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즐겁고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엔 스팀잇(Steemit)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스팀잇이 가진 비전과 그 의미를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혹여 제가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을 적어놓았다면, 댓글로 바로잡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수정하겠습니다 :)
스팀잇(Steemit)이 가져올 SNS 혁명 (1편)
* 비트코인의 성공 = 개방형 블록체인의 가능성
스팀잇 이야기한다더니 왜 비트코인 이야기부터 시작하는지 의아하시죠. 다소 지루하시겠지만, 스팀잇 등장 과정과 그 의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이야기를 잠깐동안만 해보겠습니다. 용서해주세요 :)
다들 아시다시피 비트코인은 성공했습니다. 정확히는 개방형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이 성공한 것입니다. 이 성공의 의미는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에 있지 않습니다. 또한 P2P 거래가 이루어지고 비트코인으로 무엇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전부도 아닙니다. 핵심은 "개방형 블록체인"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면 "신뢰"를 형성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 개방형 블록체인: "누구나" 네트워크 구성자(블록 생성권한을 가진 사람)가 될 수 있는 블록체인
개방형 블록체인 + 적절한 보상(코인) = 신뢰
네트워크 구성자에게 일종의 보상을 주고, 서로 경쟁을 하게 만듦으로서 신뢰를 얻게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몰라도 "보상, 코인 지급"이라는 유인에 의해서 착한 일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 "보상", 곧 "코인"이란 것이 실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그것은 보상이 아닙니다. 네트워크 구성자가 그저 작고 귀여운 예쁜(?) 장난감을 모으는 것이죠.
지난 18일, 유시민 작가님이 jtbc 토론에서 한 말이죠. 핵심을 잘 짚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은 초기에 그저 "장난감"에 불과했습니다. 문돌이를 자처하신 유시민 작가님은 보이지도 않는 그건 장난감만도 못하다고 하셨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당시 공돌이들에겐 그 무형의 무언가가 작고 귀엽고 예뻤을 겁니다... 공돌이에게만 보여요.... 갖고싶다..
장난감 = 적절한 보상?
그런데 평생 장난감으로만 남아서는 이 네트워크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세상엔 장난감에 대해 열정페이를 지급할 사람(예: 너드)이 많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 장난감을 실물 화폐를 받고 팔 수 있어야 전기세도 내지요. 그러나 그게 팔릴리 만무합니다. 공돌이에게만 그게 귀여워 보이는데, 그걸 누가사요?
장난감이 실제로 어딘가에 쓰일 수 있어야 가치는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야 수요가 생기고 누군가 실물화폐를 지급하여 구매해줄 것이며, 자연스레 그 장난감은 진짜 의미있는 보상으로 연결됩니다.
공돌이: "이 장난감은 차세대 가치 저장 수단이 될거야. 갖고싶지?"
여기서 공돌이는 쓰임새가 분명 있다고 말합니다. 탈중앙화 장부가 존재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하고도 편리한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요. 해킹으로부터 안전하고 전쟁이 나도 끄떡없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내 지갑 주소와 비밀번호(Private key)만 알고 있다면 분명 금보다도 편리하고 안전합니다.
이 부분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세계 3차대전이라도 난다면 가장 안전한 가치 저장 수단이 뭘까요? 언제나 전쟁이 나면 법정화폐보다는 금입니다. 그건 역사가 보여줍니다. 당장 오늘이나 내일 전쟁이 났을 때, 시장의 선택은 법정화폐일까요? 아니면 금이나 비트코인일까요?
코인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음 -> 선의의 네트워크 구성자가 늘어남 -> 네트워크가 견고해짐
그 설득으로 인해 그 장난감, 곧 보상이 실물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다면 스노우볼이 굴러가게 됩니다. 시작이 어려운 것이지 눈덩이가 커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금새 네트워크가 견고해집니다. 공돌이의 꿈은 현실이 됩니다.
* 개방형 블록체인의 또 다른 쓰임새에 대한 고민: 스팀잇의 등장
비트코인이 증명한 개방형 블록체인의 성공은 사람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그 "보상"이라는 것이 "실재"하는 가치로부터 출발하면 안되는 걸까요? 누군가 단순히 그 코인을 "사고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떠한 "경제적 가치를 구매"하기 위해서 그 코인을 사게끔 만들 수는 없을까요?
"코인을 사는 행위" = "실재적 가치 구매"가 될 수는 없을까요?
물론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행위 역시 내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 한다는 가치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좀 더 세련되고 더 명확한 이해관계가 얽힌 가치는 없을까요? 뭔가 더 견고하고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에 저는 "스팀잇 미래버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곳에는 명확한 수익구조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팀잇의 미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편의상 제가 스팀잇 개발자에 빙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 1) SNS 플랫폼에 올라가는 광고비를 코인으로 받음 -> 채굴 보상으로 지급
거의 모든 SNS 플랫폼에는 광고가 들어갑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의 주된 수익구조는 바로 광고업자로 부터 받는 광고비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비라는 것이요, 어찌보면 상당히 불공평합니다. 페이스북이 광고비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SNS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즉, 사용자가 없으면 광고비도 안나오는 그냥 빈 껍데기에 불과한 사이트입니다. 그런데 왜 광고비는 "그들만" 가져가나요? 사용자에겐 단 1%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페이스북은 불필요한 광고가 너무 많아져서 사용이 꺼려질 정도가 되어버렸죠.
