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조금만 다르게 그릴 때에도 역시 일종의 죄책감이 든다. 내가 이래도 되나? 내가 이렇게 맘대로 그려도 되나? 하는 마음이 든다. 인물 뒤에 있는 빨간색과 바닥의 초록색을 겨우 내 마음대로 칠해 보았다.
내가 만약 추상화를 그리게 된다면 죄책감을 하나둘씩 없애는 과정에서 내가 그것을 진짜로 '보게'되는 지점일 것이다. 그 단계에 이르면 추상적인 이미지는 내 상상이나 감정의 표현 혹은 은유가 아니라 내 눈앞에서 직접 살아움직이는 무엇일 테다. 아무튼 지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추상을 못하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왜냐? 내 눈에 아직 그렇게 보이질 않으니까!
@thel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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