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세이] 쓴다는 것은 시냅스를 연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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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매년 다이어리를 사면 주소란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아니라 앞으로 살고 싶은 집주소를 쓴다. 그 작용으로 2년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왔는데, 3주 후에 이사를 간다. 살고 싶은 집주소는 C동으로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1월에 이사할 곳이 정확히 C동이다. 이런 식으로 10년동안 기적을 일상처럼 경험했다.

회사를 다닐 때, 커피가게가 너무 하고 싶었다.
바리스타 학원에 갔더니 가게를 하려면 1억을 들고 오라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절은 대한민국 전역에 펀드광풍이 불고 있었고, 나는 저축한 돈과 해약한 연금을 몽땅 중국펀드에 넣은 후 마이너스 80%라는 처참한 손실을 보고 있었다. 현실에서 커피가게의 꿈은 멀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시절 서점에서 선 채로 단숨에 읽었던 모츠즈키 도시타카의 [보물지도]를 읽은 후 생각을 바꾸었다. 예쁜 카페 사진을 폰 배경화면으로 바꾸고 틈만 나면 봤다. 그리고 일기장에 이런 글을 썼다.



"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이며 너의 생각 안에 있다. 난 붉은 벽돌 안에 숨어 있으며 밤처럼 아늑하다. 넌 나의 내부를 칠하고 조명을 달고 가구를 들이고 책장에 책을 꽂고 우아한 커튼을 달 것이다. 미쉘이 노래하는 동안 넌 분주하게 여러가지 물건들은 나르겠지. 끝이 없을 거야. 가지각색의 의자들부터 시작하자. 잘 생긴 에스프레소 머신. 예쁜 새장, 촛대와 장식, 사자 심왕, 책들, 액자들, 홍콩야자, 파키라, 빨간 휘토니아, 심혈을 기울여 고른 다기들. 케냐. 코스타리카. 모카 이가체프. 만델링. 파푸나 뉴기니. 원두가 춤을 추고 재즈가 흐르겠지. 시간이 없어. 서둘러. 네가 사표를 던지고 내 앞에 당당히 나타날 때까지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는 없어."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우연히 찾아간 로스팅 카페 사장님이 사정을 들어보시더니 선뜻 핸드드립과 커피로스팅을 무료로 가르쳐주시겠다고 하는게 아닌가. 시내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공구상 거리에 권리금 없는 빈 사무실을 임대했더니 재료비만 받고 인테리어를 해주시는 분도 나타났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동네사람들은 이런 외진 곳에 커피가게를 하면 6개월 안에 망한다고 대놓고 악담을 했다. 그러나 그 말이 무색하게 사람들은 양떼처럼 몰려왔다. 잡지사와 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러왔다. 단지 종이에 썼을 뿐인데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원하는게 있으면 종이에 적어야한다. 적은 건 제일 먼저 손이 기억하고 망막에 맺힌 상은 지도가 된다. 그 지도가 뇌 안에서 시냅스를 연결한다. 시냅스는 정보를 모은다음 행동하게 하며 종이에 썼던 바로 그 내용을 구현한다. 요즘에 새로 등장한 종교가 뇌과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걸 믿든 믿지 않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다. 그러나 한 번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보길 바란다. 종이에 원하는 걸 쓰는 건 1분도 걸리지 않을테니까.




[Ourselves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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