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게으른 김호떡 씨가 투자를 시작한지 한달이 조금 넘은 날입니다.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일주일에 10분만 투자하고, 무한히 남는 시간을 분노의 뮤비 시청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경우 어떤 투자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간략한 업데이트입니다.
전편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의 글을 먼저 봐주시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김호떡씨의 게으른 가상화폐 투자 (1)
지난 가정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올해 35세의 김호떡 씨는 여유자금 6천만원 중 1/3은 1년내 회수할 단기 투자자금으로 안정적인 적금에 넣기로 하였으며, 2/3는 3년내 회수할 중장기 투자자금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중장기 투자자금 4천만원은 고수익을 위해 가상화폐와 주식시장에 최대 3년간 투자하기로 합니다.
3월 10일부터 매주 토요일 5회에 걸쳐 아래의 4종 가상화폐와 2종의 주식 인덱스 종목을 매수합니다. (주식 인덱스는 편의상 금요일 마감지수 사용)
이후 2주에 한번씩 종목간 리밸런싱(rebalancing)을 해줍니다.
수익률이 30%가 되면 이유불문 30%를 현금화하여 다음 하락장 후 줍줍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합니다.
너무 할 것이 없고 심심하면 충동적인 실수를 할 수 있으므로 에이프릴 뮤비는 꾸준히 시청합니다.
이 규칙대로 투자한지 한달여가 지난 현재 상황을 아래에 표로 나타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달여가 지난 현재 김호떡씨가 가상화폐 4종과 주식시장에 골고루 분산 투자한 4천만원은 408만원 수익을 얻어 월 수익률 10.1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복리를 계산하지 않고 단순 산술 합으로도 연 수익률 121.8%가 되므로, 이 정도라면 은행의 이자보다는 못해도 50배 이상 높은 수익률입니다. 물론 50분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개인 시간을 투자하여 마우스를 여러번 클릭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하긴 했습니다.
최근 몇일 시황이 좋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라고 생각하신다면, 투자 시작일과 현재의 포트폴리오 주요 종목 가격 변화를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이트코인 (-)23%
네오 (-)15%
모네로 (-)18%
오미세고 (+)11%
보시다시피 시초 가격대비 4 종목 중 3 종목이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수익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이유는 사실 단순합니다. 주기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금액을 투자하면 시세가 낮을 때는 더 많은 수량을, 시세가 높을 때에는 더 적은 수량을 매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로인해 매수 평균가격은 시세의 이동평균보다 더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것을 우리는 Cost Averaging 효과라고 부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산수를 할 수 있고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를 정도의 노력을 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무슨 최첨한 우주공학이 있습니까 ? 아무 것도 없습니다. 뭐든 노하우라는 것은 알고보면 개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김호떡씨가 약 5주동안 매주 10분씩 총 50분을 투자해서 408만원을 벌었습니다. 아무런 재능도 능력도 없는 게으른 투자자가 어디 대충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을 지켰을 뿐인데 최저임금의 580배 정도를 벌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런 것들은, 사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전문가들과 펀드 매니저들이 연구하고 실험하여 얻어낸 귀중한 경험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무 투자 관련 서적을 사면 다 나와 있습니다. 그 정도만 활용해도 평생 먹고살 돈을 버는 데에는 충분합니다.
만약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가 느낌적인 느낌에 의존해 번개처럼 사고 파는 전략을 따랐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
불과 한달 동안 우리는 엄청난 변동성을 경험하였습니다. 기간 중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최대 $9937.5에서 최저 $6527.87까지 다녀왔습니다.
최저점에서 귀신같이 올인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은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9,900에 넘었을 때 이제 대세 상승인가 싶어 큰 돈을 투자했다가 속절없이 $7,000 미만으로 떨어지던 그날 패닉 셀 했을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김호떡씨는, 그러나 앞으로 2주에 한번씩 자산의 리밸런싱을 할 것입니다. 사전에 정해진 법칙을 따르기만 할 것입니다. 한달에 20분만 투자할 것입니다.
시황을 분석하고, 그날의 주요 뉴스를 모두 섭렵하고, 유명인사들의 분석과 챠트를 시청하고, 백서를 열공하는 등 보통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중요하다고 믿는 루틴 중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시간이 너무 남기 때문에 에이프릴 뮤비는 계속 시청할 것입니다.
위에 언급된 종목과 방법론은 단순 참고 차원이며,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모든 투자 의사결정은 다양한 시장 조사와 정보 수집, 본인의 위험감수성향(risk tolerance)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셔야 합니다.
한번씩 김호떡씨의 투자 기행을 업데이트하면서 관련된 이론과 시사점에 대해서 조금씩 이야기를 붙여 보겠습니다.
한편 최근 몇일간의 가상화폐 시장은 내외부 모든 변수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7.8k~$8.5k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꾸준한 손바뀜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사이 그간 눌려 왔던 알트코인들은 분노의 상승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간 조용했던 BCH가 대폭 상승하고 DASH가 뒤이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과거 시장에 큰 현금의 흐름이 있을 때 관찰되던 현상입니다.
저는 대략 4월 25일경을 전후로 큰 시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어쩌면 그보다 조금 빠른 진전이 있을지로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돈 바구니를 잘 구비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