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에게 복이 있을지어다! 소유하고 정착하는 자, 성실한 자와 덕 있는 자에게 복이 있을지어다! 그런 사람을 난 사랑하고 존경하고 부러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의 미덕을 흉내 내려다가 내 반생을 잃어버렸다. 나는 내가 아닌 것이 되려고 했던 것이다. 작가이기를 원하면서도 또한 시민이기를 원했다. 예술가이고 몽상가이기를 원하면서도 또한 미덕을 겸비하고 고향을 향유하고자 했다. 사람은 그 둘 다 될 수도 가질 수도 없다는 것을, 나는 농부가 아니라 유목민이며 가진 것을 지키는 자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찾는 자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 헤르만 헤세, <농가> 중
<농가>가 수록된 수필집 <방랑 Wanderung>을 발표했을 때 헤르만 헤세의 나이는 마흔셋이었습니다. 유목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그의 고백을 읽다가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정착하는 삶과 유랑하는 삶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헤매던 시간을 떠올립니다. 그래도 오래 방황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농부가 아닌 유목민으로서의 삶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나는 제법 운이 좋았던 셈입니다. 운이 좋았다고 덧붙이는 이유는 이 깨달음에 어떤 노력도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좀 거창하지만 이 소중한 깨달음으로 나를 이끈 것은 어떤 인연, 그것 하나뿐입니다. 15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인도로 떠난 유랑길에서 그 인연의 끈을 발견했습니다. 북인도 히말라야 줄기에 자리 잡은 라다크로 흘러들어 스피툭 곰파를 방문했다가 승려들이 숨을 죽이고 모래 만다라를 그리는 광경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남은 여정을 모두 잊고 라다크에 머무르며 그 경이로운 과정을 몇 날 며칠 지켜보다가 라다크가 내가 살았던 이전 어느 생의 터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나의 소망은 확신이 되었습니다. 유목민으로 ‘살고 싶다’가 아닌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헤세의 말대로 유목민은 소유하는 자가 아니라 발견하는 자입니다. 나는 가진 것을 지키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해의 인연을 시작으로 몇 년 뒤 라다크로 돌아가 친구와 카페를 열고 세 번의 여름을 보냈습니다.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발견하기 위해서요. 그렇게 발견한 이야기들을 기억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글을 썼고, 그 기록을 모아 책을 냈습니다. 그렇게 나는 라다크의 사계절과 동기화되어 그곳을 떠나있을 때도 언제나 그곳에 있습니다.
바로 그곳, 고원의 사막 라다크로 향하는 길, 춘자로드가 열립니다.
장소 : 인도 라다크
기간 : 2023년 5월 15일 ~ 5월 25일 (10박 11일)
신청 마감 : 1차 2023년 4월 30일
경비 : 체류비 1,000,000원 + 창작 보증금 1,000,000상당의 스팀파워
- 항공료, 인도 비자 피, 여행자 보험 불포함
Q. 라다크는 어떤 곳인가요?
‘라다크Ladakh’는 티베트어로 ‘고갯길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그 이름대로 라다크 지역의 대부분은 인도 대륙의 북동부, 해발고도 3,600m 이상 히말라야산맥의 높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라다크의 주도는 레Leh입니다. 라다크는 잠무-카슈미르주에 속한 지역이었으나 2019년 잠무-카슈미르주에서 분리되어 중앙 정부가 직접 통치하는 연방 직할지로 바뀌면서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일 년에 3개월, 오로지 여름에만 라다크로 향하는 육로가 열립니다.
여행자들은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비현실에 가까운 미지의 세계에 몸을 던집니다. 20시간 동안 꼬불꼬불 까마득한 절벽의 산길을 내달린 끝에 라다크 땅에 발을 디디며 성취감을 느끼고, 숨을 쉴 때마다 머리가 띵해져 오는 해발 3,500m의 고산지대에서 고산병을 극복하며 쾌감을 느낍니다. 실컷 누려왔던 것들의 일상적인 부족함에 대해 불편을 느끼지만 동시에 이를 통해 재미와 소소한 기쁨을 찾기도 합니다. 나아가, 누군가는 라다크를 경험하고 잃었던 영감을 되찾거나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티베트 불교, 히말라야, 오지, 유목민, 생태주의, 공동체 위주의 삶과 같이 라다크가 가진 이미지는 대부분 천편일률적입니다. 그러나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순박한 라다크 사람들'이라는 틀에 포함되지 않는 수많은 주체가 지금 라다크에 살고 있고, 지금의 라다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라다크 사회는 굉장히 다양하고 역동적이기 때문에 투자하는 시간의 크기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라다크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의외성을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Q. 춘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일을 하나요?
