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D로 STEEM을 소각하는 것은 스팀 생태계에 좋은가? -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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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본 포스팅에서 살펴보는 내용들과는 관계없이 현재 @steem.dao 계정에 지금까지 적립된 약 330만 개의 스팀달러(SBD) 중 일부를 재원으로 하여 STEEM 바이백 후 소각하는 아이디어는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전에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 면밀하게 검토를 해보고,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이백 후 소각 = STEEM의 가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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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teem.dao에서 보유하고 있는 스팀달러 중 10%를 바이백 후 소각에 활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스팀달러(2.57달러) 가격 기준으로 약 85K 달러 정도를 바이백할 수 있으며 이는 약 42만 개의 STEEM을 소각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는 현재 유통량의 0.1% 정도에 해당하는 수량으로 절대적으로 적은 수량이 아닙니다.

단, Steemitwallet 내부 마켓(STEEM/SBD)을 활용하고 현재 시장가에 맞춰 조금씩 나눠 매수 주문을 넣는다고 가정했을 때 (시장가로 긁어 올리는 방식이 아니므로) 내부 마켓에서 차익거래 봇들에 의해 거래가 체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STEEM의 가격은 올라가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BNB의 분기별 소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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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B는 매 분기별로 정기 소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인 22번째 분기별 소각에서는 575,458,677달러에 해당하는 약 200만 개의 BNB가 소각되었습니다. 그러나 BNB의 소각 프로그램은 시장에서 긁어서 소각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BNB의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마켓에서 시장가로 긁어서 소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인 가격 변동만 있을 뿐 원래 가격으로 회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바이백 후 소각 = STEEM의 가격 상승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SBD의 가격은 무조건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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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팀달러는 업비트 거래소 계정(@upbitsteem, @hot.dunamu, @user.dunamu)과 @steem.dao가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steem.dao 계정 보유분은 사실상 유통되지 않고 락업되어 있는 물량이라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데, 바이백 후 소각하는데 스팀달러를 사용하게 되면 해당 물량은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합니다.

Steemitwallet 내부 마켓에서 바이백을 하기 시작하는 경우 차익 거래를 위해 들어오는 봇들은 STEEM으로 SBD를 사들이는 카운터파티의 역할을 하게 되고, 당연히 SBD는 업비트를 통해 현금화 후 다시 차익거래를 위한 유동성으로 활용이 될 겁니다. (SBD - 원화 - STEEM - SBD 순으로 순환)

결국 장기적으로 SBD의 유통량이 늘어나면서, 그리고 SBD를 재원으로 STEEM을 바이백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팀달러의 가격은 무조건 하락하게 됩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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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이백 후 소각을 통해 SBD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STEEM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해당 프로그램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프로그램이 의도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Death spiral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지난 상승장에서 스팀달러의 가격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STEEM의 스테이킹 기대수익률이 매우 높았고, 이 때문에 STEEM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새롭게 Steemit에 진입한 사용자들도 꽤나 많았습니다.

지금도 스팀 블록체인과 스팀잇에 대해 잘 모르는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SBD가 오르면 STEEM도 오르고, SBD가 떨어지면 STEEM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다음은 Death Spiral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다음의 상황과는 반대로 선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steem.dao에 보유 중인 SBD로 STEEM을 바이백 후 소각한다는 사실이 쟁글(xangle.io) 등을 통해 공시됨
  • 스팀달러(SBD)를 바이백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BD의 가격이 하락
  • SBD의 가격하락과 함께 STEEM의 가격이 하락 (또는 STEEM의 가격은 변동 없음)
  • SBD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 STEEM 스테이킹에 대한 기대수익(SBD 보상)이 낮아짐에 따라 STEEM 언스테이킹 후 이탈하는 사용자 증가
  • STEEM의 가격 하락

이론적으로는 SBD의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바이백 프로그램을 종료하면 되겠지만, 위와 같은 Death Spiral이 발생하여 SBD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거래소연합(DAXA)에서는 STEEM과 SBD를 유의 종목으로 공시하게 되고 Death Spiral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그렇다고 위와 같은 Death Spiral이나 거래소의 유의 종목 공시가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이긴 합니다. 디플레이션 메커니즘이 없는 토큰은 결국 계속해서 가치가 희석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steem.dao의 적립금 활용은 기본적으로 지속성이 없는 이벤트이며, 아랫돌로 윗돌을 막는 임시방편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이 STEEM 또는 SBD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또는 지불할 수밖에 없는 유틸리티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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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예전에 Steemit에 있던 홍보 포스팅을 다시 부활시키고, Steemit Team에서 랜덤으로 일부 보팅을 지원해 줌으로써 사용자들이 프로모션 탭을 많이 이용하도록 장려를 한다거나, 오더북 기반의 내부마켓 대신에 AMM 스왑 풀을 생성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소각시키는 것 등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분명 Swap풀에 대해서는 실 사용자들의 수요도 많을 것이고, 차익거래 봇들의 거래량도 많을 것이기에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꽤나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하락장에서 만약 스팀달러가 1달러 또는 그 이하까지 가격이 내려간 상황이라면, SBD로 STEEM을 바이백 후 소각하는 프로그램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진행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시장참여자들(투자자들과 거래소 등)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감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들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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