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수국.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누다가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어 회상에 젖었다. 엄마가 있어 든든하고, 더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늘 보고 싶고 그렇다. 최근 몇 년간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 보면서 각자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나도 그렇지만, 엄마도 참 많이 변했다. 대화를 마치고 내용을 메모장에 남겼다. 이런 소소한 대화는 내겐 중요한 자원이 된다.
엄마 딸 벌써 서른이네요. 에베베~
(정색)서른 안같애. 넌 진짜 서른 안같애
좋은거예요? 나쁜거에요?
아니~ 딸래미는 영원한 딸래미여~ (대답은 안함)
그럼 엄마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겠어요?
음~ 18살~
왜요?
그냥 그때가 좋았어서.
나는... 24살.
왜~
프랑스 오고 나서 몸안의 시계가 멈춘 기분이 들어요. 왠지 그 전으로 돌아가면 다시 작동할것 같아.
그리고 이어지는 잔소리. 퇴근하고 오시면 저녁 잘 먹고 쉬다가 꼭 동네 한바퀴 도시고. 앉아있는 직업은 자꾸 몸을 늘리고 당기고 스트레칭 해줘야 한다고. 물도 많이 마시고 어두컴컴한데서 핸드폰 액정 보지 않기. 차조심하기. 하지만 아무리 잔소리해도 잘 안하시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