에 비해 결과물은 그냥 그렇다.ㅋㅋㅋ
다른 엄마들 하는 동물모양 메추리알 소시지 등은 시도도 못했고 김밥에 공을 들였다.(김밥을 잘 안먹어서)
오이를 얇게 채 썰어서 티 안나게 한 두가닥 넣었는데 귀신같이 오이만 툭 뱉어낸다. 아침부터 대단한 신공을 보여주더니 김밥은 엄마 먹으라며 줬다 ㅠ
다음엔 김밥은 안 쌀거야~ 엄마가 더 맛있는 도시락 만들도록 연습 해 볼께 ^^
엄마랑 10번도 넘게 간 그 동물원 이지만 재밌게 잘 놀고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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