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소설]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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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찻잔들이 먼저 깨졌다. 금테두른 잔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건물주는 월세를 올려달라고 했다. 우리는 너무 낙담했으므로 호재라며 기뻐하기로 작정했다. 커피가게를 그만두게 되어서. 직업같은 걸 없애버려서. 작은 원룸이라 꼭 붙어 있을 수 있어서. 공교롭게 크리스마스날 가게를 접었다. 단골들에게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를 했다. 매주 책 한권을 선물했던 화요일의 손님. 그는 항상 앉던 8번 테이블에서 마지막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인도네시아 만델링. 헤어지기전에 가벼운 악수를 했는데 살짝 떨리던 그의 손바닥의 감촉이 기억난다. 그는 우리에게 처음 들어보는 낯선 것을 3개나 선물했다. 얼마후 우리는 이사를 갔다. 뽁뽁이에 둘둘말린 찻잔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만 기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마음은 이상한 마법을 부렸다. 앞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선택하는 것을 멈추게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나는 신기하게 매년 크리스마스날 눈을 감으면 8번테이블에 잠시 다녀올 수 있다. 커피가게는 A4지와 흰 무명실로 만든 장식이 있고 베이루트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나는 심혈을 기울여 내린 인도네시아 만델링을 내려놓으며 화요일의 손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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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선물 감사해요.
잘 간직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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