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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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전에 없었던 것을 여기에서 새롭게 말하는 것은 없으며
나에게 뛰어난 문장력이 있어서도 아니며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생각 또한 없으며
(오직) 나의 마음에 올바른 습성을 길들이기 위해
이 논서를 짓네.

3 선업을 길들이는 내 선업의 힘에 의해
이러한 신심이 순간 자라나리니.
나와 같이 좋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만일 이것을 본다면 그 뜻을 얻게 되리라.

4 이 (인간으로 태어나는) 시기를 얻기는
매우 어려운 것!
인간의 참된 뜻을 이루려고 할 때
만일 이 생에서 그것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다음 생에 어찌 완전히 기회가 오겠는가?

5 마치 구름 낀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한 순간의 번개 섬광이 모든 것을 드러내듯
이처럼 한 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세상이 복과 지혜는 잠시 생긴다

6 이처럼 선의 힘은 항상 약하고
강한 악업의 힘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완전한 보리심이 아닌
그 어떤 선으로도 악을 조복 받을 수 없네

7 무량한 세월 동안 (중생의 유익함을) 깊이 사유하신
모든 부처님께서
이 보리심만이 (중생에게) 유익함을 보시고
이것으로 한량없는 중생에게
아주 쉽게 궁극의 안락을 얻게 하셨네

8 (나의) 끝없는 윤회의 고통이 없어지기를 바랄뿐만 아니라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며
(모두가) 더없는 행복을 원할 때마저도
보리심만은 버리지 말아야 하네

9 보리심을 일으키는 그 순간
비록 윤회의 사슬에 얽매인 가련한 자일지라도
행복하신 분(선서)의 아들(보살)이라 불리며,
세간의 천신들과 사람들까지도 받들리니.

10 (철을) 금으로 변하게 하는 최고의 연금액처럼
이미 받은 이 더러운 몸뚱이를
값비싼 보석에도 견줄 수 없는 부처의 몸으로 바꾸려고 한다면
보리심을 소중히 잘 지녀야 하네!

11 중생을 이끄시는 오직 한 분, 부처님이 한량없는 지혜로
이것을 가장 값진 보배로 관하셨으니
육도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은
소중한 보리심을 굳건하게 지녀야 하네!

12 다른 모든 선업들은 파초와 같아서
열매를 맺는 즉시 시들지만
보리심의 나무는 항상 푸르러서
(끊임없이) 열매를 맺을 뿐만 아니라 더욱 성장하노라.

13 무섭고 큰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보리심에 의지하면 찰나에 업을 벗는다.
용맹하게 보리심을 일으키면 모든 공포가 사라지니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찌 이것에 의지하지 않겠는가?

14 보리심은 말 겁(末劫)의 불처럼
한순간에 반드시 (죄를) 태운다.
(보리심의) 헤아릴 수 없는 이로움을
미륵보살께서 지혜로 선재동자께 말씀하셨노라.
15 그러한 보리심을 요약하면
두 가지로 볼 수 있으니
보리심을 일으키는 마음과
보리심을 실천하는 마음이다.

16 가려는 마음과 가는 것의 차이는
실제 아는 것 것처럼
지자(智者)는 이 둘의 차이를
차례로 알아야 한다.

17 발보리심 그 자체만으로도
윤회세계에서 큰 과보를 얻겠지만
보리심을 실천할 만큼
한없는 공덕은 얻지 못하네.

18 보살계를 받은 그 순간부터
중생세계의 무량한 중생이 윤회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물러나지 않는 마음으로
보살계를 온전히 받아 지니겠노라.

19 보살계를 지니면
혹시 잠에 빠지거나 비록 게을러도
그 공덕의 힘은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무한한 허공과 같이 언제까지나 증장하노라.

20 이는 이치에 맞는 것으로
[보살묘비경(菩薩妙臂經)]에서
소승의 길에 안주하려는 중생을 위하여 말씀하신 것으로
“보리심에는 많은 이로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21 중생의 두통 정도를
없애려는 생각만 해도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이기에
무량한 공덕이 있다고 할진대

22 중생 개개인의 끝없는 불행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는 마음은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공덕이 갖추어지기를 원하는 것인데
그 무량함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23 아버지 혹은 어머니,
도대체 그 누구에게 이타심이 있는가?
신이나 바라문
혹은 신선이라고 해서 이것이 있는가?

24 일찍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중생을 위하는 마음을
꿈에서조차 낸 적이 없는데
다른 이들을 위하는 그 뜻이 어찌 생기겠는가?

25 다른 중생과 자신을 위하는 것은 물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중생을 위한
이처럼 뛰어난 마음의 보석은
예전에 없었던 아주 희유한 탄생이네.

26 모든 중생이 기뻐하는 근원이요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는 신령스런 약인
보배로운 보리심의 공덕은
가히 헤아릴 수 없네.

27 돕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만으로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보다 수승할진대
한 중생도 남기지 않고,
모두의 행복을 위하는 노력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28 고통을 여의려는 마음은 있지만
(중생은) 고통을 향해 치닫고
행복을 원하지만 어리석음 때문에
자신의 행복을 적처럼 파괴하네.

28 고통을 여의려는 마음은
오히려 고통을 향해 내닫게 하는 것이며
행복을 원하는 것 또한 그 어리석음에 의해
자신의 행복을 적과 같이 파괴하네.

29 자신의 안락이 다해
많은 고통 속으로 빠져버린 중생이
모든 행복으로 만족하고
모든 고통을 끊게 하니,

30 무지함까지도 없앨 수 있는
이런 선행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변함없는 벗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복이 어디 있겠는가?

31 도움을 받은 것에 보답을 하는 사람이
칭찬을 받을만하다면
보답을 바라지 않는
보살들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32 몇몇 중생에게 하찮은 음식을 베풀고,
(겨우) 한 번 먹을 만큼을 보시하고,
괄시하며 잠시 허기를 면하게 했을지라도
그가 덕행을 행했다며 칭송을 하네.

