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끄끄|| #5.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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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본문에서도 썼듯이, 경유지인 하노이에서 만난 한 베트남 사람이 라오스로 향하는 내게 했던 질문입니다. 베트남에는 없고 라오스에 있는 것이 대체 뭐냐고 말이죠.

그 질문에 나도 한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라오스에 뭐가 있다는 걸까? 그런데 막상 가보니 라오스에는 라오스에만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소리죠. 여행이란 그런 겁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다니!' 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곳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자, 당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든 떠나보세요. _후기에서

_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 숲으로 처음 하루키를 알았다. 정확히는 노르웨이 숲 아닌 상실의 시대다. 상실의 시대를 다 읽었을 때쯤 난 정신이 나가버렸다. 하루키의 정서와 내 정서가 너무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꼭 트라우마 같이 작용해 하루키 책이라고 하면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었다. 하루키의 신작이 나와 주변에서 재밌다고 해도 '하루키는 나와 맞지 않아.'라며 외면하고는 했다.

이 책은 이십여 년만에 다시 접한 하루키의 책이다. 공교롭게도 이 책은 하루키가 이십여 년간 다닌 여행기를 묶은 책이다. 읽는 동안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 지인을 만나 '그간 어찌 지냈어요?'라고 묻는 것만 같았다. 그가 고양이, 여행, 달리기, 와인, 음악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와 조금은 가까워진 기분이다.

책장에만 꽂혀있던 하루키의 소설을 다시 꺼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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