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와 카레라이스: 온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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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이 좋은 막내.. 그릇까지 먹을 기세입니다. 복스럽게 먹는 그 조그마한 입이 너무 예쁘다고 우리 어머님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시는 우리집 막내입니다.


아무리 연애를 오랜 기간 했다해도 결혼을 하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지요. 연애할 땐 몰랐던 상대방의 습관이나 식성, 취미 등등..

신혼 초엔 신랑을 위해 퇴근해서 어쩌다 같이 밥을 먹는 날이면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10첩 반상도 모자랄 듯 밥상을 차렸지만 신랑 손이 가는 반찬은 몇개가 안되더군요.

우리집은 음식맛이 좋다고 소문난 전라도 태생이지만 요리엔 별로 소질이 없던 엄마였지만 그래도 반찬은 항상 한상 가득이었어요. 물론 그중에 젖가락이 가는 반찬은 몇 안되었지만말이죠. 그에 반해 우리 시댁은 완전 반대였어요. 매일 일찍 장사를 나가셔야 했던 시어머니가 김치찌개나 돼지고기두루치게 등을 한솥 해놓고 나가시면 챙겨 먹는 건 아이들 몫이었대요.

그래서인지 우리 신랑은 아무리 시간을 쏟아 반찬을 만들어놔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만 못하더라구요. 김치찌개나 제육볶음 하나만 있으면 밥 한그릇 뚝딱인 우리집 남자 1호.

그런데 우리집 첫째도 이상하게 아빠 식성 따라가는지 골고루 먹으면 딱 좋겠고만 좋아하는 몇가지 빼고는 밥을 잘 안먹으려고 해서 고민이랍니다. 그래도 카레 하나면 밥 한그릇 뚝딱인 우리집 남자 2호.

일하는 엄마 입장에서는 세상 만들기 쉬운 김치찌개와 카레인데도 잘 안 만들어주게 되는 건 무슨 이유인지.. 어쨌든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남자 1,2호를 위해 세상 제일 쉬운 김치찌개와 카레 뚝딱 만들어서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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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를 만들때, 햄이나 소시지를 넣으면 아이들은 더 잘 먹더라구요. 한번씩 넣어서 만들어 보세요. 애들 입맛에는 딱인 카레라이스가 된답니다.

신랑이 김치찌개와 항상 같이 먹는 계란후라이. 카레를 먹는 아이들에게는 계란후라이를 따로 주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저녁식사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네요.

아빠: (첫째에게)지웅아~ 계란 후라이 좀 먹어
딸: 아빠..나도 계란후라이 먹을래
아빠:(마침 신데렐라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딸을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서는) 안돼! 계란후라이는 오빠거야. 시(은)델렐라 너는 빨리 밥먹고 설겆이 해야지!
딸: 싫어..나 신데렐라 안 할거야...계란후라이 빨리 줘!
아빠: (괜히 밥 잘 먹고 있는 막내에게) 그럼 찬데렐라인가..
막내: (아직 사람 구실은 못해도 신데렐라가 뭔지 아는 모냥인) 싫어! 나 찬데렐라 싫어(하면서 울음을 터뜨릴려고 하자)
다급해진 아빠: 아냐. 아냐, 찬데렐라 아니지? 그럼 엄데렐란가? (막내가 웃자, 더 신난 아빤) 아님 형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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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딸아이의 실내복~^^

자신이 신데렐라가 아니라 다행이었는지, 막내의 웃음소리에 온 가족이 한바탕 같이 웃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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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차리지도 않은 세상 제일 쉬운 밥상이지만 우리 다섯식구 오붓하게 둘러 앉아 이렇게 행복한 식탁을 마주한 것이 참 오랜만인듯 합니다. 별로 웃기지 않은 이야기에도 한바탕 같이 웃을 수 있고, 어른들 드시기 전이라고 기다릴 줄 아는 세아이가 있어 행복한 저녁식사.

그저 같이 있음이 행복한 해피워킹맘 세남매네 다섯식구의 조촐한 저녁식사 이야기였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오손도손 밥먹는 그 소중한 시간을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밥!! 가족과 함께 먹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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