33 한량없는 중생에게 긴 세월동안
여래의 위없는 안락과
한없는 서원을 이루게 하려고
늘 보시하는 것은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34 누구든지 이렇게 베푸는 보살을 향해
만일 악한 마음을 품는다면
악한 마음을 일으킨 그 수만큼의 ‘겁’ 동안
지옥에 머물 것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네.

35 만일 어떤 이가 (보살을 향해) 바른 마음을 일으키고 행한다면
그 과보는 훨씬 더 늘어나리라.
보살에게 아무리 어렵고 큰 일이 생기더라도
악업이 되지 않고 선업만이 증장되리라.

36 마음에 그 거룩한 보배를 일으킨
그의 몸에 절하나니!
심지어 해를 끼친 사람조차도 행복의 길로 이끌어 주는
안락의 근원이신 보살님께 귀의합니다.

1 보배로운 이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모든 여래와 정법
티 없는 삼보와 불보살의
공덕의 바다에 자성으로 공양을 올립니다.

2 이 세상의 모든 꽃과 과일과
갖가지 모든 약초와
이 세상의 진귀한 보석과
마음을 흠뻑 젖게 하는 맑은 청정수와

3 보석으로 장식된 산과
고요한 숲 속의 대지와 푸른 나무,
아름다운 꽃과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가지와

4 천상과 센간의 모든 향기와
여의수와 보배로운 나무들,
경작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 탐스러운 곡식들.
또 다른 공양물로는

5 호수와 연못, 그곳에는 만발한 연꽃 꽃과
아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백조가 있으며,
끝없는 허공계를 가득 채우는,
그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이 모든 것을

6 마음을 다해
가장 수승한 부처님과 보살님들께 공양하오니.
최상의 복전인 자비하신 분이시여!
대자비로 저의 이 정성을 받아주소서.

7 저는 박복하고 몹시 가난하여
공양을 올릴만한 재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이타행이 원만하신 보호자께서는
저를 자비로이 받아주소서.

8 부처님과 보살님께
저의 온 몸을 온전히 바치오니
중생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이시여! 저를 받아주소서!
공경하는 당신의 백성으로 귀의합니다.

9 당신께서 안전하게 지켜주시니
윤회의 두려움이 없습니다.
중생을 도우며, 예전에 지은 악업을 완전히 소멸하고
다시는 악업을 짓지 않겠나이다.

10 깨끗한 방에는 오묘한 향기로 가득하고,
유리로 덮인 대지는 반짝이며,
찬란한 기둥은 보석으로 빛나며,
보개의 진주 장식이 빛나니.

11 모든 불보살님께
보배로운 보병에 향수를 가득 채워,
갖가지 노래와 음악과 함께
씻겨드리오리다!

12 불보살님의 몸을 더없이 깨끗하고
향기로운 천으로 닦아드리오리다.
그리고 아름다운 빛깔과
좋은 향기가 나는 법의를 올리오리다.

13 얇고 부드러운 여러 벌의 훌륭한 법의와
온갖 진귀한 장신구로
거룩한 보현보살님. 문수보살님. 관세음보살님,
모든 보살님을 장식하오리다.

14 삼천대천세계에서 가장 향기롭고, 가장 좋은 향으로
모든 부처님의 몸을
티끌 한 점 없는 순금으로 닦아내듯이
그렇게 빛나게 바르오리다.

15 공양의 대상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부처님께
아름다운 만다라 꽃. 연꽃. 우담바라와 같은
향기로운 꽃으로
그윽하고도 아름다운 화환을 만들어 바치오리다.

16 마음마저 앗아가는 향기 그윽한 향료를
모두 드리오리다.
세상의 진귀한 음식과 천상의 음식까지도
당신들께 공양 올리오리다.

17 황금의 연꽃 봉우리를 엮어
보배로운 등불과 함께 올리오리다.
사방의 대지를 고르고, 향을 뿌리고,
향기로운 꽃잎도 뿌리오리다.

18 아름다운 노래가 끊이지 않는 무량궁에
진주와 귀한 보석들을 주렁주렁 늘어뜨려
무한한 허공 전부를 장엄하여,
그 또한 대자비의 근원이신 당신께 올리오리다.

19 보배롭고 아름다운 화개 손잡이는 황금으로,
(화개) 가장자리를 멋지게 장식하고서
우아하게 받쳐 들어
모든 부처님께 바치오리다.

20 또 다른 것들도 공양을 올리오니
청아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중생의 고통을 기쁨과 행복으로 바꾸어줄 (소리의) 구름이
곳곳에 머물게 하소서,

21 모든 고귀한 법보와
불탑과 불상에
보배로운 꽃비가
한량없이 내리게 하소서.

22 문수보살 같은 분들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신 것처럼
저 또한
여래와 보살님께 공양을 올리오리다.

23 공덕의 바다이신 부처님께
제가 여러 가지 음성과 곡조로 바다와 같이 찬탄하오니
감미로운 찬탄의 구름이
그들에게 언제나 생겨나게 하소서.

24 삼세의 모든 부처님 법과
거룩한 승보에
우주에 있는 먼지 수만큼
몸을 낮추어 절을 합니다.

25 보리심의 터전과 불탑을 향해
저는 절을 합니다.
계사와 같은 큰 스승과
수승한 수행자들께도 절을 합니다.

26 보리의 정수를 이룰 때까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정법과 보살님께도
귀의합니다.

27 시방 세계에 머무시는
완전한 부처님과 보살님들!
대자대비하신 모든 분께
두 손 모아 청하오니

28 끝도 시작도 없는 윤회 가운데
이 생 뿐만 아니라 다른 생에서
저도 모르게 지은 악업과
남을 시켜 저지른 죄악과

29 무명에 싸여
자신을 해치는 것들을 희희낙락거리면서 좇아다녔던
그런 허물을
수호자 앞에서 진실로 참회합니다.

