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펜을 들었습니다. 낮에 보험공사에서 일하고 퇴근을 한 후 잠시 눈을 붙이고 누가 그러라고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새벽까지 글을 썼습니다. 카프카는 홀로 수많은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카프카는 죽었습니다. 다행히도 태워버리라는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카프카의 글은 남았고 나는 그가 죽은 지 50년 후에 태어났습니다.
새파랗던 젊은 시절에 그가 남긴 글을 읽으며 홀로 수많은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K와 그의 아버지. 나와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 그의 아버지가 틀렸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아버지가 틀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나의 생은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최근에 사라졌습니다. 누군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삶에 종지부를 찍으니까 오랜 시절 버렸던 꿈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꿈을 되찾자마자 신기하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내 글을 올릴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 공간은 마치 해리포터가 자신이 마법사인지 꿈에도 모르고 잠들던 계단밑 방처럼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나의 온기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밤이 가고 있습니다.
스티밋에서 새로 꿈을 꾸는 분들, 혹은 버렸던 꿈을 다시 키우는 분들이 있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할게요. 내일도 멋진 꿈 꾸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