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부흥과 더불어 국내에서도 많은 신규 거래소가 설립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각 거래소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겠지만 그 중에는 분명 폴로닉스나 비트렉스처럼 알트코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거래소도 설립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코인이 고작 10종류 미만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대감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약간의 우려도 생깁니다.
수년간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머리속에서 거래소는 크게 두 종류로 분류되었습니다. 첫째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하는 메이저 거래소고, 둘째는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잡코인 거래소였습니다. 최근 알트코인들의 성장과 성공적인 ICO 투자의 영향으로 이 경계는 예전보다는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상장 코인의 수나 종류에 따라서 이러한 분류법이 아직도 은연중에 작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는건 이러한 알트코인 거래소도 등급이 나뉘어 왔다는 점입니다. 흔히들 폴로닉스나 비트렉스를 상급으로 치고, 이미 망한 크립시나 C-CEX 같이 정체모를 코인들이 수두룩하게 있는 곳을 하급으로 치곤 합니다. 많은 코인들이 상급 거래소에 상장되는 것을 목표로 많은 활동을 하고, 지금은 좀 덜하지만 예전에는 폴로닉스에 상장되기만 해도 단기적으로 몇 배씩 가격이 상승하할 정도로 상급 거래소에서 거래되는것 자체가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거래소의 기술력은 이와 동일하지 않을 수는 있기에 이런 등급 나누기는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거래소의 브랜드 이미지 만들기입니다.
거래소의 이미지는 기술적인 부분, 안정성 부분도 크지만, 알트코인 거래소에서는 어떤 코인을 상장시키는지가 큰 요소로 작용합니다. 껍데기만 있는 코인들이 많이 올라와있으면 흔히들 잡코인 거래소로 치부되고, 내실있는 코인이 올라오면 대개 알트코인 거래소라고 불러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분류에서 조금 더 나아간 단계입니다. 코인 종류가 수백개는 아니지만 유망한 코인을 발굴해서 누구보다 먼저 상장하는 거래소, 상장 자체가 장기적인 호재가 되는 거래소, 코인의 옥석을 가리기 힘든 사람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유망주 거래소입니다. 비유하자면 동네 과일가게인데 제철과일 중 맛있는 물건을 가져와서 파는 가게와 같습니다. 그래서 과일 살 일이 없다가도 지나가면서 한번씩 보게 되는 가게, 그러다가 자두 서너개라도 집어오게 되는 가게인거죠.
이를 위해서는 국내의 통찰력있는 투자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경청하고 검토해서 발빠른 움직임을 꾀하는거죠. 나아가서는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인덱스 펀드 등 거래소 자체적으로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거래소들 속에서 살아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쩌면 사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떻게하면 이 거래소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용자의 이익을 함께 생각하는 거래소, 그래서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와서 거래하는 그런 거래소가 국내에 더 많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