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5
추석 연휴에도 북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은 지속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국이 북한을 이리로 몰고 저리로 몰아가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한동안 매티스 국방장관은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북한을 타격하는 군사적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죽음의 백조’라고 하는 B-1B폭격기가 북한 쪽으로 한참을 넘어가서 휘젓고 오기도 했다.
국정원장이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B-1B가 자기 쪽으로 넘어 온 것도 제대로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신문에 알려주었다고 한다.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심리적인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 이후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대화를 위한 이런 저런 여건이 조성되는 듯하였다.
난데없이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서 틸러슨이 성과도 없는 대화를 하려고 한다며 책망하는 소리를 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난리가 났다. 북한을 달래서라도 대화를 해야 하는 마당에 다 된밥에 코 빠뜨리는 이야기를 하다니 도대체 제정신인가 아닌가 하는 비판이 봇물터지듯이 나온다.
매티스는 미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와 틸러슨 그리고 자신간 어떠한 정책적 마찰과 혼선도 없다고 증언했다.
얼마 있다가 미 국무부에서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이 무한정 열려있지 않다고 발표를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트럼프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필자도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처럼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과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여과없이 쏟아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행동과 말을 자세히 보면 가장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효과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평판쯤은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누구보다도 북한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듯하다. 그가 북한과의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한 것은 틸러슨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할 것이다.
대통령인 내가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할 정도니 기회를 줄 때 대화에 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트럼프의 이런 말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할 때 북한에게 강력한 압력을 가하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편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장 어떠한 비판을 받는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기가 달성해야할 목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달성해야할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에게 북한 핵문제는 재선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할 과제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협상을 했던 사람이다. 평생을 강압적이고 외줄타기식 협상을 한 사람이다. 그리고 성공했던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를 비난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우리나라에는 왜 저런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없을까하는 생각에 슬프다. 트럼프는 마키아벨리스트다. 현실정치에서 마키아벨리즘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상도 중요하지만 이상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트럼프는 비열한 방법도 가리지 않고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달성해야하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목표는 미국을 위한 것이다.
만일 지금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녀는 지금 어떻게 했을까? 그런 점을 생각해보자니 우리 입장에서는 힐러리보다 트럼프가 대통령되는 것이 천만 다행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힐러리가 어떻게 했을지는 예측이 되지 않는다.
관료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과 사업가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은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힐러리가 정치인으로 살아왔다고 하지만 그것은 평범한 금수저의 삶이 연속되었을 뿐이다. 그녀는 삶에서 어떤 심각한 도전도 맞이해본 적이 없다.
사업가는 다르다. 평생이 도전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서 항상 결심을 내려야 한다. 자신의 결심에 회사가 망하고 자신도 망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도 아버지의 부를 이어받았지만 살아온 궤적이 다르다. 그는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넘기고 사업을 성공시켰다.
트럼프와 틸러슨 그리고 매티스는 서로 다른 듯 같은 목표를 위해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부럽기 짝이 없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들은 손발이 척척 맞는다.
왜 손발이 척척 맞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달성해야할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모두 분명하게 공감을 하고 있다.
우리는 왜 손발이 맞지 않아서 송영무 국방장관과 문정인 특보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었을까? 송영무와 문정인은 자신들이 달성해야할 목표에 대해서 서로 공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서로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차이가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만든다. 그리고 그 목표를 공유하게 만드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다.
우리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같은 사업가 출신이지만 왜 그렇게 다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사람은 고용된 사장이었고 다른 한사람은 자신이 사업을 일군 사업가라서 그런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열길 물속을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왜 이렇게 마음에 와 닿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