30 제가 삼보와 부모,
스승과 타인에게
번뇌의 문(門)인 몸과 말과 마음으로 저지른
모든 악행은

31 허물이 더없이 많은
사악한 제가 지은 죄로
정말 참기 힘드니
모두를 이끌어 주시는 분들께 참회합니다.

32 제가 지은 악업들을 없애기도 전에
죽을지 모릅니다.
여기서 온전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저를 속히 구원해 주소서.

33 믿을 수 없는 이 저승사자는
할 일을 다 했건 못했건 간에
병이 들었거나 병들지 않았거나
언제라도 불쑥 찾아드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34 모든 것을 버리고 가야 하는데
제가 그것을 알지 못하여
친한 사람과 미운 사람들 때문에
수많은 죄를 지었습니다.

35 미운 사람들도 사라질 것이요
친한 사람들 또한 사라질 것이요
나 또한 사라질 것이니,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36 마치 꿈을 꾼 것처럼
어떤 일이건
그저 기억으로 남을 뿐
과거를 다시 볼 수는 없습니다.

37 잠시 사는 일생 동안에도
좋아하고 미워했던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그들에게 지은 죄악들은 ‘참을 수 없는 것’이 되어
사라지지 않고 제 앞에 남아있습니다.

38 저 또한 찰나를 오가는데
제가 아직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무지와 집착, 분노 때문에
죄악을 참으로 많이도 저질렀습니다.

39 낮과 밤은 멈추지도 않고,
이 목숨은 줄어만 가고,
더해지거나 늘어나는 일도 없는데
제 어찌 죽지 않겠습니까?

40 제가 병상에 누워
친척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목숨이 다하는 순간의 고통은
저 혼자만이 겪어야 하는데

41 염라대왕의 저승사자에게 붙잡혔을 때
친척이 도움이 되오리까? 친구가 도움이 되오리까?
그때는 공덕만이 저를 구해줄 수 있는데
저는 이 또한 쌓지 않았습니다.

42 구원자이시여!
방일한 저는 이런 두려움을 모르고
무상한 이 삶을 꾸려가기 위해서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43 누군가가 오늘,
손발이 잘리는 곳으로 끌려간다면
그는 두려움에 입이 마르고, 눈에 핏발이 서며
예전과 다르게 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인데

44 저승사자가 매섭게 쳐다보고
채찍을 든 이에게 붙잡혔을 때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그 비참한 꼴을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45 이렇게 큰 두려움으로부터
저를 누가 온전히 구해 주겠나이까?
넋이 나가고, 놀라고 두려운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지만

46 그 어디에도 구원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혼절을 해보지만
구해줄 사람, 하나 없으니
그때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47 중생의 구원자시여!
중생을 구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두려움을 전부 없애주시니
오늘부터 귀의합니다.

48 보살의 마음 그 자체인 명백한 법은
윤회계의 두려움을 없애주시니
보살님들께도
귀의합니다.

49 저는 두려움에 떨면서
보현보살님께 제 자신을 바칩니다.
문수보살님께도 이 몸을 바칩니다.

50 오류 없는 자비를 행하시는 구원자!
관세음보살님께도
가련하게 울부짖으며 외치나니
죄 많은 저를 구원해 주소서.

51 수승한 허공장보살님과
지장보살님과
대자비의 구원자이신 모든 보살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구원을 청합니다.

52 누구든 보기만 해도 무서워하는
염라대왕의 저승사자 같이, 무서운 이들조차도 두려워하며
사방으로 줄달음치게 하는
금강지보살께도 귀의합니다.

53 이전에는 당신의 말씀을 어겼으나
이제 큰 두려움을 보고는
당신께 귀의하오니
이 두려움을 속히 없애주시길 간청합니다.

54 사소한 병에도 두려워하며
의사 처방대로 따라하거늘
탐욕같이 크나큰 허물의 병을
항상 키우고 있었으니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55 한갓 탐욕만으로도
세간의 모든 사람을 병들게 하는데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그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어라.

56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어
아픔을 송두리째 뿌리 뽑을 수 있는데
그 말씀대로 행하지 않는다면
지극히 어리석고 부족한 사람입니다.

57 야트막한 언덕에서도
조심스럽게 굴진대
천 길 낭떠러지에서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58 오늘, 제가 죽지 않는다 하여
편하게 지내는 것은 당치도 않습니다.
죽는 그 순간은
반드시 올지니!

59 어떻게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 사라질 제가
어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겠습니까?

60 지난 날, 내가 즐겼던 것들 가운데
무엇이 남아 있는가?
저는 덧없는 것들을 탐하여
스승의 말씀을 거역했습니다.

61 삶을 낭비하고
친척과 친구들을 남겨두고
저 홀로 알 수 없는 곳으로 갈 때
친한 사람이든 미운 사람이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62 좋지 않은 행위(불선업不善業)에서 고통이 생기나니
어떻게 거기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밤낮으로 저는
오로지 이것만을 생각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63 저의 무지로 알지 못하여 지은
근본적인 죄악(성죄性罪)은 물론
부처님께서 금하신 죄악(차죄遮罪)
가운데
어떤 것이든

64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합장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거듭거듭 절을 올리며
모든 것을 참회합니다.

65 이끌어주시는 분이시여!
저의 죄와 잘못을 어여삐 여기소서!
악업은 선한 것이 아니기에
이 순간 이후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입보리행론] 제3장 보리심 전지품

1 일체 중생이 처한 악도의 고통을
멈추게 하는 좋은 행위(선업善業)와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안락에 머무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2 보리의 씨앗으로 지은 선업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몸을 받은 중생이 윤회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3 구원해 주시는 분들의
보리와
보살의 경지를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4 모든 중생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발심하신
선업의 바다와
중생을 이롭게 하신 것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5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두 손 모아 청하오니
중생이 고통의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때
법의 등불을 밝혀주소서.

6 열반에 드시려는 부처님께
두 손 모아 청하오니
눈먼 이 중생을 버리지 마시고
영겁토록 머무소서.

7 이와 같이 행하여
제가 쌓은 공덕으로
일체 중생의
모든 고통이 가시게 하소서.

