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중ㆍ단편선 .China- 환상적 설화와 시대의 리얼리즘[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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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환상적 설화와 시대의 리얼리즘

[모옌 중ㆍ단편선] by @raah

isbn: 9788937463457

모옌 중ㆍ단편선 .China- 환상적 설화와 시대의 리얼리즘

[백년의 고독]을 읽은 이후에 가끔씩 각 나라의 전통적 문학이나 환상문학에 끌립니다. ^^
오늘은 가까운 나라 중국의 대 작가 모옌입니다. 중국이야말로 다양한 잡탕문화의 용광로인데
근대 군벌들의 횡포 이후 홍군의 혁명으로 엄청난 사회적 변혁을 겪은 나라죠.
중국에서 전통과 고전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모험이고 아이러니인것 같아요
하지만 사회주의 혁명이후의 이야기라면 다르지요.
이미 멀지않은 전통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모옌의 문학

[반말주의!!]
‘붉은 수수밭’의 작가 모옌은 중국 전통의 민담과 설화를 중국혁명, 문화혁명을 거치며 탄생한 노동계급의 체제는 물론 그 이후 중용적 자유경제를 받아들이는 구 세계를 배경으로 풀어낸다. 전통의 환각적 설화를 세계적인 이야깃거리로 탄생시키며 “야성과 광기의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은 현대 중국 문학의 거장 모옌. 그의 대표 중ㆍ단편을 엮은 『모옌 중ㆍ단편선』이다. 그의 작품들의 특별함은 환상적 설화들을 바로 오늘의, 동시대의 리얼리즘으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 중국 전통 문학 안에서 포크너, 마르케스와 비견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냈다.

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모옌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유이다. 포크너의 요크나파토파 카운티, 마르케스의 마콘도에 비견되면서도 그러나 완전히 다른 그곳, ‘가오미 둥베이 향’은 모옌이 스스로 창조한 문학적 고향이다. 이야기들은 중국의 대약진 운동, 반우파 투쟁, 문화 대혁명으로 이어지는 굵직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로 배경으로 펼쳐진다. 시대의 변화 속에 살아가는 인물들을 소묘하고 민담과 습속의 화려한 색채를 입은 ‘가오미 둥베이 향’의 이야기들은 중국적인 ‘환각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 줍니다.

  • 열두 편의 작품에는 보는 이를 곧바로 매혹시킬 ‘이야기의 힘’이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지만 반드시 그곳이어야만 했던 인간 존재의 속됨과 위엄, 세계의 참혹과 아름다움을 망라하는 그곳의 이야기가 미답의 세계를 다룬다.
이야기들은 일당독재사회에서의 개인의 그늘, 극단적 산아제한정책과 남아선호사상, 문화혁명 이후 지주, 부농 출신을 차별하는 역산적 계급의식, 그리고 개방정책 이후에 다시 등장하는 속물적 배금사상까지 중국의 역사를 꿰는 듯하다.

계획 경재의 참상

중국의 참새사냥전투정확한 명칭은 가물하지만를 아세요?
마오의 계획경제가 모순을 드러내면서 추수기에 엄청난 기아가 발생하자 그 주범을 인민의 쌀을 먹어버리는 참새에게 지우고 참새사냥에 인민을 동원한 웃픈 현실이죠. (중국인 이야기에서 )

바로 이 ‘영아유기’는 담담한 수필처럼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곧 공산주의 계획경제의 모순 속에서 비참하게 나락으로 떨어진 서민들의 민낯이 드러난다. 화자는 담담하게 자신이 겪는 영아유기 유형을 생각해본다.

내가 아니라면 아마 아이는 일찌감치 거센 물줄기에 쓸려 계곡으로 떠밀려가는 바람에 굶주린 물고기 떼가 아이의 눈알을 삼켜 버렸을지도 모른다. ...가정형편상 부양할 능력이 없어 오줌통에 익사시키거나 길거리에 유기하는 경우로 산아제한 조치이전부터 전세계적 현상인 것 같다. 일본소설 [뽕나무 아이]에도 멀쩡한 아이를 눈밭에 버리고, [미치노쿠 인형들]에서는 첫울음도 울기 전에 아이를 뜨거운 물에 익사시킨다. 나는 오랫동아 제법 많은 아기들이 오줌통에서 죽어갔다고 믿는다. 두 번째 유형은 아기가 생리적 결함이 있거나 기형인 경우인데 아이의 아버지는 산 너머 조용한 곳에서 아이를 생매장한다. 세 번째 유형은 사생아이다. 미혼의 젊은 처녀가 낳은 아이로 매우 총명하고 예쁜 편이다. 몰래 정을 통하는 남녀치고 미련한 얼간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의 아버지가 야밤에 몰래 남의 대문앞에 아기를 갇다 놓는다. 보통 약간의 재물이 놓여있기 마련이다. -영아유기 중

[철의 아이] 역시 민공들을 대단위로 동원하는 공산주의 계획경제 아래 서민들의 아이들이 격는 소외를 환각적 리얼리즘으로 표현한다.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보는 듯했다. 저자는 독자들을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비현실적 인식속으로 인도한다. 아이의 시선에 이끌릴수록 홀로 앉아 강한 햇빛을 바라보며 배를 곪는 아이의 공복감 속에 몽롱함을 함께 격는 느낌이다.

