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수다] #4. 편식쟁이 독서가의 별난 책 리스트 - 읽기 쉬운 영어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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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읽고 글 쓰는 Bree입니다.
지난번 글을 올린 후에 @happyworkingmom 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읽기 쉬운 영어 원서를 추천해달라고요. 그래서 냉큼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일단 읽기 쉬운 영어 원서를 몇 권 추천해드릴게요.

하지만 그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도대체 "후루룩~ 읽기 쉬운 영어 원서"란 무엇일까요?

  1. 문법이 쉬워야 한다.
  2. 모르는 단어가 적어야 한다.

일단 문법이 쉬워야겠죠? 문법을 모르면 문장 자체가 해석이 안 되니까요. 일반적으로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들은 문법이 쉽습니다. 물론 어른을 대상으로 한 책이더라도 대중소설/통속소설은 문법이 쉬운 편입니다만, 그런 책들은 두께가 300 페이지 이상 꽤 두꺼워서 영어 원서 초보분들이 쉽게 도전하기 어렵습니다.

학창 시절 영어를 잘 하셨더라도 영어를 읽어 본 지 오래되신 분들이라면 기억도 되살릴 겸 한 번쯤은 영문법책을 휘리릭~ 훑어보고 원서 읽기를 시작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긴 책은 선택하지 마세요. 물론 충분히 쉬운 책이라면 긴 책도 상관없겠지만, 나 혼자 원서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을 맛보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처음에는 적당한 길이의 책으로 시작해보세요.

초등학생/중학생 대상의 책이 문법이 쉽다고 했으니 동화를 읽으면 될까요? 이게 많은 분들이 실수하시는 부분인데요. 동화라고 해서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문법은 쉬울지 몰라도 어려운 단어가 많고 문화를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들은 예전에 씌여진 것들이지요. 그런 책은 문장 구조도 지금 쓰는 것과 다른 것들이 많고, 구어체보다는 문어체가 확실히 많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도 책 진행이 더딥니다. 단어를 일일이 찾아보자니 귀찮기도 하고, 한 페이지 해석하는데 한나절은 걸리지요. 단어를 안 찾고 넘어가자니 제대로 이해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읽어서 영어공부가 되나 싶고. 그래서 원서를 읽을 때는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Rule of Five
한 페이지를 훑어봤을 때 모르는 단어가 5개를 넘으면 자기 수준보다 어려운 책입니다. 초보자분들의 경우 그런 책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모르는 단어가 많아도 일일이 찾아보면서 공부하겠다!는 열성파라면 상관없겠지만요.) 모르는 단어가 5개 미만이면 단어를 찾아보기에도 좋고, 앞뒤 문맥을 통해 모르는 단어를 유추하기도 훨씬 쉽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고르세요. 모르는 단어도 찾아봐야 하고, 공부도 해가며 읽어야 하기 때문에 책이 재미없으면 진도가 안 나갑니다. 아무리 쉽고, 자기 영어 실력에 맞는 책이라 할지라도 선뜻 손이 안 가죠. 쉽게 생각해서 우리말로 되어 있더라도 읽지 않을 책이라면 그런 영어 원서는 고르지 마세요. 자기 집 책장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꽂혀 있어도 평생 들춰볼 생각도 안 하던 사람이 "Alice's Adventure in Wonderland"는 재미있게 볼까요? 노노노! 아니라고 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평소에 책 읽는 걸 즐기던 분이 아니라면 원서 읽기를 좀 더 신중하게 도전해보세요. 독서도 습관이거든요. 그런 분이라면 더더욱 재미있고 흥미가 당기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도와준다거나, 선생님께 배우는 게 아니라 혼자서 읽을 생각이라면 책 내용을 100% 완전히 이해하겠다는 욕심은 버리세요. 문법적으로 해석이 안 되는 한두 문장 때문에 진도를 못 나가고 끙끙거리다가는 원서 읽기를 포기하게 되기 쉽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동화책이나 만화를 보는 걸 떠올려보세요. 무슨 말인지도 모를 텐데, 내용도 다 못 알아들을텐데 재미있게 봅니다. 원서 읽는 것도 재미있어야 해요. 한두 문장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다음장이 궁금해서 계속 책장을 넘기고 싶다면 성공한 겁니다. 책도 계속 많이 읽어야 점점 실력이 쌓여요.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1. 영어 원서를 읽기 전에 문법책을 한 번은 훑어보자. (소제목만이라도 살펴보자)
  2. 동시대에 쓰인 책을 읽자. (적어도 작가가 20세기에 태어난 책으로)
  3. 200 페이지 안팎의 짧은 책을 먼저 시작하자. (긴 책은 읽다가 지칩니다.)
  4. 초등학생/중학생 대상의 책 혹은 쉽게 쓰인 대중서적을 읽자.
  5. 한 페이지를 미리 읽어봐서 모르는 단어가 5개 미만인 책으로 고르자.
  6.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혼자 읽었는데 70% 이상 이해했다면 성공이라고 본다.