8 병든 중생이
완치될 때까지
중생에게 약과 의사가 되고,
간병인이 되게 하소서.

9 먹을 것과 마실 것에 단비를 내려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을 가시게 하시고
기나긴 기근시절에는
제가 먹고 마실 것이 되게 하소서.

10 절망하고 가난한 중생에게
제가 한량없는 재물이 되고
여러 가지 유용한 도구가 되어
그들 곁에 항상 머물게 하소서.

11 제 몸과 유용하게 쓰일 모든 것과
삼세에 지은 모든 선업도
중생이 뜻을 이루는 데 쓰인다면
아낌없이 베풀겠습니다.

12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고통을 넘어서니
제 마음은 열반에 이릅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바로 중생에게 베푸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베품일 것입니다.

13 저는 모든 중생에게
이 몸을 온전히 보시했으니
죽이거나 욕을 해도, 또 때릴 때에도
그들이 하는 대로 내맡기겠습니다.

14 제 몸에 장난을 치건,
저를 업신여기거나 비웃는다 하여도
이미 이 몸을 보시하였으니
무슨 항변이 필요하겠습니까?

15 중생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으며,
그 누구도 저로 인해
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16 누군가가 저로 인해 분노하거나,
누군가 저를 의심한다 해도
오히려 그들이,
모든 걸 이루게 하는 씨앗으로 여기게 하소서.

17 누군가가 저를 비방하고,
저에게 해를 입히고
조롱한다 해도
이 모든 것이 보리를 얻는 인연이 되게 하소서.

18 의지할 데 없는 사람에게는 의지처가 되고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안내자가 되고
바다를 건너는 사람에게는 배가 되고
뗏목과 다리가 되게 하소서.

19 섬을 찾는 사람에게는 섬이 되고
등불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등불이 되고
침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침구가 되고
하인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하인이 되게 하소서.

20 여의주와 행운의 보병이 되고
진언과 영약이 되고
모든 사람에게 여의수가 되어
유정이 원하는 모든 것을 베풀겠습니다.

21 지대를 비롯한 사대 원소와
영원한 허공조차도
무량한 중생 삶에
갖가지 바탕이 되게 하소서.

22 이처럼 끝없는 허공 같은
중생계의 모든 유정이
열반에 이를 때까지
제가 그들 삶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23 이전의 부처님들께서
보리심을 발하시고
보살행을 배우셨으니,
그렇게 순서대로 행한 것처럼

24 중생의 이익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켜서
배울 때에도
차례대로 행하겠습니다.

23 이전의 부처님들께서
보리심을 발하시고
보살행을 배우셨으니,
그렇게 순서대로 행한 것처럼

24 중생의 이익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켜서
배울 때에도
차례대로 행하겠습니다.

25 이처럼 지혜를 갖춘 사람은
지극한 신심으로 보리심을 지녀 실천하고,
보리심을 증장시키기 위해
마음을 북돋우겠습니다.

26 지금, 제 삶은 결실을 얻었나니.
‘인간’이라는 가치 있는 몸도 얻었으며,
부처님의 종자로 태어나
오늘, 부처님의 아들(보살)이 되었습니다.

27 지금부터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처의 가계에 걸맞는 일을 할 것이며
허물없는 출가자의 가계를
더럽히지 않겠습니다.

28 장님이 쓰레기 더미에서
보석을 얻은 것처럼
운 좋게
지금, 저에게도 보리심이 생겼습니다.

29 중생의 죽음도 사라지게 하는 (달라이라마께서 우심)
최상의 감로 또한 보리심이며
중생의 가난함을 없애는,
줄지 않는 재물 또한 보리심입니다.

30 중생의 병을 완쾌하게 하는
최상의 영약 또한 보리심이며
윤회의 길을 헤매다가 지친 중생에게
휴식처가 되는 푸른 나무입니다.

31 모든 중생이 악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토대이며
중생의 번뇌를 사라지게 하니
마음의 달이 떠오릅니다.

32 중생을 혼미하게 하는 무명을 뿌리 채 뽑아내는
커다란 태양이며
정법의 우유를 잘 저어
정수인 버터를 뽑아내는 것입니다.

33 윤회의 길을 여행하는 중생이
안락하고 즐거운 삶을 바랄 때
보리심은 최상의 행복에 머물게 하며,
중생의 긴 여행에 안도감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34 오늘, 저는 모든 구원자 앞에
모든 중생을
선서의 경지와 한순간일지라도 행복한 곳으로 불러들였으니
천신을 비롯한 모든 중생이여! 기뻐하소서.

[입보리행론] 제4장 보리심 불방일품

1 선서(善逝)의 아들(보살)들은
보리심을 굳게 지니고
항상 흔들림 없이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네.

2 경솔하게 시작한 일이나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은 일은
아무리 맹세를 했을지라도
해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니

3 부처님과 보살들께서
큰 지혜로 두루 관찰하셨고,
나 또한 거듭 관찰한
발보리심을 어찌 늦출 수 있겠는가?

4 만약 이렇게 맹세를 하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중생을 속이는 것이니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5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베풀겠다’ 결심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았다면
아귀로 태어난다고 하셨네.

6 위없는 안락의 경지에
진심으로 모든 중생을 손님으로 청해 놓고서
그들을 속인다면
상사도에 어찌 이를 수가 있겠는가?

7 보리심을 포기하는 사람마저도
해탈케 하시니,
법의 이치를 범부의 생각으로 알 수 없으니
오직 일체지를 증득하신 분만이 아시네.

8 보리심을 포기한 것이 보살에게는
악도에 떨어지는 것 가운데도 중죄이니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모든 중생의 이익이 줄어드네.

9 한 순간일지라도
보살의 공덕을 방해하는 것은
중생의 이익에 해가 되니
악도는 끝이 없네.

10 한 유정의 행복만 무너뜨려도
내 자신이 망하는데
허공처럼 셀 수 없는
중생의 행복을 무너뜨린다면 말해 무엇 하겠는가?

