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로서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공부하다가 유로달러까지 와 버렸습니다. 이제 대충 정리가 끝나갑니다. 제가 경제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보니 세부적인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논문을 쓰는 것 처럼 쓸수도 없고 해서 대략 그렇구나 하는 수준으로만 정리를 했습니다. 그런 것이 또 읽기에는 쉬운 편이지요. 저도 아직 정확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보니 가끔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부분이 있으면 각자 조금씩 포스팅해서 올려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풀보팅하겠습니다. ㅎㅎ
2007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미국은 2009년 2010년 그리고 2012년 세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펼칩니다. 말이 양적완화이지 무지하게 많은 돈을 시중에 공급해주는 것입니다. 미국은 2009년 부터 매달 약 40조에서 85조에 달하는 규모의 국채매입을 실시합니다. 그 결과 2100조원 규모의 대대적인 부실부채를 매입하고 그래서 미국 경제는 겨우 유지됩니다. 미국은 이와함께 새로운 금융규제를 도입하여 과거의 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은행들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어제 포스팅한 도드-프랭크 법안이 그것입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합병을 금지함으로써 서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엄청난 규모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는 자신들이 바라는 만큼의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양적완화가 3차례에 걸쳐서 무자비하게 진행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미국정부가 생각했던 만큼의 양적완화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바로 유로달러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켜 투자심리를 해복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풀린 돈들이 모두 다시 해외로 나가버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유로달러 시장이 훨씬 이자율도 높으니 미국내에 달러가 머물러 있지 않으려고 한 것이지요.
미국은 양적완화의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두가지 정책을 추진합니다. 첫번째는 지속적으로 양적완화를 계속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미국내 은행들이 달러를 해외에 빼돌리지 않아도 되도록 충분한 이율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첫번째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것은 뻔한 것이니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 없겠지요.
두번째 미국내 은행들에게 이율을 보장해주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금태환제도에서 변동환율제도로 넘어가면서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정책은 재정정책과 금리정책이 있습니다. 재정정책은 적자예산이나 흑자예산을 편성해서 시중에 돌아 다니는 돈의 양을 조절합니다. 두번째는 중앙은행에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이나 초과지급준비율에 대한 이자율을 조정함으로써 시장에 돌아 다니는 돈의 양의 조절합니다. 소위 돈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유동성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뻔한 내용을 괜스리 어렵게 만들어서 이해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시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다 한 것이지요. 정부예산보다 더 신속하게 채권매입을 통해 돈을 찍어내서 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금리정책도 실시합니다.
통상적으로 시중은행의 유동성을 증가시키려면 지급준비율이나 초과지급준비율을 낮추거나 이율을 낮춥니다. 그런데 미국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기껏 발행한 달러가 유로달러로 흡수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지급준비율과 초과지급준비율의 이자율을 높여줍니다. 미국내 은행은 중앙은행에 지급준비율과 초과지급준비율만큼 넣어두면 자동적으로 이익을 보는 손짚고 헤엄치는 방식의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내 모든 은행들은 국채를 담보로 현금을 빌립니다. 이 경우 현금을 빌리는 비용이 0.15%입니다. 그리고 이 돈을 연준에 지급준비율이나 초과지급준비율로 예탁하면 이자율 0.25%를 받게 됩니다. 가만히 앉아서 은행들은 0.1% 만큼의 돈을 벌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정부는 미국내 해외 은행에 대해 초과지급준비율에 대한 특혜도 제공하게 됩니다. 돈은 점차 미국으로 들어오게되고 미국정부는 구상하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게 된 것이지요.
용어에 대한 설명을 드려야 하겠군요. 지급준비율이라는 것은 대충 다 아실 것입니다. 초과지급준비율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것이 무슨 말인가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초과지급준비율이라는 것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게 되어 있는 지급준비율을 초과하는 부분을 말합니다.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서 초과지급준비율을 올리기도 합니다만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 때에는 미국에 있는 돈이 유럽으로 빠지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초과지급준비율을 이용했습니다. 제도라는 것이 이렇게도 쓰일 수 있고 저렇게도 쓰일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이 강력한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딱딱하고 견고한 듯해도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한없이 유연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중에도 다 마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가까이 올수록 설명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한번 정도 더 하면 대충 정리를 마칠 수 있을 듯 합니다.
오늘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은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그러나 유로달러 때문에 양적완화된 달러들이 모두 해외로 나가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대표적인 조치는 미국내 은행들의 지급준비율 및 초과지급준비율에 대한 이자율을 높여준 것이다. 따라서 미국내 은행들은 지급준비율과 초과지급준비율에 따른 이자를 받기 위해서 미국내 달러를 유럽으로 빼돌리지 않게되었다. 이로써 미국정부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여러명이 목을 내놓아도 어려웠을 조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행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았을 것이고 그런 특혜를 제공해 주었다가는 감방 생활도 부족했을 것입니다.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냥 강대한 국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할 수 있는 융통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