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돼지 옥자와 산골소녀 미자, 소울메이트의 우정이야기 - 영화 [옥자(Okja, 2017)] 리뷰(스포주의)

안녕하세요, 스파이럴입니다.

이번에 데려온 작품은 영화 [옥자(Okja, 2017)] 입니다.

오랜만에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보게 됐네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Mirando is completely fucked!
They fucked, not me!"
사람들은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식량부족. 전 세계에 8억 5천만명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이 시대에 거대 기업 '미란도' 에서는 인공적으로 새로운 품종인 '슈퍼 돼지'를 개발해낸다.
이어 최초의 슈퍼 돼지들을 세계 각국에 보내 10년 간 가장 훌륭하게 자란 슈퍼 돼지를 뽑는 콘테스트를 진행한다. 옥자는 그 중 한국의 강원도 산골에 사는 미자네 집에 보내진 슈퍼 돼지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미자와 옥자의 산 속 생활을 보여주는데, 그를 통해 둘의 남다른 교감, 그리고 옥자의 뛰어난 지능과 공감능력을 볼 수 있다. 앞으로 나타날 미자의 감정에 관객들이 빠져들도록, 미자와 같이 옥자를 구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야기는 미자가 옥자를 구하러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을 보면, 각자 서로 다른 목적과 생각들을 가지고 옥자와 그 상황을 바라본다. 미자와 미란도, ALF(동물해방전선)는 말할 것도 없고 옥자의 안위에 커리어의 사활이 걸려있는 문도, 4대보험도 안 들어주는 회사가 망하든 말든 자기랑은 상관없다는 트럭 기사, 잠깐씩이지만 옥자를 쫓아다니며 영상을 찍는 시민까지...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익이 맞는 사람들끼리 힘을 나누며 함께 한다.
사실 사람이라는게 거의 그렇다. 잘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함께 하는건 서로 마음이 통하거나 이익이 통해서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 초반에 할아버지가 옥자를 뉴욕으로 떠나 보내게 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미자에게 황금돼지를 대신 건네주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미자는 황금돼지를 바닥에 내던져 버리는데, 후반에는 옥자를 살리기 위해 그 황금돼지를 사용하게 된다.
미자로서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안에서 그 시스템의 규칙에 따라 돈(황금돼지)으로 옥자를 구매하는 것이다.

애초에 '슈퍼 돼지' 옥자가 아닌 '친구' 옥자를 구하러 왔던 미자에게 보이는건 옥자 뿐이었다. 하지만 옥자를 구해 돌아가면서 우리 안에 갇혀있는 수 많은 다른 슈퍼 돼지들을 보게 되고, 눈물을 흘린다. 그래도 마치 희망의 불씨처럼 새끼 한 마리가 탈출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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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미란도 측은 악, 미자와 ALF는 선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 보다 각자가 이루고자하는 바, 즉 서로가 원하는 이익의 대결이다.

앞서 말했듯이 미자는 자기 친구인 옥자를 다시 만나고 구해내고 싶었을 뿐이고, ALF는 자세한 입장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든 동물들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어한다.
그에 반해 미란도 측은 슈퍼 돼지라는 새로운, 훌륭한 식량 자원이 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여 이를 시장에 내다팔아 큰 돈을 벌고자 하기에 그 과정에서 고기를 먹게 될 고객들의 감정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포장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싸게 팔면, 맛있으면 사먹을 것이라 말한다. 현실 또한 그렇다. 논란 속에서도 싸고 맛있으면 잘 팔린다.

감독의 말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감독의 손을 떠난 작품은 관객이 자기 나름대로 또 해석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
나는 이 영화를 동물들 불쌍하니까 고기먹지 말자는 영화도,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영화도 아닌 '소울메이트 옥자와 미자의 우정이야기' 라고 보고싶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느낌을 많이 받으면서 봤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느낌이 좋다. 마치 감독의 영혼이 담겨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

(쿠키영상 있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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