대대적인 철강 제련이 시행되던 그해 정부는 민공20만명을 동원해 두달 반 동안 80리에 달하는 철로를 깔았다. ... 당시 우리는 겨우 너덧 살 어린아이로 공공식당과 함께 세워진 유아원에서 생활했다. ... 흙담에 초가를 얹은 방 다섯 칸 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 삽질이 가능한 모든 사람은 민공에 동원되었다. ...
“삼촌 우리 아빠 봤어요?” “우리 누나 봤어요?” “우리 아빠가 왕푸구이예요”
“왕푸구이 알지”
“언제 우리를 데리러 와요?”
“못 데리어 와! 어제 침목을 나르다가 침목에 깔려 죽었거든”
“우왕~”

[첫사랑]은 문화혁명기의 노동자의 나라 중국의 극단적 계급의식이 무엇인지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아홉 살 되던 해 나는 반에서 막내였고 두펑위는 이미 열여섯 청소년 이었다. 그는 키가 담임 선생님보다 더 컸고, 당연히 우리반 패왕이 되었다. 그의 집은 명성도 드높은 위풍당당 극빈농으로, 위로 3대가 거지였다. ... 담임 선생님 집은 부유한 중농이라 배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근홍묘정으로, 눈을 부라리는신중국에 태어나 구 세대에 영향받지 않은 빈농, 노동자의자녀로 뿌리가 붉고 씨앗이 반듯한 사람 무산계급 후손의 말 같지도 않은 만행에도 찍소리 한번 내지 못했다.

두펑위의 도둑질과 누명 씌우기가 들통나서 담임이 두펑위를 교실에서 내 쫒자 두펑위가 내뱉은 말에서 이런 위상이 드러난다.

  • “씹할! 언젠가 권력을 잡으면 부유한 중농, 네놈부터 잘라버리겠어.”

‘사랑이야기’는 노동과 동원 그리고 그 속에서 계급의식이 뒤섞여 하나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순진한 이성의 끌림이 논두렁과 노동의 장에서 곧 사랑이 되고 삶이 되어버린다.

허리핑의 우슈공연 ‘구점매화창’ 공연 때 그녀의 가슴을 내밀고 고개를 들고 검은 두눈을 반짝이는 모습은 눈이 부셨다. ... 그날밤 마을 젊은이들은 모두 잠을 이루지 못했다. ... 허리핑의 구점매화창은 그날 이후 다시는 구경할 수 없었다. 듣자하니 누가 공사혁명위원회에 고발을 하자 공사측은 근홍묘정의 혁명 계승자가 창을 쥐어야지 어찌 흑오류 후손이 창을 쥘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백구와 그네’ 중국은 이미 다시 자본주의와 배금사상에 물들어 가고 있다. 문화혁명때는 인민의 적이었고 교화의 대상이던 대학교수가 이미 비싼 청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몰며 선망의 눈길을 받는다. 다시 고급한 인간으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너희 인생이 잘 나간다고 우리 인생은 찌그러졌는 줄 알아? 고급한 인간도 살겠지만 저급한 인간도 살게 되어 있어. ... 고급한 인간은 누군데?. 네가 바로 고급한 인간아냐? 대학강사님!
... 그 집에 뭐하러 가려고 그래? 눈도 멀고 벙어리도 있는 그 집에. 마을 사람들이 비웃는 건 걱정도 안돼? 자기 신분을 낮춰가며 살 필요는 없지. ...

하지만 역시 모엔의 단편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사회주의와 치열한 노동 현장과 그 속에 성장하는 여러세대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과 성장을 환각적 필체로 그려낸다.

사회주의가 훌륭하다는 것이 뭡니까? 모두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에이하이 집은 3대째 빈농이에요. 사회주의가 신경 안 써주면 누가 써줍니까? 부주임님 계급의식은 어디다 팔아먹었습니까? - 투명한 빨간 무

환각 리얼리즘을 민간 구전 문학과 역사 그리고 동시대에 탁월하게 융합시켰다. -노벨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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