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을 꿈 꾼 탓에 신기루가 된 것은 아니었을 테다.
졸린데 잠이오지 않고, 무얼 먹어도 허기지는 밤이다.
우리는 마치 그것에 당장 뛰어들 것 처럼 머리를 맞댔지만, 정작 아무도 뛰어들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뜬구름 같았던 꿈을 뜬구름으로 만든 것은 각자 자신이었다. 꿈을 신기루처럼 대하는 그 머뭇거림이 신기루를 허상으로 만들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돌이켜본다.
세상이 정해놓은 카테고리를 거부하면서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내놓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내 안에서도 경계가 흐릿해졌다. 내 안에서의 카테고리가 없어져버린 것이다. 남들은 쉽게도 빨리도 가는 길을 왜 이렇게 까지 돌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그 가끔이 오늘이다.
단 하나의 작은 것이라도 신기루가 아닌 실체를 손에 잡아 보고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