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안보칼럼) 무엇이 정치인의 가장 큰 잘못일까? 이승만 스탈린 챔벌린의 경우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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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한다. 국가가 만들어졌고 정치가 이루어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여기서 사회적이란 말은 상호 관계를 의미한다. 정치는 인간이 사회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개미와 벌들도 사회생활을 한다. 그런데 그들은 인간과 같은 정치적 과정이 없이도 공동의 과업을 수행한다. 의사결정하느라고 싸우지 않는 것 같은데 뭔지 모르는 힘이 작동하는 것 같다.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모르겠으나 만일 인간도 벌이나 개미같은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정치라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좋은 정치를 해야 하는데 좋은 정치란 곧 좋은 정치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늘 필자가 생각해보려는 것은 어떤 정치인이 가장 나빴나 하는 것이다. 어떤 정치인이 좋고 나쁜 정치인인가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기준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가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기준이 필요한데 상황과 여건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정희를 보자, 한쪽에서는 산업화의 영웅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민주화의 역적이다. 한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등소평은 문화혁명때 홍위병에 의해 자신의 자식이 하반신 불구가 되는 고통을 당했다. 그래도 그는 모택동을 공7과3이고 평가했다.

어떤 정치인이 좋은 정치인인가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너무나 다양한 기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정치인이 나쁜 정치인인가하는 것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그 기준에 쉽게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나쁜 정치인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한 정치인이다. 그중에서도 더 나쁜 정치인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치인이다. 그것도 한 두사람이 아니라 무지하게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치인이다. 그러면 그녀가 떠오르리라. 수백명의 어린 생명을 눈앞에서 수장시킨 정치인은 무슨 이유로도 용납 받을 수 없다. 그것도 전쟁이 아닌 평시에 말이다. 이미 그때 그녀는 내려왔었어야 했다. 그녀는 그때 이미 정치인으로서의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말았던 것이다.

필자는 최악의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전쟁을 막지 못한 것으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를 방위해야 하는데 제대로 방위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방위하려고 했는데 국가와 군대의 능력이 떨어져서 방위를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을 오판하거나 준비를 소홀히 해서 적의 침공을 받았다면 그런 정치인이야 말로 최악의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사 속에서 필자는 그런 정치인을 이승만과 챔버린 그리고 스탈린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승만부터 살펴보자 필자는 한국 현대사 최악의 정치인을 김일성과 이승만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코 김일성이다.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을 죽게 했으니까. 그렇게 사람을 죽였는데도, 제 할애비 할미 죽인 놈이 좋다고 주사파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일성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다. 아마 한국 역사상 최악의 인간으로 평가받으리라.

남한으로 범위를 한정해보면 필자는 단연코 이승만이라고 생각한다.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있었다. 이승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한미동맹의 기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승만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독재를 했다고 비판한다.

필자는 이승만이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막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을 들고자 한다. 이미 전쟁의 가능성은 예고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승만은 그에 합당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일본군과 만주군 출신으로 국군의 지휘부를 채웠다. 그리고 점심은 평양, 저녁은 신의주라고 큰소리 뻥뻥쳤다.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을 맞이해서 수백만명이 죽었다. 그 과정이 어떠하던 수백만 명을 죽도록 한 정치인이 최악이 아니라면 누가 최악일까? 이승만은 유태인 수백만명 죽인 히틀러보다도 더 나쁜 정치인이다.

6.25 때 일본군과 만주군으로 채운 국군은 어떤 모습을 보였는가? 만주군 출신 백선엽의 1사단과 일본군 출신 유재흥의 7사단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백선엽은 탈주했다. 반면 학병출신 김종오의 6사단과 중국군 출신 이성가의 8사단은 그래도 견뎠다. 백선엽과 유재흥처럼 도망질하기 여념없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승만은 대통령으로서 국군통수권자다. 군대가 전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의 최종 귀책지는 대통령이다.

이승만은 막을 수 있는 전쟁을 막지 못했고 패배하지 않을 수 있는 전쟁에서 패배했다. 일본군과 만주군 출신의 정치군인을 등용한 결과다. 전쟁이 일어나도록 방조한 잘못은 그 어떤 공으로도 덮을 수 없다. 한미동맹을 만들었다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애시당초 그럴 일도 없었다.

챔버린은 독일의 히틀러를 유화정책으로 막으려고 했다. 히틀러에게 이리 저리 양보해주고 평화를 사려고 했다. 체코슬로바키아를 반분해서 히틀러에게 넘겨주고 이제 유럽에서 평화가 왔다고 이야기했다. 그 양보로 인해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했던 것은 처칠이었다. 챔버린은 유화정책으로 평화를 만들었다고 엄청 자랑질 했다. 영국국민들도 압도적으로 챔버린을 지지했다. 당시 처칠은 영국 온국민으로부터 왕따 당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히틀러가 프랑스를 공격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상황을 회피하고 양보한다고 해서 평화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챔버린이 강력하게 대응했더라면 그리고 영국국민들도 국론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더라며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고 수백 수천만의 무고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가로서 그런 잘못보다 더 큰 잘못이 또 더 있을까?

스탈린도 막을 수 있는 전쟁을 막지 못했다. 스탈린은 독일이 소련을 몇일 몇시에 어떻게 공격해 올 것이라는 정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소련의 정보망은 세계 최고수준이었다. 소련군인들도 독일이 공격해오는 방향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공격방향에 맞추어 부대를 재배치하자고 했다. 스탈린은 부대 재배치하면 처형하겠다고 했다. 결국 눈뜨고 앉아서 당했다. 소련군은 독일군에게 자신의 측면을 그대로 노출한 상태에서 전쟁을 맞이 했다. 그런 상황이라면 나폴레옹 아니라 나폴레옹 할아버지가 와도 패배를 당한다. 독일군이 소련과의 전쟁초기에서 거둔 빛나는 승리는 스탈린의 공이 크다.

스탈린은 전쟁을 막지 못한 정치인에게는 죽음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스탈린은 교외 별장에 들어가서 숨어버렸다. 소련 외상 몰로토프가 찾아오니 스탈린은 자신을 체포하러 오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도 스탈린은 자신의 잘못이 얼마나 큰지를 알았던 것 같다. 자신의 아들이 전투에서 부상당해 포로가 되어 버리자 포로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며느리를 시베리아로 유형을 보내 개돼지처럼 만들어 버렸다.

스탈린은 히틀러와의 독소 불가침 조약을 끝까지 믿었다. 히틀러는 애시당초 그것을 지킬 생각이 추호에도 없었는데 말이다. 종이쪽지가 평화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왜 스탈린은 알지 못했을까? 만일 제대로 준비하고 대응했었다면 히틀러가 침공을 하지 못할 수도 있었도 설사 독일이 침공을 했다하더라도 전쟁초기에 그런 어마어마한 피해를 당하지 않을수도 있었다.

정치인에게 과정이 어떠니 동기가 어떠니 하는 말은 의미가 없다. 문제는 결과다. 지금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전운을 막을 능력이 있는가? 그런 준비가 되어 있는가?

명심해야 할 것은 챔버린처럼 양보해도 평화가 오지 않는다는 것, 이승만처럼 준비하지 않고 큰소리 치면서 정치군인 가까이 하면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것, 아무리 잘 준비가 되어 있더라도 스탈린처럼 오판하면 그리고 종이쪽지보고 상대방 신뢰하면 전쟁을 막을 수 없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에게서 챔버린과 이승만 그리고 스탈린의 모습이 마구 오버랩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지 모르겠다. 필자의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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