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다가올 폭풍의 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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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의 감기가 심해져 홍콩에서 조금 이른 귀국을 하고는 저마저도 감기의 영향을 받아 다음 여행지로 떠나지 못하고 몇일 째 골골하고 있습니다.

감기를 이겨내려고 오래 전 처음 사귀었던 미국인 친구가 알려준 비법에 따라 최대한 술을 많이 마시고 있는 중입니다. 몸을 뜨겁게 하여 바이러스의 체내 움직임을 둔화함으로써 병마를 쉬이 극복하고자 하는 과학적 접근이지, 술 마시고 취한 척 어디 숨어서 뮤비만 보려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홍콩에 가서 생각지도 못했던 몇 가지 특이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감기로 고생 중인 둘째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딸기가 먹고 싶다며 진열된 상품을 하나 들고 왔는데 순간 저는 가격표의 소숫점이 잘못 찍힌 줄 알았습니다. 조그만 딸기 9개에 무려 $599.0 이라는 가격. 물론 홍콩 달러이긴 하지만 딸기 낱개당 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또 한가지는 오랜 영국의 식민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반환된지 20년이 지난 지금,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도 영국식 영어라기 보다는 중국인이 쓰는 독특한 악센트의 미국영어에 가까워서 곤혹스러웠습니다. 중국사람들은 R과 L 발음이 매우 독특하고 마지막 단어를 묵음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 날 공항가는 길에 택시 기사님이 "지금 말해" (텔미나우, tell me now)를 계속 연발하기에 도대체 뭘 얘기하라는 건지 이해하는데 한참이 걸렸는데 나중에 이해하기로는 터미널(teRminaL)을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저는 Tell me what ? 으로 대답했고 그는 Yes로 응답하였습니다. "1루수가 누구야" 스타일의 대화가 한참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홍콩은 영국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 자유와 꿈을 향해 찾아온 본토 중국인들이 사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작년 9월즈음에는 중국발 거래소 폐쇄 이슈로 시장의 패닉이 일어나며 또 한번의 비트코인 사망 선고가 있었던 시기인데, 세계 최대의 거래소 중 하나였던 후오비(Huobi)는 홍콩으로 자리를 옮겨 후오비 프로를 오픈하게 됩니다.

이후 존재감을 잃고 바이낸스(Binance)와 오케이엑스(Okex)에 최고의 자리를 내어주었던 후오비는 그간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던 한국 거래소 런칭을 3월 30일로 공식화하였습니다.

원화 마켓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또 이런 안 좋은 장세에 왜 오픈을 강행하는지 의아하였는데 이틀 전 후오비 프로 거래소를 둘러보다가 묘한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업비트에는 상장되지 않은 알트코인의 펌핑 혹은 펌핑 연습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번 후오비 거래소의 상장 강행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도 기존에 국내에 상장되지 않은, 그리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 알트코인들의 펌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종의 도박이 될 수도 있지만, 아주 오래 전의 포스팅에서 말씀드란 바와 같이 저는 도박이야말로 인생의 즐거움을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도박은 잃어도 되는 소액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인데 국민을 초등학생으로 취급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도박은 "불"과 그 속성이 비슷하여, 적당한 선에서 잘 사용하면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나 이성이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오남용하면 한순간에 우리의 삶을 앗아갈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즐거움은 다른 이와 나눌 때 더 커집니다. 혹시 주변에 가상화폐 투자하는 지인이 있다면 서로 다른 몇 개의 알트코인에 매우 소액의 베팅을 해두고 치맥과 함께 불금을 함께 나누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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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트코인은 큰 손의 매수 개입이 관찰되지 않으며 중소규모의 패닉셀이 이어져 $7,200에서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제가 예상하는 다음 반등 지점은 $6,900인데 이 지점이 뚫린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900은 지난 2월 6일 폭발적인 매수와 함께 반등하던 시점의 평균 매수가격입니다.

오늘은 감기를 이길겸 직접 담근 두 병의 포도주를 곁에 두고 챠트 관전을 좀 해볼 생각입니다.

혼돈과 어려움의 장이지만 모든 분들의 무운을 기원합니다.

p.s. 개인적으로 원곡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는 DooPiano님의 비밀정원 피아노 연주본입니다. 상승장에도 하락장에도 음악은 늘 함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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