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문학 6

[반말주의] 안녕! 드디어 목요일도 끝났네. 깨알 같은 문학 시리즈에 퀴즈가 있는 걸 선호하는 형들이 많아서, 힘 닿는대로 그렇게 해보기로 했어.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올린다.

물론 정답은 다음 회차에 공개하고, 봐서 이번 회차에 정답 달아놓은 형 있으면 댓글에 미약한 보팅이나마 해줄게.

그럼 이번 회차 시작하께- 문학 작품 전체 내용 요약 아닌거 알지? 깨알 같은 포인트 하나씩만 꺼내준다!

오늘은 국내에서도 너무 유명하고 영화로도 자주 나온 작품이라 그냥 바로 공개부터 할게.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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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서 제작한 오만과 편견(1995)의 한 장면

주인공은 총 다섯 자매 중 둘째고 그 중에서 가장 당차고 곧은 성격이야. 첫째 딸인 언니를 매우 아끼지. 그 시절에는 양가집 규수(?)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서, 결혼에 대한 압박이 매우 컸어.

그러다가 언니와 서로 호감을 가지는 남자가 생겼어. 그런데 재산이 많은 집안의 남자라, 그 남자의 누나와 여동생이 매우 방어적으로 나와. 재산도 별로 없는 집안의 여자를 들일 수 없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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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집안의 오자매와 그 부모님이 촌스러운 행동을 할 때마다, 남자의 누나와 여동생은 가끔씩 이렇게 서로 쳐다보고 의미심장하게 비웃기도 하지.

어느 날, 둘째 딸인 주인공은 그 남자와 누나, 여동생, 남자의 친구가 다 같이 있는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돼.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이고, 자기 언니 일도 있으니 티는 내지 않아도 약간은 불편한 분위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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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영화 (2005) 中

특히 남자의 여동생이 상당히 가시돋은 행동들을 하는데,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친한 척을 하기도 해. 대략 어떤 분위기인지 알겠지?

모두들 모인 자리에서 이런 화제가 하나 등장해. "교양이 있는 여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전에도 말했지만 무지 오래 전에 읽은 걸 기억나는 대로 이야기하는거라 용어는 약간 다를 수도 있어.)

그랬더니 남자의 여동생이 막 신나서 열을 올리면서 아래와 같이 이야길 하지.

여자가 교양이 있다고 하려면 최소한 여러 외국어를 하고, 수도 잘 놓고, 독서도 많이 하고, 악기 연주도 잘 하는 등 음악에 조예가 깊어야 할 뿐 아니라, 그 모습과 몸가짐에서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우아함과 기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양이 있는 여자는 결코 많지 않다.

뭐 이런 식의 말을 해. 그래서 주인공인 둘째 딸은 이렇게 받아쳐.

그렇게 기준을 잡는다면, 그런 여성을 한 명이라도 아신다는 게 의외인데요?

그러고 나서 자리를 떠. 주인공이 없는 자리에서 남자의 여동생은 이렇게 뒷담화를 해.

그런 여자가 한 명도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죠? 전형적으로 같은 여성을 깎아내려서 남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부류의 여자네요!

형들이 보기에도 주인공이 그런 여자 같아?

오만과 편견은 저자 특유의 재치와 가벼운 시니컬함이 돋보이는 작품이야.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서로 싫어하는 여자들 사이의 대화와 견제를 이 장면에서 보여 주고 있어.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주인공의 말하고자 했던 포인트는 그 정도의 교양이 있는 여자가 없다는 게 아닌 것 같아.

상대방은 "우아함, 기품" 같은 조건들을 이야기하면서, 사실상 그걸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자신에게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어. 그리고 그들 눈에 부족한 주인공 자신이나 주인공의 언니는 그들의 기준에 따르면 절대 교양 있는 여자가 될 수 없겠지.

그래서 "당신들 빼고 잘난 여자가 있기는 한가요?" 하는 식으로 그 부분을 비꼰 것이지. 남자의 여동생은 특히, 주인공으로 하여금 재산으로 나뉘어 있는 계급을 계속 의식할 수밖에 없게끔 굴었으니까.

사실상 이 부분은 "여자 대 여자"의 구도라기보다는 재산에 따른 계급의 구도야. 애초에 남자의 여동생과 누나가 보기에 주인공과 그 언니가 수준 미달이었던 이유는 그들이 부유하지 않기 때문이었으니까. "돈"은 오만과 편견의 매우 중요한 주제야. 만약에 이걸 내가 그냥 사랑 이야기로만 읽었다면 이 책이 매우 재미 없었을거야.

자, 그럼 이번 회차의 퀴즈 나간다.

오만과 편견은 본문에서도 언급했듯, 여러 번에 걸쳐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어. 그런데, 그 영화나 드라마 중 한 작품에 제작진으로 참여한 이들 중에 매우 유명한 소설가가 한 명 있지. 그 소설가는 누구일까요? 당연히 원작자 제인 오스틴 말하는 것 아님

(검색하면 쉽게 나오는 정보인지 아닌지는 나도 몰라. 나는 그걸 직접 보다가 제작진 이름들 사이에서 발견했으니까.)

그럼 다음 회차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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