이는 페이스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커뮤니티들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네이버/디시인사이드/클리앙 등 모든 종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광고가 들어갑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그 광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사용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질의 콘텐츠를 올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게 만드는 글쟁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왜, 서버 운영만 하는 그들에게만 수익이 주어지나요? 저는 불합리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스팀잇을 만듭니다.
만약에 스팀잇에 올라가는 광고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광고업자는 광고를 실기 위해 광고비를 준비합니다. 저는 블록체인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을 이용해서, 이 광고비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사용자에게 배분하기로 합니다. 그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광고업자는 올리고자 하는 광고를 만들고, 광고가 실릴 경우 지급할 코인의 갯수를 정한다.
- 해당 내용을 담아 이체 내역에 담아 네트워크에 알린다. 그 형태는 스마트컨트랙트 계약에 가까운 무언가 일 것이다.
- 네트워크 채굴자가 해당 내용을 채택하여 다음 블록에 광고를 올린다. 보상으로 광고업자가 제안한 코인을 받는다.
- 스팀잇 채굴방식과 마찬가지로 채굴자는 광고 보상의 일부(10%)를 갖는다. 나머지는 커뮤니티 이용자에게 마찬가지로 배분한다.
광고 경쟁이 심해지면? 당연히 채굴업자는 가장 높은 보상을 제시한 광고업자를 채택합니다. 자연스럽게 수요-공급의 원리가 생기고, 스팀잇 코인의 수익모델이 생겨나게 됩니다. 스팀잇 코인의 "실재적인 가치"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비전 2) SNS 플랫폼 주식 소유자 = 스팀 파워 소유자 = 글쟁이
저는 스팀잇 유저들에게 막강한 힘을 주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기존 SNS 플랫폼에 불공평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입니다. 아니, 글쟁이들이 페이스북 키워놨는데 정작 키워놓은 것에 대한 보상은 주식 사놓은 사람이 다 가져요? 광고비는 그렇다쳐도, 우리 글쟁이들이 키워놨는데 보상 좀 나눠줘야하는 것 아닌가요?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스팀잇에 스팀 파워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번 사면 130일동안 팔수 없는 형태의 투자형 자산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게다가 스팀 파워를 많이 가지면 실질적인 커뮤니티 영향력이 올라가게 만들었습니다. 만일 영향력있는 글쟁이가 빠르게 되고 싶다면? 스팀 파워를 사야합니다. 곧, 스팀에 투자해야합니다. 투자까지 했으니 자연스레 글쟁이는 스팀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글쟁이의 노력이 신규 가입자의 유입을 이끌어낸다면? 스팀의 잠재성은 더 커지고 스팀 파워의 가치가 오릅니다.
비전 3) 세계 각국의 소규모 커뮤니티 침투 = 토큰 발행 (Social Media Token Project)
스팀잇 개발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저는 세계 각국의 소규모 커뮤니티도 광고 수익의 배분이 적절히 일어나길 바랍니다. 그러나 모든 소규모 커뮤니티가 신뢰받는 블록체인을 운영하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이미 잘 운영되는 스팀 블록체인을 빌려주자구요. 그 위에서 동작하는 토큰을 발행시켜서 비슷한 커뮤니티가 원활히 운영되게끔 하는 것입니다.
각 개발자는 본인이 하고 싶고, 꿈꾸는 비전에 맞게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그리고 목표하는 시장에 맞게 접근성을 더 키웁니다. 한국이면 한국 정서에 맞게, 유럽이면 유럽에 맞게요.
커뮤니티 부흥으로 부터 생겨나는 부 수입은 여기서도 역시 커뮤니티 이용자에게 일부 돌아가게 됩니다.
* 마치며: 스팀잇은 왜 개방형 블록체인이어야 했는가?
기나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여기서 마지막 질문, 왜 스팀잇은 개방형 블록체인이어야했을까요? 이 질문은 유시민 작가님의 핵심 반론이기도 합니다.
제 의견은 간단합니다.
"꼭 개방형 블록체인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만일 페이스북에 페이스북 마일리지가 있었다면요."
페이스북에 마일리지가 있었나요? 만들려는 시도는 있었나요? 제가 아는한, 없었습니다. 달리 만들어줄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데 왜 굳이 광고비를 사용자에게 돌려주어야하나요? 누가 이제와 뭐라한들 소수의 불만일 뿐 다들 잘 사용하는 데 개선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혹자는 이에 대해 반발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마일리지가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정말 선의의 마음으로요. 그런데 누군가 와서 글을 남겼네요.
"저 마일리지 사기아니냐? 여기 관리자가 마음대로 찍어내서 현금화할지 누가 암?"
맞습니다. 마일리지일 경우엔 필연적으로 중앙 집권화 되어있으니까요.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믿어서도, 또 믿길 바래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방형 블록체인이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개방형 블록체인에 이 부조리한 기득권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던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서로간의 신뢰와 믿음이 가능해지니까요.
스팀잇은 분명히 SNS 업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페이스북도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스팀잇의 성공여부와는 관계 없이, SNS에 엄청난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은 확신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2편에서는 스팀잇에 대해 기술적인 내용을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맺음말:
저는 한국의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가라앉고, 좀 더 성숙하고 건전한 시장 참여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모두 건강한 투자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리스팀/팔로우/댓글/보팅 감사드립니다. 더 알차고 신나는! 포스팅에 많은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