11 죄업의 힘과
보리심의 힘이
윤회계에서 거듭 반복하면
보살지를 성취하는데 많은 세월이 걸리네.

12 그러므로 서원한 것처럼
내가 지성으로 이루어야 하리.
이제부터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어둠으로, 어둠으로 빠지네.

13 모든 유정에게 이로움을 주시는
무량한 부처님께서 오셨지만
나는 내 자신의 허물로 인해
구원의 대상이 되지 못했네.

14 그런데도 내가 그와 같이
되풀이를 한다면
악도에 태어나거나 병과 속박과
잘리고, 베이는 고초를 겪으리라.

15 여래께서 오셔서
신심과 인간의 몸을 받아 선업을 짓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니
언제 이를 얻을 수 있겠는가?

16 건강하고, 먹을 것이 많고,
장애가 없다 해도
이 생은 한순간의 속임수와 같으니
이 몸은 그림자와 같네.

17 나의 이런 행실로는
인간의 몸조차 받을 수 없네.
인간의 몸을 얻지 못한다면
악업만 지을 뿐 선업은 없네.

18 지금, 좋은 인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업을 짓지 않는다면,
삼악도의 고통에서 혼미해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19 선업은 쌓지 않고
악업만 계속해 쌓는다면
백만 겁의 긴 시간이 지나도
‘삼선취’ 란 말조차도 듣지 못할 것이네.

20 이런 까닭에 세존께서는
넓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나무토막 구멍에
거북이 목을 끼우고 쉬는 것처럼
사람 몸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하셨네.

21 한순간에 지은 악업만으로도
한 겁씩이나 무간 지옥에 머문다 하셨으니
끝도 시작도 없는 윤회계에서 쌓아온 악업으로는
삼선취에 이를 수 없네.

22 그만큼의 과보를 겪고도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과보를 받는 가운데에도
또 다른 악업을 지었기 때문이네.

23 인간으로 태어나는 기회를 얻고도
내가 선행을 익히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거짓된 것은 없고
이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없네.

24 만일 내가 이것을 알고도
어리석은 탓에 나태하다면
죽음의 시간이 다가올 때
큰 아픔이 몰려올 것이네.

25 견디기 어려운 지옥의 불길이 끈질기게
내 몸을 태울 때,
견딜 수 없는 후회의 불길이 일어
반드시 괴로움을 겪을 것이네.

26 참으로 얻기 어려운 인간의 몸을
운이 좋아 어떻게 얻었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
또다시 지옥으로 이끈다면

27 마치 주술에 걸려
정신을 못 차리는 것과 같네.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지 못하고
항상 내 안에 ‘그 무엇’이 있다고 착각하네.

28 분노와 탐욕 같은 나의 원수들은
팔다리가 있는 것도 아니며,
용맹스럽고 지혜롭지도 않은데
마치 나를 하인처럼 부리는구나!

29 내 마음 안에 버티고 있으면서 희희낙락거리고,
나를 괴롭히는데도
성내지 않고 참는다면
이치에 맞지 않은 인욕이니, 부끄러운 일이네!

30 신이나 비신(非神) 모두,
내 원수가 된다 해도
그들이 나를 무간지옥의 불 속으로
밀어뜨릴 수는 없으나,

31 힘센 번뇌인 이 원수는
무엇을 만나건
수미산마저도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태워버리니,
나 자신조차도 한순간에 없애버리네.

32 나의 번뇌, 이 원수는
긴 세월 동안 끝도 시작도 없이 고통을 주니
그 어떤 적도 이토록
오래 해를 입히지는 않네.

33 사람들을 존중하고 따뜻하게 대하면
모두를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지만
번뇌에 의하면 할수록
나중에 오는 것은 고통으로 인한 피해뿐이네.

34 원수가 되어 끊임없이 머물며
고통을 키우는 원인이 되어,
이미 내 마음에 버티고 있는데
내 어찌 두려움 없이 윤회계를 즐길 수 있겠는가?

35 ‘윤회’라는 감옥의 간수가
지옥의 망나니로 변하듯이
탐욕의 올가미에 걸려든다면
어찌 나에게 안락이 있을 수 있겠는가?

36 이런 적을 전멸시킬 수 있을 때까지
온갖 노력을 할 것입니다.
아만이 가득하여,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분노를 없애기 전에는 잠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37 어쩔 수 없는 죽음의 고통은
치열한 전장에서 적을 무찌를 때
창과 활에 입는 상처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승리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듯이

38 항시 모든 고통의 씨앗이 되는
본래의 적을 필히 없애기 위해
수 백 가지 고통의 근원을 힘겨워 하지 않으며,
나태하지 말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네.

39 적이 입힌 의미 없는 상처까지도
훈장처럼 뽐내고 다닐진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나에게
고통의 상처가 어찌 부끄러움이 되겠는가?

40 어부. 백정. 농부들이
자신의 생업을 꾸려가기 위해
추위와 더위를 참는데
중생의 행복을 위하는 내가 어찌 참지 못하겠는가?

4 1 시방에 허공같이 끝없는 중생이
번뇌에서 벗어나기를 서원한
나 역시도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42 내 주제도 모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닌가?
그러니 번뇌를 쳐부수기 위해
영원히 물러서지 않으리라.

43 이것을 나의 의지로 삼고,
번뇌를 원수로 알아 싸워
여러 모습의 번뇌 앞에서는
정복자가 되어 물러서지 않으리라.

44 내가 불에 타 죽는다 해도
내 머리가 잘린다 해도
어떤 번뇌의 적이건
결코 굴복하지 않으리라.

45 하찮은 세간의 원수들을 쫓아내면
다른 곳에서 머물면서 세력을 키워
또다시 쳐들어 올 수도 있지만
‘번뇌’라는 이 적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네.

46 번뇌여! 너는 지혜의 눈으로 보면 사라지니,
내 마음에서 사라져 어디로 가는가?
어디서 머물다 돌아와 나를 괴롭히는가?
의지가 약한 나는 더 이상 여력이 없네.

