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9탄 "육식의 종말"

이미 다큐추천에서 소개한 육식의 반란이란 다큐멘터리를 통해 미국 옥수수산업과 소 축산업이 어떻게 연계되어 있고, ‘마블링’이라고 불리는, 부드러운 그 맛이 가진 맛에 탐닉하는 그 배후에 있는 음모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오늘 소개할 책에서도 한 챕터로 다루고 있다.

“1880년대 중반 영국과 스콭틀랜드 은행가, 사업가, 귀족층이 미서부 지역 대부분을 소유… 영국인들은 자본만 들여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지방 많은 쇠고기를 선호하는 유별난 입맛도 함께 가져왔다”

내가 어릴 때는 소들이 지구상의 풀을 다 먹어 치워서 지구가 사막화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했는데, 사실 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 한 것이 바로 옥수수 산업이다. 옥수수가 풀이고, 자연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건강에도 매우 좋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컨데, 풀과 곡식은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몸에서는 완전히 다른 작용을 한다. 곡식은 씨앗이다. 풀은 그 씨앗에서 길게 자라나온 것이다. 소는 그 곡식에서 자라난 풀을 먹게 태어났다.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은 그 현실에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풀을 먹어야 할 소에게 옥수수를 먹이는 것은, 사람에게 밥 대신 사탕을 먹이는 것이다.”

옥수수의 과잉생산, 옥수수를 먹이면 더 기름진 소 축산 가능, 그리고 싼 가격의 옥수수. 그들의 기가막힌 ‘공조’로 1800년대 초반부터 축산업자들은 소에게 값싼 옥수수를 먹이고, 남아도는 옥수수를 그들에게 팔며 막대한 이익을 남기기 시작한 농장주들의 새로운 산업은 이제 하나의 표준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기름지고 맛난 쇠고기가 드디어 거의 주식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고, 이제는 옥수수 사료값이 말도 안되게 뛰어버려서 소규모 축산업들이 망하는 구조까지.

1900년대 더이상 소를 키울 수 없는 포화상태에서 몸살을 앓았지만, 공장식 사육을 하면서 옥수수사료를 먹이는 이들은 여전히 부를 축적했고, 그만큼 입맛을 ‘신흥유럽-미국 축산단지’표 생산 쇠고기 스타일로 입맛을 맞춘 이들은 거기서 나온 쇠고기를 점점 더 선호했다.

그러니 기름이 많을 수록 더 맛있고, 그러면서도 가격은 더 쌌다.
prime, choice, select, standard, utility, commercial, cutter, canner… 이것이 당시 미국 농무부(USDA)가 정한 지방함유량에 따른 쇠고기의 등급들이다. 그리고 기 그준은 지방이 많으면,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는데 맞춘 기준이다. 하지만 3등급인 셀렉트급 이하는 지방이 적은 살코기로 이미 입맛이 바꾼 이들이 선호하질 않으니, 통조림 같은 가공식품에나 쓰였다. 즉, 실제로는 가공육이 그냥 섭취하는 고기보다, 실제로는 사람이나 소의 건강으로 보나, 생산비용으로보나 더 질이 높은 고기가 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싸구려이며 해로운 고기가 높은 등급을 받아 더 비싸게 팔리는 매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 셈이다.

“좋은 쇠고기를 저렴하게 팔아서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란 말과 같이 분명 우리는 한 때 더 쉽게 쇠고기를 사먹을 수 있게되었지만 과연 그것이 좋은 일일까. 혹은 완전한 사실일까. 물건처럼 일생을 불우하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소의 슬픈 일생에 대한 이야기, 그런 감성적인 이야기를 완전히 배제하더라도 이 구조가 현실적으로도 사람에게 결코 좋고 건강하고 또한 경제적으로도 선순환의 요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이 책은 일찌기 고발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신현승 번역,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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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에서는 옥수수산업과 관련된 이야기만 했지만 사실 이 책은 인류에 있어서 소의 의미,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면서 일어났던 소와의 관계, 지구환경과 공장식 사육의 문제점, 육식과 관련된 사람의 심리까지 소, 쇠고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주제를 지난 역사와 함께 다루고 있다.

이 번역본 책의 제목은 결론 부분의 챕터를 따서 붙인 것 같은데, ’미래학자’로 소개되는 제러미 리프킨이 이 책의 저자이며, 인류사회 공통의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잘 짚어내는 ‘종말 시리즈’를 쓴 전문가다. 이 책은 관련된 주제에서는 대표적인 저서중의 하나이다. 이전에 번역된 ‘소유의 종말’과 같은 저술에서도 삶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지적을 해 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쇠고기로부터 해방 Beyond beef’이다.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쇠고기를 중심으로 한 육식의 문제를 ‘오늘 당장 채식주의자가 되자’ 혹은 ‘쇠고기를 먹지말자’란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먹으면서도 알고는 있자’ 혹은 결코 이것이 ‘건강한 방식의 먹거리는 아니다” 정도는, 우리의 일상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문제이니까. 이건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보편적인 정보일 수 있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추천해드리는 도서관장, 수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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