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맹독성 리트리버입니다.
오늘은 얼마 전 KTX에서 읽었던 '하버드 스타일'에 대한 독후감을 적어 봅니다 ^^
오늘도 역시 독후감은 나에게 쓰는 말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반말로 쓴 원문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
나는 지방의대 졸업을 앞두고 있다. "지방 00의대 졸업생" 이라는 타이틀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지도 모르고, 어떻게 생각하면 내 경력에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모교와 나의 대학생활을 그다지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재수 다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공부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모교와, 그곳에서의 삶을 되돌아 보는 것을 늘 피해왔던 것 같다.
얼마전, "하버드 스타일"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나의 대학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회고해 보게 되었다.
(중고서점에서 구매했더니 책이 꼬질꼬질하네요 ^^)
하버드는 의자에 방귀좀 뀌어 봤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꿈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대학이다.
저자에 따르면, 하버드에는 '나는 어떤 부분에서는 최고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나는 패자다' 라는 문화와 같은 의식이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지방 의대는 서로 너무 다른 두가지의 분위기기랄까? 문화가 공존한다.
서울대 의대를 제외한 서울대 대부분의 과보다 입학 성적이 높은 의대에 진학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학생들도 있는 한편, 서울권 의대나 지방 명문 의과대학에 비해 낮은 입학성적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의 노력에는 걸맞지 않은 대학이라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나름대로 대학과 학벌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많다.
나는 이런 지방대 의대에서 어떻게든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현실에 안주하며 '어떻게 하면 많이 놀고 이 과정을 끝낼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하는 두가지 종류의 사람들을 6년간 지켜봐왔다.
하버드에도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이 적긴 하지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나의 모교와 하버드의 차이는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과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의 비율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스로 승자라고 생각하는 패자' 와 '스스로 패자라고 생각하는 승자'가 교묘하게 어우러져 같은 학교 같은 교실 같은 동아리에서 생활하는 지방의대의 삶은 '하버드 스타일'과는 다른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하버드에도 분명 비슷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나름 성장하였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쟤들은 못이기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나의 존재 모두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력형 둔재인 나로서 그들의 존재는 재수할 때에도 만나지 못했던 '벽'을 지방의대에 와서 만난 느낌이었다. 학교를 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얘기해 보니, 많은 이들이 그들의 존재를 느꼈고, 좌절하였다.
지방의대를 다니는 나도 이러할진대, 하버드 학생들은 어떨까. 그들이 겪을 좌절감과 무게를 생각하면, 나의 어깨도 같이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하버드 스타일을 읽으면서, 하버드에 가장 부러웠던 점은, 세계 각국의 명사들, 노벨상 수상자들이 밥먹듯이 학교에 찾아와 강의를 해주고, 학생들에게는 그 기회가 얼마든지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내가 모교에 있어서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가, 다양한 명사들의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학교에 아쉬웠던 점이 아닌 지방대 의대생으로써 하버드에 비해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가장 부족한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것은 바로 사회에 대한 봉사심이라고 생각한다.
하버드 생들은,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를 해온 사람들중 한명이다.
나도 느꼈지만, 일정 수준 이상 열심히 공부를 하면 그 이상 결과를 내는 것(예를들어, 나에게는 서울대를 가는 것 같은 일)은 사실은 천운이 도와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정~~말 타고난, 뛰어난 사람 같은 경우에는 그런 운이고 뭐고 필요없이 자신을 증명해내기도 하지만.
나를 포함한 일반적인 우리나라 학생들은, 공부를 통한 성취를 대부분 자신이 이루어 낸것(자신의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보통 '사회가 나한테 해준게 뭔데?'라는 마음가짐을 가진다.
반면 하버드 생들은,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교외활동까지 완벽하게 해냄에도 불구하고 늘 사회에 대한 부채의식이 마음 한편에 있어보인다는 점이 놀라웠다.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버드에 입학한 사람들보다 더 비 윤리적이어서?
나는 그 원인을 우리나라가 아직 '불신사회'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대학을 간 사람을 보는 눈빛은 선망의 눈길도 있지만, '분명 집안이 부자일거야'라는 불신의 눈빛도 존재한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 그 원인은 우리나라의 슬픈 근대사와 남북 분단으로 인한 반공주의로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의 내재화, 영웅의 부재 등이 있을것이다.
지방 의대를 다니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수 없겠다 라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마음이 꺾이기도 했었습니다. 이미 마음이 꺾여 어떻게 하면 잘 놀까 고민만 하는 친구들에 휩쓸릴뻔했던 때도 자주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완전히 포기할 배짱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졸업을 앞둔 지금, 나의 과거를 돌아 볼 때에, 후회보다는 뿌듯함이 더 남아서, 다행입니다..
"어쩌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지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무언가 원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 일을 할 만한 능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 '하버드 스타일'의 한 구절입니다.
진정으로 원하고, 진정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