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Day_J 의 영국회사 생존기 -7편 : 내 디자인이 전세계로 보내진다구??

안녕하세요. 그래픽디자이너 다영 입니다.

오늘은 지난 달에 있었던 일이지만, 회사생활하면서 재미있게 했던 업무 중 하나였기에 포스팅을 해보려구 해요. 저희 회사는 미국을 본사로 두고 아시아, 중동, 유럽 여러나라에 지사가 있는데요. 그렇기때문에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전세계에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감사카드를 보낸답니다. (이번엔 종이 카드는 아니구요 -)

보통 이 업무는 미국본사의 디자이너들이 맡아서 하는데, 무슨 사정인지 올해는..(귀찮았나...ㅋㅋ) 영국에 있는 저의 팀 디렉터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저희 팀 디렉터인 '조'가 어느 날,

J: 다영, 혹시 많이 바쁘지 않으면 이것 좀 볼래? 미국팀이 업무지원 요청을 해왔는데. 관심있어? 내키지않으면 꼭 도와주지 않아도 돼.
D: 뭔데?
J: 클라이언트 들에게 보내는 연말 감사카드 만드는거야. 짧은 비디오 형식으로 만들면 돼. 너무 잘 만들 필요는 없어 ㅋㅋㅋ 난 하기 힘들거 같아. 니가 바쁘면 못 도와준다고 말하면 되니까 부담갖지마.


미국에서 온 메일은 찬찬히 살펴보니, 꽤 흥미가 생기더라구요? ㅋㅋ 더군다나 마침 바쁜일도 없는데, 재밌겠다 싶기도했고.. 갑자기 아이디어도 샘솟아서.. 냉큼..


D: 조!!! 나 이거 할래 ! 재밌을거같아.
J: 정말 괜찮겠어? 무리하는거 아니지? 알겠어. 미국팀에게 말할께. 고마워!
D: 응!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프로그램 연습할 기회도 되고 좋을것 같아 -


조는 배려심 많고 합리적인 성격이라, 업무부담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이번일도 정말,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았을것 같지만.. 해보고 싶었어요. 사실 그 동안 비슷한 업무만 계속 해왔기 때문에.. 기분전환이 될 것 같기도 했구요. 그래서 그날 부터.. 신이나서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했죠.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 것을 정리해서, 디자인에 사용할 수 있도록 큰 스케치북에 깔끔하게 다시 스케치했어요.

D: 조! 이것 좀 볼래? 스토리보드를 간단히 그려봤어. 내 핸드드로잉을 이용해서 카드를 만들 계획이야. 한 해 동안 우리의 파트너가 되어주어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사계절의 이미지를 차례로 보여줄거야. 마지막 화면인 겨울테마에서 '메리크리스마스 & 해피뉴이어' 라는 인사 메세지도 넣을거구.

J: 좋은데?? 근데 이거 니가 직접 그린거라구?
D: 응! 어제 손으로 그려서 방금 스캔해놨어. 여기 내 스케치북!! ㅋㅋ

J: 와!! 너무 예쁘다. 완전 맘에들어. 분명 제니 (미국팀)도 좋아할거야. 시안 만들어서 보내봐! 급하게 할 필요는 없어 -
D: 웅 ㅋㅋ 히히히 땡큐!



그렇게 본격적인 디자인이 시작되었어요.

1단계로 스케치와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적어서 제니에게 보냈죠.
2단계로 회사 브랜드 컬러를 사용해달라는 제니의 요청에 따라 색을 채워넣은 시안을 다시 보내어 미국팀 디렉터에게 전달했어요. 저희회사의 브랜드 컬러는 정말 순수한 ㅋㅋ 원색인.. 노랑, 핑크, 보라, 파랑, 초록이라 각 계절에 어울리는 색깔 한 두 가지를 메인색을 선택하고.. 비슷한 다른색들도 슬쩍 넣어서 더 다양한 색들을 사용하려고 노력했어요. 연말인사말이 들어갈 공간을 위해 이미지를 조금 수정하기도 했구요.


Jenny: 오!! 다영!! 퐌톼스틱~~~ 나 이거 너무 맘에든다!! 조쉬 (미국디렉터)도 너무 좋아했어. 혹시 이거 애니메이션 넣은것도 시안을 볼 수 있을까? 음악도 넣어줬으면 좋겠어 ! 너무 기대된다!

D: 응! 음악은 한번 찾아볼께. 총 30초 정도의 짧은 비디오카드 인데 괜찮아?

Jenny: 응! 완벽해!! 마지막에 회사로고 넣으면 되겠다. 고마워

그렇게해서 미국팀이 원하는 인사말을 넣게 되었는데, 한가지 새로웠던 점은..

제 카드가 전 세계에 있는 클라이언트 들에게 전달되는 만큼.. Merry Christmas 를 쓰지 말아달라는 요청이였어요.

그 이유는 이슬람 국가나 다른 종교를 믿는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기 때문이죠. 한국은 종교의 자유로 다른 종교를 가졌더라도 크리스마스 또한 기념하기에.. 그 점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메리크리스마스' 대신.. '한해동안 우리의 파트너가 되어주어 고맙다.'와 마지막 마무리 인사로 'Happy Holidays!' 를 넣었답니다.



첨부된 영상은 간략히 계획을 보여주는 비디오 시안이랍니다. 물론 완성작은 조금 더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넣고, 회사로고, 음악 타이밍도 맞추고 인사말 등을 다 넣어서 완성을 했구요 - 완성된 카드는 미국 디자인팀, 우리 팀 모두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했어요!! >ㅁ<//




메인 업무는 아니였지만.... 제가 직접 드로잉하고, 색을 넣고, 움직임을 만드는 과정들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 카드가 전 세계로 여행다닐 생각을 하니 기대도 되구요 - 이미 잘 도착했겠죠? ㅋㅋ (미국팀에서 제 카드가 너무 마음에 들고, 도와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성의를 표하고 싶다길래..... 아마존 바우처 달라고 했는데 ㅋㅋㅋ 아직 소식이 없네요??? 흠 ㅋㅋ 빨리빨리 주쑝!!!)

이 업무로 인해 공부하던 프로그램과 조금 더 친해질수 있게 되었답니다. 앞으로 좀 더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더 신나게? 공부해야겠어요!!

이 시리즈를 쓰면서, 처음으로 일에대한 이야기를 적은 것 같네요 ㅋㅋ (쑥쓰...) 요즘 회사업무 중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을 소재로 한 디자인 업무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답니다. 언젠가 그 업무에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 볼께요. 그럼 모두....


Happy Holiday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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