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 왜 일본도 비트코인에 열광하는걸까요?

GDAX의 BCH 상장이 내부자 유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BCH의 가격은 오늘 새벽 기준으로 550만원까지 거침없이 내달렸습니다. 아시아 시장이 여전히 활황인 가운데, Dash가 순간 300만원 이상까지 급격한 스파이크를 그리는 모습까지 보였는데요. 그 뒤 귀신같이 190만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이래서 제가 다크코인계열인 Dash, XMR, ZEC에 다수의 자산을 보유하는 것 자체를 굉장히 꺼려합니다. 언제 이런 스파이크가 발생했다 언제 꺼질지 모르거든요.

상대적으로 BTC, ETH는 외국 시장의 꾸준한 약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선 단단하게 가격을 방어하는 모습입니다. 아시아권 프리미엄이 25%까지 올라간 지금 시점 역시 신규 매수에는 굉장히 위험한 시점이라 조언드리겠습니다. 어제 글에도 말씀드렸지만,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존버'로 버티면 오른다고 생각하여 고가에 거래가가 형성된 채, 거래량이 줄어있는 모습인데요.

조그만 악재 하나에도 급격히 빠지거나, 혹은 외국의 조그만 호재 하나에 (외국가가) 급격히 회복하면서 덩달아 급등세를 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분께서는 현금보유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시아권 프리미엄은 약 5~8%정도로 보는데, 지금은 확실히 좀 많이 높은 상태에요. 재정거래 물량이 언제 대량으로 넘어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옆나라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근래 일본에서는 굉장한 속도로 BTC를 제도화하고 투자 역시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적당히 안전한지에 대해 간을 보다가 들어온다는 느낌인데요. 사실 엄밀히 말해서 일본 내 전자적 결재수단은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Suica나 에디같은 것들요.

그것이 비트코인이라는 경향을 띄게 된건 최근의 일입니다. 신용카드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을 뿐이지, 전자적 결재에 대한 밑바탕은 깔려있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의 이런 경제적 행보를 이해하려면 크게 '和' 라는 일본 특유의 정체성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和(와)란, '책임을 준수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통해 조화로운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사실 이런건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토가 섬이거나 섬에 가까운 국가(ex. 한반도)들에서는 이러한 스스로의 통제와 공통제적 규범의 준수 등이라는 (유교적) 도덕률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좁은 국토 내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인구유입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지리적 구조속에서는 공멸을 부를 수 밖에 없었거든요. 영국의 까다롭기까지 한 '젠틀맨 문화'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합니다.

거기서 나온 각론이 '이치닌마에(一人前)'와 '메이와쿠(迷惑)', '기쿠바리(氣配り)'입니다. 각각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회가 규정한 '1인분의 책무'를 해야하며, 타인에게 '민폐'를 끼쳐선 안되며,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면 정상입니다. 이는 민초를 통제하기 위한 철저히 상위 기득권층 - 다이묘 등 - 을 위한 논리입니다.

전쟁과 그 복구 과정에서 기득권과 사회구조가 완전히 깨진 한국과는 달리, 한국전쟁을 지지대삼아 일본은 더더욱 강한 집단주의적, 전체주의적 양상을 띄게 됩니다. 덴노가 인간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정자들은 저런 일본 내 정서를 이용하여 더더욱 일본인을 하나로 묶은것이죠.

GHQ(2차대전 패배 후 설치된 맥아더의 군정)는 재벌을 부수고 이런 일본의 구조를 부수어 더 이상의 전체주의적 파시즘과 그로 발생하는 식민지 전쟁을 막으려 했으나, 냉전으로 인해 모든것이 멈추어지게 됩니다.

일본은 서독과 같이 미국의 전진기지가 되어 소련으로부터 넘어오는 이데올로기적 공세를 막아야 할 장벽이 되어야 할 필요가 된 것입니다. GHQ의 이런 작업과 경제부양책으로 일본의 재벌구조는 혁파했으나, 이후 저런 가문을 떠나 기업끼리 집단을 이룬 케이레츠(계열사) 집단이 등장하게 됩니다.

부동산 거품과 닷컴 거품이라는 두 차례에 걸친 초대형 거품이 빠지면서 일본 경제가 현재의 지점으로 착륙하기 이전까지 이 케이레츠는 한국의 재벌형 대기업이 벤치마크 하려 들었던 대표적 모델입니다.

서민들은 국가가 말하는 '이치닌마에'를 철저히 따르기 위해 미친듯한 노동에 들어갔고, 자금은 무조건 은행으로 들어갔으며, 그 자금을 통해 일본 종합상사, 케이레츠는 '젓가락에서 중장비까지'라는 구호 하에 막대한 확장정책을 펼칩니다.

그리고 한동안 일본의 불패신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 신화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오일쇼크를 겪은 뒤, 일본 재무성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을 두면서 그 신화는 서서히 깨지게 됩니다. 일본의 거품경제 파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굉장히 유사한 과정을 겪었습니다.

부동산에 거품이 끼고, 그 거품을 통해 담보 대출을 하고, 그 돈으로 다시 부동산을 사다가 어느순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실채권이 발생한거죠. CDO라는 악마의 계약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서브프라임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부실채권을 엄청나게 껴안은 은행은 도산하고, 도산 과정에서 또 다른 은행은 이어받은 채무 변제를 강제로 집행하려 하고, 사람들은 부동산을 다시 팔려하다 도산하고, 이 과정이 반복된것이죠. 케이레츠의 전설은 깨어지고, 저축의 신화도 사라졌으며, 일본의 미래를 담보해줄 세대도 사라지게 됩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 초경착륙 상황입니다.