춘자에게 여행은 일상을 벗어난 영역이 아닙니다. 여기서도 살고, 저기서도 사는 ‘유목’의 형태를 한 삶의 방식입니다. 동물들 풀을 먹이기 위해 목초지를 좇아 이동하며 생활하는 유목민의 생활 방식을 ‘여행’이라 칭하지 않듯 근거지를 옮겨가며 이곳저곳에서 먹고사는 삶 또한 단지 ‘여행’은 아닙니다.
춘자는 노마드의 연대를 기반으로 조직된 경제 공동체를 추구하며, 나아가 기존 공동체의 대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춘자의 구성원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세계 어디서나 창작 활동을 하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완성해나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정주하는 삶이 추구하는 부는 한계를 맞은 지 오래입니다. 다음 세대에 나타날 새로운 형태의 부는 한곳에 쌓이지 않고 이곳저곳으로 움직입니다. 부를 쌓아 올릴 수 없다면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넓혀 간다’는 것이 ‘움직이는 자본’의 핵심입니다. 그것은 집중된 부와 권력에 대응하는 분산된 부와 권력입니다. 새로운 부를 찾아 전 세계로 흩어진 ‘움직이는 시민’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위에 세운 단단한 연대 안에서 독보적인 콘텐츠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 가치는 임대료나 광고 수익이 아닌 블록체인 공동체가 공유하는 암호화폐 가치에 반영되며 그 결과 모든 구성원의 부가 함께 성장합니다.
춘자가 추구하는 ‘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화폐 공동체가 함께 구축하고 공유하는 부입니다. 춘자는 이를 ‘Next Rich’라 일컫습니다.
춘자는 노마드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퍼블리싱하는 도서출판 춘자와 노마드 소규모 무역 프로젝트 보부상 춘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정기 비정형 오프라인 매거진 <매거진 춘자>의 재발행을 준비하며, 노마드 창작자 커뮤니티를 위한 전 세계 집짓기 프로젝트 춘자 인사이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춘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춘자넷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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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춘자로드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춘자로드는 유목하는 창작자들의 집단 실험입니다.
자크 아탈리는 <살아남기 위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동시에 도처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가볍게, 붙박이재화 따위로 거추장스러워지는 일 없이, 오직 유목민적인 재화에 해당하는 아이디어와 경험, 지식, 인맥 등만을 쌓아가면서, 소유의 이유가 아닌 존재의 이유만을 성찰하며 살아야 한다”고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스템은 ‘유목민적인 재화’에 해당할까요? 유목하는 창작자들의 무기이자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지난 몇 년간 그 가능성을 실험해온 춘자는 더 과감하게 실험의 범위를 넓혀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라다크에 열흘간 지내며 따로 또 같이 라다크를 경험합니다. 라다크에서 얻은 경험과 영감을 자양분 삼아 자기 창작물을 1년 동안 세상에 내어놓습니다. 창작물의 내용은 라다크와 관련된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습니다. 음악이나 동영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단, 창작물은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 스팀잇의 ‘위즈덤레이스’ 커뮤니티에 게재해야 합니다. 자신의 다른 채널에 동시 공개해도 상관없습니다. 참가 신청자의 스팀잇 신규 가입 절차 안내 및 계정 생성은 춘자가 도와드립니다.
춘자는 춘자로드 참가자들의 창작물을 퍼블리싱합니다.
Q. 춘자로드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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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자로드는 여행 패키지 상품이 아닙니다. 춘자는 여행 가이드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가진 라다크에 대한 경험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참가자들과 공유합니다.
춘자로드는 라다크에서 시작하여 라다크에서 끝납니다. 우리는 라다크에서 만납니다. 여러분은 라다크까지 춘자를 찾아오셔야 합니다. 춘자는 라다크에 머물고 있을 테니까요. 비자 발급 및 인도 출입국과 국내 이동(델리 - 레)에 관해서는 춘자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춘자로드는 5월 15일부터 5월 25일까지 열흘간 진행합니다. 일정의 일부만 참가하거나 일정 전후로 개인적인 라다크 일정을 추가하는 것은 참가자의 자유입니다.
개인 혹은 동행 1인을 포함한 2인 팀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팀일 경우 참가 신청은 각각 진행해주세요.
라다크에서는 이런 것들을 하려고 합니다.
- 영감이든 자극이든 회복이든 모험이든, 창작의 불씨를 지필 수 있는 무언가를 함께 합니다.
- <카페, 라다크>를 쓴 젠젠과 춘자가 그린 지도를 따라 라다크 사람들이 사는 풍경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사진 속 풍경 말고, 진짜 풍경이요. 왕축 아저씨가 만드는 뚝바를 먹으러, 창 아말레가 빚은 창을 마시러, 싱게와 초모를 만나러 갑시다!
