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3] 승강장에 있는 매점 - 콜라를 판다는 점에서 이곳도 제가 일상에서 이용하는 역과 다르지 않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샀으니 일단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야 합니다. 배편보다 싼 비행기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고 기차 출발 전 도착하는 가장 싼 항공권을 골랐습니다. 오로라는 단기예보뿐이고 비가 올지 안 올지도 출발 전에 정확히 알 수 있는 건 아니니 제가 예측할 수 있는 환경은 주기가 일정한 달뿐입니다. 어두우면 오로라가 더 잘 보일 거란 생각에 달이 얇게 뜨는 날을 전후로 트롬쇠에 도착하는 항공권을 예매했습니다. 확정되는 일정이 점점 많아질수록 선택은 줄어듭니다. 남은 일정이 적어질수록 선택은 점점 더 수월했습니다. 출발 전날인 1월 5일에 저는 로마와 나폴리 사이 열차 편을 빼고 모든 이동 편을 결정했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동 편만 결정한 겁니다. 인도 전자 비자를 위한 사진도 아직 찍지 않았고 숙소도 아직 모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숙소만 예약하고 나머지는 여행 중에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이 빠져 있었지만 그래도 비수기니 잘 곳 없겠냐고 생각했지요. 숙소도 문제지만 도착하는 도시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뭘 할지 생각해 놓은 것도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환장할 노릇이지만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으니 가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사람이 기본적으로 착해서 어디를 가든 도움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사람 사는 곳이 똑같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닙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저에게 지나친 호의를 베푼다면 덮어두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저를 해치지 않을 거라고 마음 놓을 정도로 순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사람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하나라도 더 팔고 싶은 상인의 마음은 사람 사는 곳이라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돈 쓰러 온 무던한 여행자를 굳이 내쫓겠냐는 생각에서이지요.
이제 내일이면 집을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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