47 번뇌는 감각대상(육경六境)에 있는 것도 아니며
감각기관(육근六根)에 있는 것도 아니며,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
그 어디에 머물면서 중생에게 고통을 주는가?
번뇌는 실체가 없으니, 두려움을 떨치고 정진할 뿐이네.
나는 왜 윤회계를 떠돌며 쓸데없이 고통을 당했던가!

48 부처님 말씀처럼
행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네.
의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찌 병을 치료할 수 있겠는가?

[입보리행론] 제5장 호계정지품 

1 수행자가 배워야 할 것(학처學處)을 지키려면
집중을 잘 해 마음을 지켜야 한다.
이 마음을 지키지 못하면
학처를 지킬 수 없네.

2 마음의 코끼리가 풀려 날뛰면
무간 지옥의 해를 입히지만
야생의 미친 코끼리는
무간 지옥의 해를 입히지 못하네.

3 모든 행을 ‘정념’의 밧줄로
마음 안에 있는 날뛰는 미친 코끼리를 묶어두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선업이 손에 들어오네.

4 호랑이. 사자. 코끼리. 곰. 뱀 같은
모든 모양의 적과
지옥의 옥졸과
야차와 나찰의 해악도

5 이 마음 하나 붙들면
모든 것을 붙들어 맬 수 있으며
이 마음 하나 극복하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네.

6 모든 두려움과
한량없는 고통도
마음에서 생기는 것을
부처님께서 보이셨네.

7 지옥의 무기는
누가, 무엇 때문에 만들었는가?
타오르는 쇠의 땅은 누가 만들었으며
여인의 무리는 어디에서 생겼는가?

8 이런 모든 것은
악한 마음에서 생겼음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네.
삼계에서 마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네.

9 중생의 가난을 없애는 것이
보시바라밀이라 한다면,
아직도 굶주리는 중생이 있으니
이전의 부처님들은 어떻게 피안에 이르셨는가?

10 모든 것을 (보시에서 생기는) 결실과 함께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마음을
보시바라밀이라 하셨으니
보시바라밀은 마음에 의한 것이네.

11 물고기 같이 살아있는 생명 모두를
살생할 수 없는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보다
살생을 끊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
지계바라밀이라 말씀하시네.

12 포악한 유정은 허공처럼 많기에
그들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화내는 이 마음 하나 없애면
모든 적을 없애는 것과 같네.

13 내 발을 보호하기 위해
온 대지를 가죽으로 덮겠는가?
내 발바닥에 가죽 하나 깔면
온 대지를 덮은 것과 같네.

14 이와 같이 바깥 경계 또한
내 전부 단속하기 어려우니
이 마음을 단속해야지
바깥 경계를 단속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15 좋은 마음의 행위(의업意業)를 한 번 일으킨 과보로
범천에 태어날 수도 있지만
몸의 행위와 입의 행위에 의한 과보는
약하기에 그러기 어렵네.

16 염송과 갖은 고행을
오랫동안 했다 할지라도
산만한 마음으로 했다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네.

17 누구든지 수승한 법의 근본인
마음의 비밀을 알지 못한다면
고통을 없애고 안락을 얻으려 하지만
그런 사람, 그저 의미 없이 윤회세계를 떠돌 뿐이네.

18 그러니 이 마음을
잘 지니고 바르게 지켜야 하리니.
마음을 지키는 수행 외에
다른 많은 수행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19 천방지축 날뛰는 무리 곁에선
상처를 조심스럽게 감싸듯이
악한 무리 속에 있을 때에는
마음의 상처를 잘 보호해야 하네.

20 상처의 작은 고통도 두려워,
상처에 주의를 기울일진대
중합지옥을 두려워한다면
어찌 마음의 상처를 보호하지 않겠는가?

21 마음을 잘 보호하면
악한 이들 속에 있거나
여인들 가운데 있어도
굳건한 계율은 기울지 않네.

22 나의 재물과 명예가 흩어지고
육신이 쇠하고, 삶이 피폐해도 괜찮으며
다른 선행이 기우는 것 또한 괜찮으나
마음만은 결코 기울지 않아야 하리니.

23 마음을 지키는 이여!
정념과 정지는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지키기를
나 이렇게 두 손 모으나니.

24 병으로 쇠약해진 이는
모든 일에 무기력하듯이
무지로 인해 마음이 쇠약해진 이는
선행을 베풀 수 없네.

25 정지를 갖추지 못한 중생은
듣고, 생각하고, 수행을 한다 해도
깨진 항아리의 물이 새는 것 같이
정념에 머물지 못하네.

26 들어 믿음이 있는 이가
정진을 열심히 한다 해도
정지가 없으면
그 허물로 인해 더렵혀지네.

27 ‘정지가 없음’이라는 도둑은
정념이 쇠하면 쫓아오니
많은 공덕을 쌓았다 해도
도둑에게 빼앗긴 것과 같으니, 악도에 떨어지네.

28 번뇌의 이 도적떼는
호시탐탐 노리다
기회만 포착하면 선행을 빼앗고
선취(善趣)의 생명조차 끊어버리네.

29 그러므로 정념으로
사소한 것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하네.
놓쳤다 하더라도
악도의 해악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겨야 하네.

30 스승과 법사의 가르침을
외경으로 받들며
복덕을 지닌 이를 공경할 때
정념은 쉽게 생기네.

31 불. 보살님께서
자유자재로 중생을 굽어보시니
당신들 앞에
언제나 제가 있습니다!

32 하여, 항시 부끄러움과 공경,
두려움으로 받듭니다.
이렇게 부처님을 기억하니
정념이 거듭거듭 생겨나네.

33 항시 정념이 마음에 머물도록
노력해야 하네.
그럴 때, 정지는 이루어야질 것이며
사라졌다 해도 다시 되돌아오리라.

34 산업과 구업이 일어날 때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려
그 순간 나무와 같이
흔들림 없이 머물러야 하네.