- 라다크식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하며 함께 매일을 준비합니다.
- 라다크에서의 아침 산책과 아침 요가는 정말 특별하답니다.
- 주어진 시간은 열흘뿐이고, 가이드북에 소개된 라다크의 관광 명소를 모두 방문할 수는 없겠지만, 판공초 메락 마을에서의 하룻밤은 절대 빼놓을 수 없겠죠? 우리에게 시간이 조금 더 허락된다면, 유목민들의 땅, 창탕 지역의 한레 마을로 떠나 별이 쏟아지는 밤을 맞이할 수도 있어요.
- 하지만 멀리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답니다. 레 근교의 크고 작은 마을들로 일일 투어를 떠납니다. 곰파에 방문하여 예불에 참석하거나 특별한 인더스 뷰 혹은 스톡 캉그리 뷰를 조망할 수 있어요.
- 라다크 친구들과 놀러 다니며 찾아둔 피크닉 스팟들도 소개할게요. 간식과 돗자리를 들고 바람이 들려주는 말을 들으러 가요.
- 서로에게 무언가를 배웁니다. 라다크 친구들에게 라다크 말과 라다크 음악, 라다크 요리를 배우고, 우리의 것을 그들에게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 그리고 놀아야죠! 매일 저녁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춥시다.
- 이야기를 나눕시다. 계속.
- 쓰고 그립시다. 계속.
- 잘 써지지 않고, 잘 그려지지 않으면, 우리 그냥 멍이나 때립시다. 계속. 라다크에서의 시간은 그것만으로도 충만하게 채워진답니다.
- 춘자로드의 일정은 현지의 상황, 참가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Q. I am in! 춘자로드에 참가하고 싶어요!
춘자로드에 참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체류비 🏡
체류비는 1,000,000원입니다.
체류비에는 숙박비, 식비 및 투어 시 차량 렌탈을 포함한 이동비, 제한 지역 여행허가서 발급비, 입장료, 요가 등 프로그램 참가비 등 라다크에 체류하는 기간 필요한 모든 비용이 포함됩니다.
- 체류비 지급이 완료되면 참가가 확정되며, 마감 기한은 4월 30일입니다.
- 항공료와 인도 비자 피, 여행자 보험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추가로 지불해야 할 금액은 없습니다.
- 개인 경비는 별도입니다.
- 2023년 1월 1일 이후 스팀잇의 위즈덤레이스 커뮤니티 포스팅 10회 이상인 위즈덤러너에게 체류비 30%를 지원합니다. 지원 대상자에 해당하는 신청자에게는 별도로 안내합니다.
창작 보증금 💡
창작 보증금은 1,000,000원 상당의 스팀파워입니다.
춘자는 블록체인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 스팀잇에서 탄생했고, 춘자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스팀 블록체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스팀잇은 콘텐츠에 대한 암호화폐 보상이 이루어지는 플랫폼이며,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스팀달러(STEEM DOLLAR)로 구동됩니다. 이중 스팀파워는 임대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춘자로드의 창작 보증금은 스팀파워의 임대 기능을 활용하여 진행됩니다. 참가자는 1,000,000원 상당의 스팀 코인을 구매하여 스팀파워로 전환한 후, 스팀파워를 춘자의 스팀잇 계정에 임대합니다. 임대한 스팀파워는 참가자가 원한다면 언제든 회수할 수 있습니다. 단, 춘자는 1년간 임대를 유지한 콘텐츠를 퍼블리싱하며, 임대 유지 기간 참가자의 포스팅에 보팅할 계획입니다.
- 4월 30일까지 임대가 완료되어야 합니다.
- 구체적인 과정은 참가 신청 이후 개별적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 스팀잇, 스팀과 스팀파워, 임대, 보팅 등의 개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메일로 문의해주세요.
춘자의 비젼과 춘자로드의 방향성, 위에 언급한 ‘창작 보증금’의 내용에 대해 동의하신다면 아래 ‘I am in!’ 버튼을 누르고 참가 신청폼을 작성해주세요.
2-3일 이내 이메일을 통해 다음 과정을 안내해 드릴게요.
현재 확정된 참가자는 <카페, 라다크>를 쓴 젠젠과 춘자 2인입니다. 추가 참가자가 단 1명이어도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떠납니다!
출발 전 온라인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2023년 예정된 춘자로드는 9월 런던 & 파리, 10월 크루즈입니다. 자세한 내용과 일정은 향후에 공지합니다.
궁금한 점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m.choonz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