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세계입니다.
본 글은 영어에 관심이 있고 나름 시도도 하고 있지만 지속하기를 어려워 하시는 분들에게 바치는 글입니다.
제가 정확히 서른살에 아일랜드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영어공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로 10년 가량 흘렀네요. 지금은 한국에서 프랑스 사장님을 모시고 일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갈 정도면 이미 잘했던거 아녔나구요? 제 예전글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회사 안밖으로 군대 스트레스 이상 최악의 스트레스를 겪으며 수 년간 지내야만 했습니다. 정말 못해도 너무 못했습니다. 말은 당연히 한마디도 못했으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소 늦게 시작한 만큼 그 기간은 상당히 길었습니다.
일례로 회사에서 배려를 해줘서 3개월간 어학원을 다녔는데, 반에서 선생님 포함 제가 가장 연장자였는데, 영어는 제일 못했습니다. 아래와 같은 일이 자주 벌어졌는데 진심으로 굴욕감을 자주 느꼈습니다. 살면서 전무후무 할만큼 '굴욕'이라는 단어를 속으로 가장 많이 꺼내본게 그때였습니다.
- 선생님: (수업도중) 세계 혹시 지금 잘 따라오고 있어?
- 나: Y...Ye...Yes (매번 당황해서 Yes 조차 더듬으며)
- 선생님: (진심으로 완전 재수없게 껄껄 웃으며) 세계가 이해하면 다 이해한거야. 진도 나가자. 하하하!
- 나: (젠장... 이런 X팍...!)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선생님 자체는 나쁜분도 아녔고 막상 그렇게 나쁜 의도도 아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상황은 지금도 생생히 뇌리에 박혀있을 만큼 굴욕이었습니다. 결국 3개월 모두를 채우지 못하고 패배감과 함께 학원을 중단해야 했구요.
꼭 영어가 아니라도 너만의 뭔가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 하실수도 있지만, 그정도 굴욕/패배감의 연속이면 앞 뒤 보이지도 않습니다.
성격이 원래 소심한거 아녔냐구요? 그 당시는 충분히 외향적인 성격이라 어지간한 모임에서는 거의 주도를 하는 편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의 모임을 말합니다. 아일랜드 생활 초기 수 년간은 매우 소심한 성격으로 변해가며 다시금 원래 성격으로 돌아오는데 다시 수 년의 시간이 필요했던거 같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다'라는 다 아는 진리를 다시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그때 영어를 시작하기엔 살짝 늦은 나이임을 부정할 수 없음에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건 다음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영어가 엄청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10년 정도 꾸준히 하면 얼추 잘하지 않을까? 지금 30살 이니 그냥 포기하는 것보다는 40살 정도 되었을때라도 영어를 어느정도 한다면 남는 장사 아닌가?
(이걸 보고 혹시라도 저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 '허허 나는 그보다도 나이가 훨씬 더 많은데? 그때도 빨랐구만 뭔소리여. 나는 암튼 포기.' 이렇게 생각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10년 정도 후를 내다보고 참았었는데 그 10년이 거의 다 되가는거 같습니다. 예상대로 엄청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얼추는 하는거 같구요. 여전히 영어는 제게도 평생을 두고 넘어야할 큰 산이긴 하지만 예전보다 조금은 힘이 덜 드는걸 부정하기는 어려울거 같습니다.
어찌하다 운좋게 아일랜드에서 직장생활 하게 된건 영어실력 향상의 거의 절대적인 원인이었다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각자의 상황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노력하면 결국 다 되는데 왜 니들은 노력하지 않느냐' 라는 식의 발언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마냥 노력만 하라고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노력을 대체 어떤식으로 해야 '지속'이 가능한가에 대해 저 역시 고민했던 방법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방법론에만 그치지 않을것이며 구체적인 많은 학습 방법들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그냥 이렇게만 끝내고 다음편으로 넘기면 조금 아쉬우니 프롤로그라도 남기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프롤로그
언어는 크게 4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인데 이 중 가장 중요한게 과연 뭘까요?
가장 중요한 건 없습니다. 적어도 저 4가지 영역에는 없습니다.
언어를 익히는건 헬스/운동 등과 동일시 해야 하며 실제로 그러합니다. 물론 유독 소질이 있거나 없는 사람들은 존재합니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는 그냥 노력에 비례해서 꾸준히 발전합니다. 영어도 그렇습니다.
결론은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 조건만 충족이 되면 방법론은 생각보다 의미가 없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나, 이근철, 이보영같은 절대 고수분들이 권하는 '쉐도윙(차후 자세히 다루겠습니다)'이나 '단순무식하게 중학교 영어 교과서 소리내어 읽으며 외우기'등 하기만 하면 확실한 효과를 보는게 보장되는 방법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무식하게 문맥도 없이 영단어 마냥 외우기 등 아주 비효율적인 방법중 하나로 꼽히는 것도 있습니다.
근데 이보다 더 확실한건,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의 진리입니다. 어차피 평생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어를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도 올챙이때를 잊거나 올챙이때의 경험이 전무한 분들이 특정한 방법을 맹렬히 비난하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는 바로 그런 의견을 맹렬히 비난합니다. 올챙이때가 없으면 그런 비난을 할 자격이 없으며, 올챙이때를 잊었다면 다른 방법을 비난하기 이전에 본인의 기억력 부족을 탓하는게 맞습니다.
고수에 이르는 최고의 방법은 '자신에게 통하는 방법을 찾아 지속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남들이 봤을때 비효율적이거나 실제로 완전 비효율적인 학습 방법으로 판명난거라 할지라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선호하는 학습 방식은 각자 너무 달라서 설득을 하거나 설득을 당할 필요도 없으며, 자신에게 암튼 맞고 위안이 된다면 일단 하는겁니다. 무슨 방법이든 '오래 지속' 하다보면 자연스레 자신만의 방향이 생기며 뭘 보충해야 하고 어떻게 하는게 자신에게 더 좋은지 그냥 자연적으로 알게됩니다. 오래 지속하는데도 불구하고 죽을때까지 비효율적인 방법으로만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수많은 증명을 통해 무조건 빠른 시간내에 영어정복을 하는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잘 안맞아서 지속하기 힘들고 오히려 좌절하고 포기하게 만든다면 그만큼 쓸모없는 방법도 없습니다.
이유는 몰라도 뭔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이미 찾았다면 뒤돌아보지 말고 일단 지속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효율적인 방법만 찾다가 세월 다 보내는 수가 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지속하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은 아직 어떤 방법이 본인에게 맞는지를 잘 몰라서 입니다. 그리고, 근본 원인은 보통 어떤 방법이 있는지를 몰라서 입니다. 어떤 방식이 누구에게 맞을지 저는 모르니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는 많은 방법들을 앞으로 종합선물세트 처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