제가 지금껏 읽었던 책들 중에 좀 쉬웠던 책을 몇 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있다고 무조건 선택하지 마시고, 위에 알려드린 조건을 충족하는 책을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실패할 확률이 낮아집니다. 아셨죠? ^^


초등학생/중학생 대상의 책들

  • Momo by Michael Ende
  •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by Lewis Carroll
  • Secret Garden by Frances Hodgson Burnett
  • Holes by Lois Sachar
  • Trouble by Gary D. Schmidt
  • Because of Winn-Dixie by Kate Dicamillo
  • Frindle by Andrew Clements
  • There's a Boy in Girls' Bathroom by Louis Sachar
  • Charlotte's Web by E. B. White
  • Mary Poppins by P. L. Travers
  •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 by C. S. Lewis
  • Magician's Nephew by C. S. Lewis
  • Hatchet by Gary Paulsen

어른 대상이지만 짧고 쉬운 영어로 된 소설/비소설

  • Who moved my cheese? by Spencer Johnson
  • Tuesdays with Morrie by Mitch Albom
  • The Alchemist By Paulo Coelho
  • Five People You Meet in Heaven by Mitch Albom
  •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e by Kate Dicamillo
  • Can You Keep a Secret? by Sophie Kinsella

목록 중에서 조금 더 추천하고 싶은 것들은 볼드체로 굵게 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영어 동화로 읽기를 시작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는 예전에 쓰여진 것들이라 오히려 더 읽기 어렵습니다. 백설공주, 피노키오, 신데렐라 등 아는 동화라고 손쉽게 고르지 마세요. 또한 시대 배경이 예전인 동화들(성, 군주, 기사 등이 나오는)은 모르는 단어가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동화를 읽으시겠다면 가급적 동시대 작가들이 쓴 아동용 소설로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좋은 아동도서에 수여하는 상인 "뉴베리 상(Newbery Award)"을 수상한 책을 고르신다면 금상첨화고요. (뉴베리 본상이 아니어도 뉴베리 honor 상을 받은 책들도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도 미국 문화/학교 문화를 모르면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위에 설명드렸듯이 100% 다 이해하진 못해도 좋으니 시도해보세요.


저는 원서를 꽤 많이 읽었기 때문에 익숙해져서, 제가 쉽다고 고른 책이지만 혹시 보시는 분들께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꼭! 위에 알려드린 조건에 맞는 책을 고르시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나중에 제가 영어공부 강좌와 영어 원서로 공부하기 시리즈를 연재하려고 하는데요, 그때 함께 시작하셔도 좋고요. :)
지금은 바쁘기도 하고, 준비할 내용들이 많아서 당장 시작하기는 어렵습니다만... ^^;;

오늘 써드린 리스트가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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