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km를 달려 친구에게 가다. (부제 : 우리... 후회하지 말아요...)

어제 오후 생각치않은 부고문자를 받았습니다.
친구 아버지께서 한동안 지병생활을 하셨지만 지난 주말 친구와의 통화에서도 이 정도는 아닌 것으로 들었는데...
받은 문자에 마음이 유난히 무거워집니다.

유독 마음이 쓰여서 그럴까요...
출발하기 전 미용실에 들려 머리를 단정히 정리했고, 두 시간을 달려 장례식장에 도착했지만 쉽사리 차 문을 열 수가 없어 펜을 꺼내 친구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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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문상 갈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유독 마음이 쓰였던 건...

바로 2년 전에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으신 제 어머니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스티밋에서 언급하기가 다소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부모님들께 '행동의 관심'을 가져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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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를 회상해보면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 밖에는 달리 형용할 용어가 없는듯합니다. 제 기억에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부모님이셨으니까요...

같은 지역에 살지 않기 때문에 병을 숨겨오시다가 당신도 놀랄 정도로 병세가 급격히 안좋아지셔서 아버지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후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를 제외한 아버지와 제 누님은 알고 있었더랬죠.)

부모님은 왜 자식을 위해 숨길까요?
전 아직 철이 들지 않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도, 그리고 이해하기도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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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판정을 받은 날...
담당의사선생님께서는 저를 조용히 따로 불러 말씀하시더군요.
"암 말기 환자는 완치가 없고, 수술을 하더라도 5년 내에 95%이상의 환자들이 돌아가신다"고...

부모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야 어느 자식 다르겠습니까... 끝까지 해보는 수밖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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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머니는 방사선치료를 몇 번 받으시더니 더이상 병원을 다니지 않고 "하나님이 천국으로 불러주시는 그 날까지 주어진 시간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겠노라"라며 '선전포고'를 하셨습니다.

한동안 저와의 실랑이가 계속 되었으나 부모님이 지병을 앓게되면 가족이 반전문가가 된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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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이리저리 논문이나 자료들을 찾아보니 암환자에게는 '스트레스(걱정)가 가장 최악'이라는 내용을 보고는 결국 제 고집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 몸 속이 어떠한 상태인지 전혀 알 수 없고 살도 많이 빠지셨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하게 병행하셔서 감사하게도 보기에는 그 때보다 나름 좋아보이시기는 합니다.

얼마 전 부모님 댁을 인테리어하면서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편백나무와 황토로 안방을 고쳐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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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고향집에 가고, 전화를 드리는 이유는
나의 '아직 젊은 나이'가 '이제 그런 나이'가 되고 있다는 제 자신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겠지요.

장례식장을 나와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부모님댁을 잠시 들려 부모님을 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왠 일이니?"라는 말씀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어 "출장 차 근처 왔다가 잠시 들렸어요."라고 답합니다.

새벽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
만져도 만져도 또 만지고 싶은 어머니의 몸이 계속 그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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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해요."

스티밋 공간에서 마음담아 크게 외쳐봅니다.

우리 스티미언 여러분들도 이번 주말은 부모님께 전화 한 통 혹은 포옹 한번 어떠신가요??
부모님 건강도 직접 한번 확인하시구요...

우리... 후회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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