이런 버블 종료와 함께 버블 전후로 교육정책이 급격히 변동되며 소위 말하는 '유토리 세대(ゆとり 世代)'로의 세대교체를 겪은 일본에서는 모든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임과 더불어 세대간의 골이 깊어지게 됩니다. 인터넷 밈이 된 '틀딱충'으로 대표되는 고속성장을 겪은 중,고령층에 대한 반발심리를 가진 한국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으나 일본 정도까지는 아니죠.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일본의 '和'가 속으로는 철저히 붕괴되었지만 겉으로는 남아있기에, 지금의 일본 젊은세대는 스스로의 속으로 침잠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오타쿠, 히키코모리 현상입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프리터 -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 로 살아가는 것도 힘들지요. 당장의 노동이 끊기는 순간 수입이 사라지게 되니까요.

대기업은 점점 채용의 문턱을 높여나가고, 그러면서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며, 성장률이 둔화됩니다. 그러면서 금리까지 제로금리로 이어지면서 저축심리나 투자심리 또한 극도로 악화되었습니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신규채용문화도 한 몫을 담당했습니다.

"여성은 크리스마스 케익과 같다. 25살이 넘으면 가치가 떨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굉장히 불쾌한 말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거, 조금 다르게 해석해보면 굉장히 무서운 일본의 취업 실태를 보여줍니다.

일본의 케이레츠쪽 취업은 기본적으로 대졸 직후 시작합니다. 그 1~2년의 짧은 시간동안 취업하지 못하면, 취업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대기업은 정말 새로운 피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20 후반의 취업족을 받지 않습니다. 꺼리는 수준이 아니라 받지 않습니다.


혼자 벌어서 이런 집을 구하는 것도 이젠 옛 이야기입니다.

한국보다 더한 취업절벽이죠. 여기서 밀려나는 순간 그 젊은이들은 모두 프리터로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는 복지시스템을 굴려야 하는 각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 또다른 부하로 작용합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실업률은 증가하는데 - 수치로는 낮아 보이나, 질이 낮은 고용을 제하면 일본의 실업은 심각한 정도입니다 - 지나친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 때문에 정권 차원에선 강제로 출산율도 끌어올려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출산을 책임질 연령층의 경제적 부양능력이 이렇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엄청난 양적완화가 만들어야 할 경기 순환과 인플레이션은 없었습니다. 대신 엔화 아비트라지 거래를 원하는 외국 세력에게 모두 빨려나가버렸습니다. 분명 엔화는 찍어내는데, 경기 불황과 구매력 하락은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노령층이 만들어 둔 자금은 평가절하되고 있고 동시에 젊은층의 근로소득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본의 모든 인구에서 구매력 감소가 나타난 것입니다.

비정규직 증가와 불평등 심화는 더더욱 급속도로 발생하고 있고, 일본 정부의 부채는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의 근본마저 이제는 의심받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비트코인 광풍은 한국과는 좀 다릅니다. 대부분의 자산을 저축에 투자한 중-노년층은 더욱 그렇습니다. 금리 자체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주식과 부동산이 몇 차례의 거품으로 인해 파괴되면서 연금을 운용하는 기관부터 빠르게 새로운 밥줄을 찾아야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의 각기 다른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은 여기서 비롯합니다. 일본의 경제는 지금 비트코인 등을 통한 또다른 통화 유입이 아니면 또 다른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력한 공포심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비트코인, 암호화폐가 당분간 일본이라는 드라이브를 통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의 이유입니다.

물론, 3년 이상의 장기적 전망은 누구도 하지 못합니다. 드높은 아시아 프리미엄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이 버블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허나 확실한 것은, 일본과 한국 모두 세계적 제로성장 시대라는 강풍에 휘말려 경기불황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벌(케이레츠) 중심의 경제 순환 고리가 깨지면서 실업 역시 증가하고 경제의 동력을 어느정도 상실해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들, 그리고 우리들은 암호화폐라는 대안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자유를 찾으려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한국의 암호화폐 붐은, 그리고 일본의 암호화폐 붐은 단순한 투기성 돈벌이가 아닙니다.

그 근간에는 역사적인 억압이 있었고, 경제적인 고난이 있었으며,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급격한 사회 변혁으로 인한 세대간의 강력한 갈등이 있습니다. 저는 경제적 자유를 찾으려는 이 모두를 응원하고, 우리 모두가 보다 경제적으로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레이어드 가설은 옛날 이야깁니다. 이제는 경제력이 사람의 행복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밖에 없고,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우리 모두가 얻기를,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암호화폐를 통한 성공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싸움에서 승리를 얻어 행복해지고, 그 행복을 주변 사람에게 따스한 온기의 형태로 나눠줄 것을 기원하고 또 바랍니다.

오늘도 시장은 뜨겁습니다. 리플이 무려 1$를 넘기며 전속가수 송대관씨를 해고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 시장 속에서 냉철한 판단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 몇몇 분이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하시며 개인연락처를 물어보셨습니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만, 그 마음을 주변분들께 드리는 것을 부탁드립니다. 결국 스스로의 투자는 스스로가 판단하신 것입니다.

@. 요즘 고래의 Vote문제로 Kr이 뜨겁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고래의 대형 Vote가 반갑긴 합니다만, (25)를 달고 계신 수많은 분들이 조금씩 조금씩 이 글을 읽어주시고 조금씩이라도 Insight를 얻으시고, 주변분들과 함께 행복해지실 수 있다면 그것이 더 기쁘고 반가운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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