35 수행에 방해가 되는 것들로 인해
산만해지지 말아야 하리니.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말아야 하네.

36 응시로 인한 눈의 피로를 풀기 위해
가끔 주위를 둘러보아야 하네.
그때 혹시 사람이 눈에 띄면
반갑게 눈인사를 할지니.

37 길을 갈 때,
위험한 것은 없는지 재차 살펴보고
쉬었다 떠날 때에는
머문 자리를 잘 살펴야 하네.

38 앞뒤를 잘 살펴
오갈 것이며
모든 순간,
상황에 적절하게 행할지니.

39 몸이 어떻게 머물지
항상 염두에 두어
자신의 몸이
어떻게 머무는지 잘 살펴야 하네.

40 산란한 마음의 미친 코끼리를
법이라는 마음의 기둥에 묶어
달아나지 않도록
갖은 노력으로 점검해야 하네.

41 언제나 선정에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나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점검해야 하네.

42 생명을 위협 받거나 모임(법회)에 참석했을 때
만일 작은 계를 지킬 수 없다면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좋으니,
보시행을 할 때에도
계를 개차법으로 행해야 하네.

43 무엇이든 결심하고 시작했으면
그것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열심히 실천하면
이룰 수 있나니.

44 이렇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네.
산만하게 굴면 둘 다 이루어지지 않네.
정지가 없을 때 생기는 부수적인 번뇌는
이래야 늘지 않네.

45 쓸데없는 잡담이나
신기한 구경거리에
빠져들더라도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하네.

46 이유 없이 흙을 파거나 풀을 뽑거나
땅에 그림을 그릴 때,
여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는 두려워하며
바로 멈추어야 하네.

47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할 때,
말을 하고 싶을 때
먼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펴
마땅히 이치에 맞게 행할지니.

48 한순간, 마음에 애착이 일어나거나
화가 날 때,
어떤 말도 행동도 하지 말며
움직이지 않는 나무같이 머물러야 하네.

49 들뜨거나 게으른 마음이 생길 때,
자만하거나 거만해질 때,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려는 생각과 말이 일어날 때,
속이려는 마음이 일어날 때,

50 스스로를 치켜세우려 하거나
남을 얕보고 업신여기거나
비방이나 입씨름을 랄 때
마치 움직이지 않는 나무같이 머물러야 하네.

51 재물과 존경, 명성을 원하고,
하인을 부리고 싶은 생각이 들거나
내가 공경 받기를 바랄 때
움직이지 않는 나무같이 머물러야 하네.

52 이타심이 사라지고
자신만의 이익을 챙기는
말을 하려는 마음이 생길 때
움직이지 않는 나무같이 머물러야 하네.

53 참을성 없고, 게으르고, 비굴하게 굴고,
고집 부리고, 망언을 일삼고,
파당을 짓는 마음이 일어날 때
움직이지 않는 나무같이 머물러야 하네.

54 항상, 번뇌를 일삼고
부질없는 일을 좇는 마음을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대치법으로
단단하게 지켜야 하네.

55 부처님에 대한 큰 믿음으로
존경과 겸양의 예의를 갖추며,
부끄러움을 알고, 인과의 두려움을 알며,
부드러운 인상으로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할지니.

56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의
고집을 미워하지 말아야 하네.
번뇌로 인해 생긴 것이니
자애로운 마음으로 대해야 하네.

57 언제나 자신과 중생들이
비난 받지 않는 일을 하도록 하며
환영과 같은 (자신의 행위에) 아집을 내지 않는
이러한 마음을 항상 지녀야 하네.

58 오랜만에 귀한 인간의 몸을 얻었음을
자주 떠올려
수미산처럼
굳건하게 지녀야 하네.

59 독수리가 시체에 붙어있는 살점을 탐하여
뜯어먹는 것을 보면서도
마음 그대여! 혐오스럽지 않다면
지금 어찌하여 이 몸을 그토록 애호하는가?

60 이 몸을 내 것으로 집착하여
너, 마음이여! 어찌 보호하려는가?
너와 이 몸, 둘이 각각인데
이 몸을 보호하는 것이 너한테 무슨 이익이 있는가?

61 어리석은 마음이여!
너는 어찌하여 나무와 같은 깨끗한 몸을 지니지 않았는가?
더러운 것들로 뭉친 이 몸은 썩어 가는데
그것을 돌봐 무엇 하겠는가?

62 먼저 껍질부터 차례대로,
생각으로, 구분해 보라.
살점도, 뼈의 그물도,
지혜의 칼로 한 면씩 잘라보라.

63 뼈까지도 따로 추려내어
골수까지 볼 일이니
여기에 어떤 실체가 있는지
스스로 따져보라.

64 이처럼 애써 찾아봐도
몸에서 그대가 실체를 보지 못하는데,
아직도 어찌하여 애착으로
이 몸을 지키려 하는가?

65 그대는 몸 안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먹을 수도 없으며
피를 마실 수도 없으며
내장 또한 삼킬 수 없으니
이런 몸을, 그대는 어디에 쓰려하는가?

66 독수리나 늑대 먹이가 되기 위해
이 몸을 지키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네.
모든 인간의 몸은
선행을 베푸는 데 쓰여야 하네.

67 그대가 그토록 보호하여도
저승사자가 무자비하게 빼앗아
새나 개에게 준다면
그때, 그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68 제멋대로 구는 종에게
품삯을 주지 않는 것처럼
이 몸을 돌보아줘도 제멋대로 구는데
그대, 어찌하여 고생스레 돌보는가?

69 이 몸에게 품삯을 주어
이제부터는 내 뜻에 맞추도록 하라.
쓸데없는 몸에겐
아무 것도 주지 말아야 하네.

70 이 몸을
가고 오는 수단인 배로 여기며,
중생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보배로운 몸이 되도록 해야 하리.

71 얽매임 없이 자유로이,
언제나 미소를 띠며,
화난 표정과 찌푸린 인상은 모두 버리고
중생의 친구가 되고, 진실하게 대해야 하네.

