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스달깡에 대한 생각을 나눠봅니다

이전 댓글에도 생각을 나눴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조금 깊은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스팀의 핵심

최근 몇 년간 재미있게 본 책들이 있습니다. Robert Reich의 슈퍼자본주의, Jeremy Rifkin의 노동의 종말, Thomas Piketty 의 21세기 자본론 등인데요, 저는 이 저서들이 공통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자본이 노동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현상입니다. 기계화와 자동화의 반대급부로 노동력은 점점 자본으로 대체되게 되고, 그 결과 자본가는 더 부자가 되고 노동자는 더 가난해지게 된다는거죠. 우리는 이미 이러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세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거대 채굴자는 점점 더 큰 권력을 쥐게되고, 고래는 점점 더 고래가 되는 현상이 이미 만연합니다. 물론 스팀에도 이러한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켜봤을 때 스팀의 방향성은 이러한 추세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등 하드포크도 그랬고, Kr 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발적인 스파임대는 “고래가 점점 더 많은 돈을 버는” 현상과는 사뭇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공동체에 대한 기여가 평가받는 공간” 이라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공유하면서 애써오신 많은 분들 덕분에 일어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스팀의 핵심이 자본이 돈을 버는 구조를 넘어서 사회적 기여가 보상을 받는 구조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고서는 스팀의 낭비에 가까운 보상정책을 이해가기가 힘듭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시스템이지만 제가 보는 방향성은 사회적 기여와 명성에 보상을 주는 쪽으로 나가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셀프보팅

셀프보팅 이야기를 짧게나마 다시 꺼내보겠습니다. 셀프보팅의 문제는 본인에게만 호의적인 편파적인 평가기준이 근본적이며, 이러한 편파적인 평가로 인해 받는 보상이 다른 구성원들이 용인할만한 기준을 넘어설 때 실제적인 문제가 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활동했는데, 아무도 보팅을 안해줘서 셀프보팅으로 한 달에 5달러를 가져갔다고 해봅시다. 이것이 과연 문제가 될까요? 저는 구성원 대다수가 그 분의 활동이 월 5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반면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활동만 하면서 셀프보팅으로 월 1000불을 가져간다면 이는 커뮤니티가 인정하는 기여도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스달깡

스달깡이 셀프보팅과 다른 점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받게 될 보상을 현재에 바로 받고, 보상의 일부분을 운영자에게 준다는 것입니다. 즉, 셀프보팅으로 1불을 올렸다면 1주일 뒤에 스달 0.375, 스파 0.625달러어치(저자보상 0.375, 큐레이션 리워드 0.25)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1주일 동안 스팀가격이 반으로 떨어지면 받게 되는 보상도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스달깡을 하게 되면 즉시 0.35 스달을 받게 되고, 향후에 0.25 스달어치(실제로는 더 적을 가능성이 있습니다)의 큐레이션 리워드를 받게 되며, 나머지 0.4달러 정도는 운영자에게 갑니다. 이 0.4달러는 1주일동안의 가격변동 및 먹튀 등의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에 대한 보상 명목일 것입니다.

이러한 스달깡의 구조는 보팅파워를 받고 돈을 주는 것이며, 이는 란도웨일이 돈을 받고 보팅파워를 주는 것을 역으로 이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듯이 현재 스달깡이 스팀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는 불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용자는 보팅파워를 팔고 운영자는 차익을 얻게 되겠지만 스팀 입장에서 보면 거래기록만 늘어날 뿐 특별히 눈에 띄는 금전적 수익이나 사회적 효용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팀의 보팅파워는 자본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목적은 사회적 기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이것이 혼재되어 있어서 이런 혼란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를 분리하기 위해 예전에 inactivity reward 라는걸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주어진 구조 속에서 모두가 이상향을 바랄 필요는 없습니다. 스팀에서도 여러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위해서는 유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늘 사회적 기여와 경제적 이익을 적절히 조화시키기 위해 고민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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