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눈치보여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회사가 쉬는 날이라 출근을 안 했네요. 원래 엄마가 쉬는 날은 우리집 아이들도 모두 늦잠자고 늦게 일어나는 날이지만 이제 초등학생이 된 첫째 때문에 맘놓고 늦잠자기도 어렵네요. (물론 정식 등교가 아니라 돌봄이지만 그래도 9시에 수업이 시작한다고 하니 늦장 부릴 수가 없었답니다.)
아이들 셋을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 이불개고, 빨래하고, 설겆이 하고 집안일 조금하고 쫌 쉬었더니 아이들 데리러 갈 시간이네요.
첫째와 둘째는 학교와 유치원이 끝나면 태권도학원 버스를 타고 학원에 오는 것이 일상이지만, 엄마가 쉬는 날에는 학원코스가 아닌 엄마코스에서 엄마가 데릴러 오는 아이들 틈에서 쉬고 있다가 엄마를 기다리곤 하지요.
다른 전업맘 아이들처럼 특별히 엄마가 와서 좋은 것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아마도 엄마가 쉬면 엄마를 졸라 분식집 싸구려 간식을 사달라 할 수 있어서 더 좋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학교 근처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1500원짜리 팝콘치킨+슬러시가 무슨 영양가가 있으며 위생도 별로 좋지 않을 거란 건 알지만 어쩌다 한번 있는 일이라 오늘도 못 이기는 척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사줍니다.
탄산음료 살 얼음 얼린 것 뿐인데,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간식입니다. 왜 아니겠어요? 우리 어릴 적에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50원짜리 불량식품 정말 맛있었잖아요~^^
첫째와 둘째가 미술학원과 태권도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동안은 막내와 엄마의 데이트 시간!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한동안 열지 않았던 아파트 앞 금요장터 구경을 갔어요.
핫도그 파는 것을 보자마자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사달라고 하더니 기어이 하나를 얻어냅니다.
엄마가 쉬는 날에는 늦게까지 아빠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엄마가 무언가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장점이 있네요.
거기다 더 좋은 건.. 일찍 집에와서 놀이터에서 놀 수 있다는 것!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월중행사 인듯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이렇게 월에 한번 특별한 일상이 엄마와의 특별한 데이트로 좋게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