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도 불안한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캐시가 최근 제일 뜨거운 이슈입니다. 저도 예전부터 비트코인 캐시가 단순한 카피코인이 아니라 코인 가치의 세 축 중 두개인 자본가와 커뮤니티가 있기에 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근데 사실 이 정도까지 뜰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도 자본가(우지한, 로저버... 합쳐서 우저버)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저는 비트코인 캐시를 늘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머지 한 개의 축인 실력 있는 개발진이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코인에서 기술은 중요하지 않은 요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맞고 한편으로는 틀립니다. 맞는 부분은 진보된 코인 기술이 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틀린 부분은 기술이 취약한 코인은 오래 가지 못하기도 하고, 종종 시세가 급락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까운 스팀부터 들어보죠. 비록 스팀 블록체인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스티밋 웹개발팀의 미흡한 보안 능력 때문에 스티밋 웹사이트에서 개인키가 노출된 적이 있습니다. 작년 7월쯤 있었던 일인데요 급하게 하드포킹을 해서 마무리했습니다. (관련글1, 관련글2)

최근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면 패리티 멀티시그 지갑 문제도 있었습니다. (관련글)이것 역시 블록체인 레벨의 문제는 아니지만 개발진 실력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예라고 봅니다. 근데 이번 사건이 첫번째가 아니었습니다... (관련글)

이제 블록체인 레벨로 넘어가보죠. 대표적인 사건으로 The DAO가 있습니다. 이더리움 상승세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은 사건이었죠. (관련글) 스마트 컨트랙의 취약점을 이용한 문제였는데 이더리움 개발진이 이런 취약점을 미리 발견하고 빠르게 대처했다면 더다오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비트코인 코드는 엄청난 테스트를 거쳐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거의 그대로 카피했던 비트코인 캐시도 그랬을 것이고요. 그런데 나름대로 비트코인 캐시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여지가 더욱 커졌습니다. 그 중 신경써야 할 변화라고 한다면 난이도 기간 조정을 2주에서 1일로 바꾼 이번 하드포크일 것입니다.

벌써 비트코인 크래쉭이라고 하는 비캐의 포크버전도 나왔고, 크래쉭이 비트코인 캐시를 Reorg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련글) 물론 이것이 지금은 현실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력있는 개발진이 충분치 못한 상태라면 살얼음판을 걷는 상태라고 봅니다. 무언가 변화를 줄 때마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아마 갑작스럽게 터질 것입니다.

비트코인 캐시는 투자자들에겐 열광할만한 대상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너무나 불안한 코인입니다. 물론 제 기우가 현실이 되지 않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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