72 의자 같은 물건을 옮길 때
조심성 없이 소리 내어 옮기지 말고
문도 거칠게 열지 말며
항상 조심스러워야 하네.

73 물새나 도둑고양이는
소리 없이 살짝,
먹이를 낚아채네.
보살도 항시 그렇게 행해야 하네.

74 남을 지혜롭게 격려하고,
청하지 않은 충고의 말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항상 모든 이의 제자가 되어야 하네.

75 모든 바른 말을
선업의 말씀이라 여겨야 하며
복을 짓는 이를 보면
찬탄하며 기뻐해야 하리.

76 그가 없을 때 덕을 말하며,
다른 이의 덕을 말할 때는 함께 칭송하며
자신의 덕을 말할 때에는
그런 덕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하네.

77 보살의 갖은 노력을 모두가 좋아하니
이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네.
그러므로 다른 이가 행한 덕행을
기쁨으로 여겨야 하네.

78 이생의 나에게도 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내생에도 큰 행복을 누릴 것이니.
그렇지 못한 허물 탓에 기쁨은 없고 고통뿐이니
내생 역시 고통스러울 것이네.

79 말은 마음과 같이
앞뒤가 맞고, 뜻은 분명하게, 호감을 갖게 하며,
집착과 분노가 끊어져 부드러우며,
상황에 맞게 해야 하네.

80 유정을 바라볼 때
그들이 있기에
내 부처 될 수 있음을 알아,
온전히 자애롭게 보아야 하네.

81 항시 선행에 힘쓰고,
번뇌는 대치법을 일으켜 다스리고
공덕과 이익의 복전이 되게 하며,
고통 당하는 중생에게 큰 이익이 되게 해야 하네.

82 지혜와 신심을 가지고
선업을 항상 행할지니,
선업을 행할 때에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아야 하네.

83 보시바라밀과 같은 육바라밀을
점차 힘써 증장시키며
작은 이익을 위해 큰 뜻을 버리지 말며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하네.

84 이렇게 바로 알아
항상 타인을 이롭게 하기 위해 노력할지니.
대자비를 지니신 이께서 멀리 내다보시어
소승에서 금지된 것을 대승에서는 허락하셨네.

85 동물, 병자, 의지할 곳 없는 이,
수행자들에게 보시를 하고
분수에 맞게 먹으며
세 가지 법의 외에는 모두 베풀어야 하네.

86 정법의 정진에 써야할 이 몸을
사사로운 일로 소모하지 마라.
그렇게 한다면
중생의 원을 속히 이루게 하리라.

87 뒤집힌 자비심으로
이 몸을 쓰지 말며,
이생과 다른 생에서도
반드시 보리를 이루기 위한 씨앗으로 써야 하네.

88 존경심이 없는 이에게 법을 설하지 말며
아프지도 않으면서 머리를 싸매거나
양산이나 지팡이, 무기를 지녔거나
머리를 천으로 가린 이에게 법을 설하지 말라.*

89 소승에게 대승의 넓은 법을 설하지 말며
남자가 없을 때 여자에게 설하지 말며
소승과 대승의 법을 똑같이
존중하며, 모두 행해야 하네.

90 광대한 법의 그릇을 지닌 이에게
소승의 법을 담지 말며,
지계행을 버리지도 말며
현교와 밀교로 자신을 기만하지 말라.

91 치목이나 침을 뱉고 나면
안 보이게 덮어야 하며,
용변을 본 후 사용한 물을
거리에 함부로 버리는 것은 흉이 되네.

92 음식을 한 입에 우겨넣거나
쩝쩝대지 말고, 입을 벌리고 먹지 말며,
다리를 쭉 뻗고 앉지 말며
팔짱을 끼고는 교만스럽게 굴지 말아야 하네.

93 탈 것이나 침실에서
여인과 단 둘이 있지 말며
세속인들이 불쾌하게 여길 짓은
삼가야 하네.

94 길을 물어올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말며
공손하게 오른손으로,
손을 펴서 가리켜야 하네.

95 팔을 크게 흔들지 말고
작은 손짓으로,
손가락을 튕기는 정도의 소리로 신호를 해야 하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율의에서 벗어나네.

96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처럼
오른쪽으로 누워야 하네.
잠들기 전에
반드시 정지를 세워 지녀야 하네.

97 보살의 행에 대해
수없이 말씀하신 것으로,
마음을 닦는 행이
확고해질 때까지 행해야 하네.

98 낮밤으로 세 번씩
삼취경(三聚經)*을 독송하며
부처님과 보살님께 의지하면
남은 죄가 소멸되리라.

99 자의든 타의든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말씀하신 그대로를
매순간, 익히기 위해 노력해야 하네.

100 보살에게 배움이 아닌 것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그렇게 임하는 지혜로운 자에게
공덕이 되지 않는 것은 없네.

101 직접이든 간접이든
중생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면 행하지 말며,
오로지 중생의 이익을 위하고,
모든 행은 깨달음을 위하여 회향해야 하네.

104 많은 경장에서 배워야할 바(학처學處)를 보이셨으니
반드시 경전을 읽어야 하며
특히 [허공장경]은
맨 먼저 보아야 하네.

105 항상 보아야 할 것은
보다 자세한 [집학론(대승집보살학론)]으로
반드시 보아야 하네.

106 더불어 간추려 놓은
[집경론(集經論)]도 때때로 보아야 하니.
존귀하신 나가르주나께서 지으신
두 가지 경서도 부지런히 보아야 하네.

107 모든 경장에서 ‘행하라.’한 것은
열심히 행하고
세속적인 마음을 단속하기 위해서
보살이 배울 바를 잘 알아, 바르게 실천해야 하네.

108 몸과 마음의 상태를
거듭거듭 살피는 것,
이것을 한마디 요약하면
정지(正知)를 지키는 것이라 하네.

109 몸으로 이렇게 실천해야 하는데
말로만 한다면 무었을 이룰 수 있겠는가?
치료법을 읽는 것이
환자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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