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아들내미 저녁 챙기라고
누가 기도를 욜라했나보다.
30년을 넘게 산 마눌을 못믿어서
내가 날개인데
지 마눌 등에 꽂으면 훨훨 날텐데
내가 등딱지에 붙은 벼룩인줄 알고
지 마눌 등에서 떨어지란다.
나는 왕을 모시는 책략가다
진지(사업)를 구축하고 전투를 진두지휘하고 땅(돈)을 넓힌다
년매출 8천만원 회사를 3년만에 80억 짜리로
년매출 3천만원 회사를 2년만에 10억 짜리로
내가 가면 계약이 성사된다
한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다
확실한 답이 있을 때만 내기를 한다
내가 모시는 왕이 되려면
세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1.덕
2.아이템
3.나에 대한 무한신뢰
모든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는 내게
진지구축이 다 끝난 전장에 왕이 찾아왔다.
놈이 쥐어준 벼린칼을 들고
벌벌떨며 나를 찔러도 되냐고 묻는다.
젠장. 유비인줄 알았더니 여포다.
오는내내 괴로웠겠지만
찌르러 왔으니 까짓꺼 맞아주지.
조리사: "조그만 식당을 둘이하면 망한다고 누가 그랬대. 남편이 실장님이랑 계속 같이 갈꺼면 이혼을 하재. 아주 강하게 나와. 어떻게 할까?"
...겉으론
"그래? 나더러 빠지래? 대체 그런남편과 32년을 어찌산거야. 이혼을 할 순 없지."
"남편한테 전해. 지금까지 쓴 내돈, 내 그림액자, 내남편칼, 그리고 식당 모두 다 내선물이라고."
"나는 언니랑 반찬장인 꿈을 만드는게 재밌었어."
"내가 빠질께."
...속으론
'지금 언니가 나한테 하는 말이 머냐면 사람이 살면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야'
'언니는 의논이라고 뱉었지만 그게 '배신' 이거든.''
'이제 언니와의 인연이 끝났다는 뜻이지.'
'이제 언니는 살아가는 내내 많이 울게 될꺼야.'
'한여름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볼때마다'
'건어물가게 사장님을 볼때마다'
'마트에서 카트를 볼때마다'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게 될때마다'
'고등어구이를 할때마다'
'잡채를 할때마다'
'내가 생각나서...'
소주두병을 콩나물 두젓가락이랑 쉼없이 먹고
집에 왔다.
내가 또 한 쿨 하지.
돈이야 불우이웃 돕기성금으로 보낸걸로 하면되고
머리는 개운한데
뚫린 내가슴은 또 언제쯤 메워질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