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가 된 좋은 글을 번역합니다.
https://medium.com/@vijayb_24615/the-bullish-case-for-bitcoin-6ecc8bdecc1
비트코인이 올라갈 이유(The Bullish Case for Bitcoin)
2017년의 비트코인 고점 갱신 랠리를 보면 명백한 상승세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물로 뒷받침 되지도 않고 정부에서 보장해주지도 않는 디지털 에셋인 점, 또 튤립파동이나 닷컴버블처럼 급격히 올랐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거기 투자한다는 것은 바보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두 견해 모두 틀렸습니다.
비트코인이 오를 이유가 강력하긴 해도 오른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 위험이 매우 큰 동시에 엄청난 기회이기도 합니다.
탄생
인류 역사상 원거리에서 은행이나 정부의 중개에 의존하지 않고 가치를 직접 전송할 수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2008년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모를 인물이 9페이지 짜리 논문을 공개했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에서의 오랜 난제인 비잔틴 장군 문제에 대한 해결책입니다. 나카모토가 제시한 해법과 그것을 구현한 시스템인 비트코인은 인류 최초로 완전히 trustless 하게 원거리에서 가치를 전송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영향력이 경제학과 컴퓨터 사이언스의 깊은 부분까지 건드렸다는 점에서, 나카모토는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과 튜링상을 동시에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이란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소장품 입니다. 비트코인은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 토큰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 "채굴"이라는 과정을 거쳐 생성됩니다.
비트코인 채굴은 금광 채굴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다른 점은 비트코인 채굴이 예측 가능한 일정에 맞춰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설계된 바에 따라 2100만개 까지만 발행될 수 있습니다. 현재 1680만개가 캐내어져 있고 4년에 한번씩 생산량은 반으로 줄어서 2140년이 되면 더이상의 신규 발행량이 없게 됩니다.
비트코인은 물리적인 상품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으며 정부나 기업이 보장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의문을 갖습니다. 이게 왜 가치가 있는지를.
주식, 채권 부동산, 석유나 밀 등의 상품과 달리 기존의 체계 속에서 가치를 매길 수 없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에 분류됩니다. 게임 이론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화폐성 물품 입니다.
시장 참여자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혹은 다른사람들이 할 법한 판단을 예상해서 값을 매깁니다.
게임 이론에 따르는 화폐성 물품이라는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위해 먼저 돈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돈의 기원
인류가 처음으로 사회를 형성하던 때에는 물물교환을 했습니다. 비효율 적인 거래 방식입니다. 상거래가 불편하고 지역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제일 문제가 되는건 두 사람이 동시에 어떤 한 물건을 원할 때 입니다.
사과농사 짓는 사람이 어부와 교환하고 싶은데 어부가 하필 그 때 사과가 필요 없다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는 희귀하고 상징적인 어떤 소장품들(예를 들어 조개껍질, 동물의 이빨 등등)을 보관하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닉 자보(Nick Szabo)의 '돈의 기원'에 보면 현생 인류가 소장품에 각별히 신경썼던 것이 당시 진화학적인 경쟁자였던 네안데르탈인에 비해서 우월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라 합니다.
소장품들의 일차적인 용도는 그 최종적인 용도와 마찬가지로 부의 저장과 부의 이전이었다.
원시적인 돈의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서로 적대적인 부족 간에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다음 세대에 부를 물려줄 수도 있게 됐습니다.
소장품을 거래하고 넘겨주는 것은 구석기시대에는 드물었으며 교환 수단 보다는 가치 저장 수단의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닉 자보에 따르면
오늘날의 돈과 달리 원시시대의 돈은 속도가 매우 느렸다. 한 사람이 일생동안 돈을 남에게 건네는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튼튼한 소장품은 여러 세대 대물림 되면서 소유권이 이전될 때마다 가치를 더해갔다. 소장품을 쪼개지 못하고 전체를 한꺼번에 건네줘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시인들은 가끔씩, 게임 이론의 딜레마에 봉착해서 결정을 내려야만 할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소장품을 모으거나 만들어볼까, 어떤걸 가지고 있어야 다른 사람들도 그걸 원할까 하는 딜레마 입니다. 정답을 찾으면 그 소장품의 주인은 나중에 거래를 할 때나 부를 쌓는데 있어서 굉장히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은 다른 용도로는 전혀 쓸모가 없는, 오로지 교환 수단이 되기 위한 물건의 제조를 전문적으로 했습니다. 미래에 수요가 생길지도 모르는 소장품이 무엇일지 미리 고민했다는 점, 만들때 보다도 나중에 주인이 소유했을 때 더 큰 가치를 가지게 될 물건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량으로 수요가 생길 때의 값 보다는 값싸게 만들어낼 수 있고 사용 인구가 많아질 수록 가치가 올라갑니다. 미래에 가치 저장 수단으로 수요가 높아질 기대감에 미리 소유하고 싶어하는 경향은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하나의 가치 저장 수단을 공유하는 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게임 이론 용어로 내쉬 균형(경쟁자의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고 나면 서로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 균형상태)이라고 합니다. 가치 저장 수단이 균형상태에 이른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것으로 상거래와 분업을 촉진합니다. 그렇게 문명이 생겨납니다.
수천년의 시간동안 사회가 성장하고 무역 경로가 발달함에 따라 여러 사회의 고유한 가치 저장 수단들이 경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인들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거래할지, 상대방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거래할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두가지를 섞어서 거래 하기도 했습니다. 외환으로 저장하면 나중에 상대방 사회에서 또 거래를 할 때 편리합니다.
외환을 보유한 상인은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그 외환을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유용한 외환은 보유한 재산의 구매력이 커지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입해온 외환은 그 상인에게만 머물지 않고 그가 속한 사회 전체로 확산됩니다. 두 사회가 하나의 가치 저장 수단을 사용하면 무역의 비용이 줄고 무역으로 인한 부가 커집니다.
19세기에 최초로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하나의 가치 저장 수단인 금으로 수렴했습니다. 이 기간에 인류역사상 가장 커다란 무역의 팽창이 있었습니다.
이 기간을 일컬어 케인즈가 했던 표현입니다.
이 시대의 경제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평균 이상의 사람들이면 누구나 중산층이나 상류층에 편입됐고 이 시대에 태어난 자들은 돈도 별로 들이지 않고 큰 위험 없이 편리하고 안락한 삶을 누린다. 즐길거리는, 다른 시대 같으면 최상위 부자들이나 군주들 조차 상상도 못할 정도로 풍부하다. 런던 주민들은 침대에서 차를 마시며 전세계 다양한 물건들을 원하는 만큼 전화로 주문 해서 제법 빠르게 배송 받을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