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백조 이야기. 비트코인은 검은 백조를 만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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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시장이 해소되면서 지난 포스팅에서 예측한 지지선 대로 시장은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며칠만 관조하시면 되리라 봅니다. 급격한 상승이 낳은 진통이라고 봐요. 안전하게 현금화 하신분께는, 코인을 불리신 분들께는 박수를 드립니다.

전 팔아야 할, 사야 할 타이밍에 마침 거래소 이전을 했는데 그 트랜잭션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관망을 강제적으로 할 수 밖에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맘편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 상태이기도 하지만요.

또한 규제 역시 별 일 없는걸로 지나가고 있지요. 오히려 신규 ICO 규제라던가, 거래소를 수신업에 포함시키는 등 투자자 보호의 규제형태로 나름 합리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는 지난 정부나 지지난 정부에 비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점에서 상당히 예측이 쉽네요.

제가 생각하는 투자의 3가지 규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공포에 팔지 않는다
  2. 공포에 사지 않는다
  3. 최소 하루 정도의 운용 계획을 세운 뒤 매매한다.

1,2만 지키셔도 당분간 우상향할 이 시장에서 큰 이득은 아닐지언정 작게는 수익을 내시리라 봅니다. 너무 하루 하루의 +나 -에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은 검은 백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 2008년, 월가를 뒤흔든 대형 사건이 있었죠.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Crisis)'입니다. 다들 이 사건에 대해선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고 계시겠지만, 편의를 위해 조금 풀어놓고 넘어가겠습니다. 가급적 복잡한 경제용어나 영어 원어는 쓰지 않고 쉽게 설명하려 하니, 지루하신 분들은 아래로 넘기셔도 괜찮습니다.

서브프라임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프라임의 아래 단계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프라임은 뭔 소릴까요? 바로 신용 등급이 우량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더 쉽게 말하면, 돈 빌리고 꾸준히 잘 갚는 사람들이죠. 모기지 론은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죠.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을 합하면 "돈 빌리고 잘 안 갚는 사람들에게 주택 담보 대출을 해준 것" 입니다.

.... 어이쿠야. 말만 들어도 섬칫합니다. "그런데 은행들은 무슨 깡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한걸까요?"

네. 지금와서 하는 이 따옴표 속의 말이 바로 블랙 스완, 검은 백조의 시작입니다.

검은 백조란, 지금까지 '백조'는 귀납적으로 모두 하얀색이었기 때문에, 검은 백조는 있을 수 없다는거죠. 9999마리의 백조가 하얀 색이었으니, 1만번째 백조도 당연히 하얄 것이다. 라는겁니다. 그런데, 일단 검은 백조가 발견되고 나면, 주변 현상을 여기 끼워 맞추거나 연구를 하여 이론을 수정, "거봐 검은 백조 있다 그랬잖아"로 태세가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에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도 지금와서 보면 말도 안되는 개소리죠. 담보로 한 주택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 뭘 믿고 돈을 팍팍 내줄까요? 그러나 그 시기엔 그 판단이 안되었던겁니다. 꾸역꾸역 부동산 가격은 올라만 갔거든요.

은행은 프라임 고객을 상대로 한 모델만을 믿었고, 이를 가지고 끊임없이 모기지 론을 신규로 내주는 한편 그 부채들을 담보로 한 CDO(부채 담보부 증권)라는 괴물을 만들죠. 여러 사람의 대출을 모아서 다시 증권을 만드는겁니다.

무슨 뜻이냐면, 10명이 집을 사느라 10억씩을 빌립니다. 은행은 당장 100억이 없으니 투자자 100명에게 1억씩 투자를 받아서 10명의 대출이자를 받아 100명에게 배당을 해주면서 은행도 수수료를 챙기는 거죠. 네. 견실한 대출에선 매우 문제가 없는 투자방식입니다. 은행은 많은 자금을 유치하고,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터집니다. 앨런 그린스펀이 국채 이율을 낮추면서 부동산이 과열되고, 부동산이 과열되자 더 많은 모기지를 내놓게 되고, 심지어는 부채상환이 거의 담보되지 않은 (NINA라고 합니다. No Income, No Asset, 자산도 없고 수입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해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에겐 은행은 당연히 대출이자를 높였죠. 나름대로의 위기 회피(헷지, Hedge)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더더욱 무서운 사태가 터집니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모아 만든 MBS(모기지 저당 증권)을 다시 모으고 분류하여 부채담보부 증권(CDO)을 내고, 다시 CDO 중 상태가 안좋은 것을 모아서 CDO'를, 또 그 CDO'에서 모아 CDO''를 냅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네. 마진콜 연쇄반응 직전의 상태랑 비슷합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모조리 터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가 된거죠. '부동산 상승'이라는 불확실성에 모든걸 몰빵한 채로요.

그리고 빚을 갚기 위해 하나 둘 부동산 매물이 나오면서, 이 매물을 살 사람이 없게 되자 부동산의 거품이 터집니다. 뻥. 가장 힘들었던 계층의 고객인 서브프라임 중 서브프라임(부채상환이 극도로 힘든 대상)이 파산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MBS를 대상으로 한 CDO가 터집니다. 은행은 담보 회수를 위해 다음 단계 고객을 조이죠. 이 집도 안팔리네요.

뻥. 그 다음 파산이 터집니다. 그 다음 계층이, 그 다음 CDO가, 그 다음 계층이, 그 다음 CDO가... 이렇게 터지면서 투자은행과 금융기관은 공황에 빠지게 됩니다.

자. 여기서 우리는 제목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언젠가 암호화폐 -비트코인- 역시 이와 같은 과열로 인해 신규 구매자가 없는 상태가 등장하고, 그러면서 대형 버블이 발생하게 될까요?

답은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입니다.

우리는 어제, IRS와 코인베이스의 줄다리기 끝에 IRS가 부분 승리를 거두면서 수많은 롱포지션 매물이 강제 청산, 3천개 이상의 BTC가 한번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BTC가 급락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러나, 이 매물 역시 어느 정도의 지지선에서 강제로 붙들려 있는 모습 또한 봤습니다. 이것이 주류 경제의 힘이고, Too big to fail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모습이 아닌가 봤습니다. 이제 BTC는 금까진 아니더라도, 0.2 금 정도의 힘은 보이지 않나.. 하는 점까지 온 것 같아요.

이 시점에서 저는 감히 여기서 단언할 수 있습니다. BTC는 최소 1-2년 이상은 꽤나 쾌적한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저는 부동산 자산과 달리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순수한 가치 저장의 수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금이 연준 금리에 역으로 움직이듯, 어느 정도의 자금을 흡수한 비트코인도 그런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라 했습니다. 물론 이 시기는 굉장히 먼 일이고, USDT와 같은 많은 불확실성을 풀어 낸 다음에야 가능하겠지만요.

바로 그 시점이 올 때 까지, 또 다른 백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열린 BTC의 길은 꽤나 호화롭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장의 하락장에 너무 공포심을 갖지 마시고, 남의 말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이 가는 길이 죽 곧은 길이다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투자자 여러분께 오늘도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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