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rt]시골풍경수채화

안녕하세요~~
@artist-ej 은작가입니다! :D

다들 설 잘 쇠고 오셨나요?
저는 명절하면 시골 할머니집을 떠올려요.
요즘에는 워낙 도시에 사는 분이 많아서
대도시에 아파트에 사는 집이 많지만!
제 머릿 속의 시골집이라고 하면
이런 풍경이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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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할머니집을 보고 그린 건 아니지만
그려놓고 보니 비슷한 따뜻한 느낌에 바로 연상되더라구요.

이를테면 해질녘 밥짓는 연기가 폴폴 올라오고 있는 옛날 한옥집이나 마구잡이로 쌓인 돌담,
슬레트지붕의 흙벽으로 된.. 그런 시골집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 모두 돌아가시고
도로 공사로 인해 추억이 깃든 시골집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지만

제 머릿 속의 명절풍경은 아마 쭉
그 시절에 머물러있을 것 같아요.

충청도 산골 청양 화산리의 한 시골집에..

멀기도 하고 길도 안좋고 네비도 없던 시절 출발하면 기본 7시간을 막히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끝말잇기도 하다 휴게소도 들리고 한참 자다 깨다 반복하다 일어나면 어슴푸레 해 질 무렵이 되곤 했어요.
스물스물 어디에선가 거름냄새, 소똥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이제 도착할 때가 된거지요. 그러면 오랜 시간 눌려 헝크러진 머리를 빗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나서 도착한 차에서 내려 골목어귀에서 부터 큰 소리로 “할머니~ 할아버지~~ 저희 왔어요!!” 하고 동네가 떠나가라 외치면 버선발로 달려나와 꼬옥 안아주시며 “아이구~ 우리 똥강아지들 왔어? 어여 들어가 고생했어.” 라며 엉덩이를 두드리는 손길이 어찌나 반가운지. 마당을 지나 신발을 벗기도 전에 먼저 와있던 식구들이 마중나와 인사하며 반겨줍니다. 누구와 인사하고 안했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한참을 여기저기 인사를 하면 ‘아~ 드디어 도착했구나!’하며 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한숨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면 하나뿐인 티비앞에 줄줄이 누워 스포츠중계를 보는 여러 장정들의 뒷모습과 한쪽에서는 화투판이 벌어져 한창 열을 올리고 있고 부엌에서는 할머니의 지시에 따라 분주하게 음식준비를 하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다 마루를 돌아다니며 심심해하는 동생과 눈빛교환 후 둘이 슬그머니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큰아버지와 막둥이인 아버지가 16살의 터울이 있는 덕분에 사촌들과 기본으로 띠동갑씩 나이차이가 나는 터라 항상 그 틈에 끼지 못하고 가장 막내인 동생과 둘이서 심심함을 달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갈 곳을 잃고 나온 마당에는 언제봤다고 꼬리치며 인사하는 시골개가 격하게 반겨줍니다. 잠시 이름 모를 똥개와 인사하다보면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르는 소리에 다시 쪼르르 집으로 들어갑니다. 큰 상을 네개나 펴도 부족한 자리에 한차례 먹고 일어나고 또 먹고 일어나고 할 동안 끝까지 자리에 앉아 열심히 먹고 나면 한 것도 없는데 금새 잘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시골에서는 10시전에 자야하는 법칙이 있는건지 다음 날이면 일찍 일어나야해서 그런건지 항상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거 같네요. 절절 끓는 온돌바닥에 덮고 있던 무겁고 두꺼운 솜이불은 어느새 발로 차버리면서 정신없이 자다보면 꼭 화장실이 가고 싶어 눈이 떠질 때가 있는데 마당을 지나 멀리 떨어져 있는 푸세식화장실이 왜 그렇게 무섭고 가기싫던지.
그런 마음을 알고 할머니가 미리 방안에 넣어둔 요강을 아주 요긴하게 쓴 기억이 나네요. 이건 진짜 비밀인데 화장실가기 무서워서 마당에 있는 텃밭에 몰래 노상방뇨한적도 있다고 말할 수 없어요!
다시 쿨쿨 자다가 밖이 시끌벅적해져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음식준비하러 나가버리고 없는 엄마의 부재를 알아차리며 그제서야 아침이 밝아온걸 깨닫게 되지만 이불 밖은 위험하니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다 결국 방문을 활짝 열면서 빨리 일어나라는 할머니의 잔소리에 꿈틀거리며 일어나곤 했죠. 나가보면 아궁이에는 펄펄 끓는 가마솥물이 한가득 데워져 있었고 마당에서 쪼그려앉아 세숫대야놓고 찬 물 한바가지 더운 물 한바가지 부어 눈꼽을 떼어내던 명절 아침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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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포스팅하려다 딴길로 빠져
추억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게 되어
마무리를 어찌해야 될지 몰라
그려둔 그림사진찍는 걸 방해하고 있는
귀여운 저희 집냥이를 투척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머릿 속의 명절의 기억,
할머니집에 대한 추억은 어떠한가요?

                   @artist-ej

❤️팔로우&보팅&댓글&리스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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