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

스팀 가치를 높이려면 물론 투자자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난 사용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 스팀잇에서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스팀잇의 구조 및 시스템에 매우 큰 실망을 한 적이 있다. 관련 글을 올렸고, 난 매우 강한 비난을 받았다. 코인 생태계를 전혀 몰랐고, 투자라고는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으며, 블록체인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생각에 변화가 없다. 내 생각은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스팀잇의 가치를 올리려면 사용자 중심이어야 한다.'이다.

투자자(고래) 입맛에 맞게 투자자 중심으로 된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스팀잇의 가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내 생각은 지금도 그대로다. 투자자에 맞춘 가치는 현재의 가치만 반영될 뿐 미래의 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 최근 스팀 엔진의 토큰 생태계를 보면서 '가치'라는 게 무언지 큰 깨달음을 얻고 있다. 잘 나가는 몇 토큰을 보면 그렇다. 내가 설명 안 해도 모두 알고 있겠지만 정리 차원에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크게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1. 스팀을 투자받아서, 그 투자 수량 만큼 보팅을 해준다.
    나쁘다고 말한 적 없다. 나도 그 토큰들 샀다. STEEMSC는 너무 비싸서 손도 못 댔고, JJM을 비교적 초기에 샀다. MINI도 샀고 보팅을 받고 있다. 내가 여러번 말한 적이 있듯, 여기 스팀잇은 보팅 받는 곳이고 나도 보팅 해준다니 좋다고 샀다. JJM의 경우는 사고 나서 보팅 얘기가 나왔으니 보팅 해준다고 산 건 아니지만, MINI는 보팅 해준다고 해서 좋다고 샀다.

  2. 스팀잇을 외부에 소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행된 토큰.
    JCAR의 경우 차 사업을 하는 분이 스팀잇을 비 사용자에게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귤 토큰의 경우 시작은 귤 판매지만, 귤 뿐만 아니라 제주와 관련된 여러 계획을 갖고 계시고, 귤 토큰을 통해 스팀잇을 외부에 홍보하는 용도로 만드셨다. 이 두 토큰은 스팀잇 사용자를 늘리는 데 큰 일을 해줄 것이다.

자, 두가지 토큰 중에 어느 토큰에 더 가치가 있을까. 개인으로 보자면 보팅을 받는 1번 토큰에 더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이익으로만 보자면 1번에 더 가치가 있다. 그러나 토큰은 스팀 코인 기반이다. 스팀 가격이 하락하면 토큰의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끼리 아무리 보팅 많이 받아봐야 스팀 가격이 하락하면 꽝이다.

난 2번 토큰에 더 큰 가치를 주고 싶다. 단기적으로 보면 2번은 매력이 없다. 그리고 2번의 계획대로 사용자가 늘어났더라도 2번 토큰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이익이 안 생긴다고 봐도 된다. 당연히 2번 토큰은 매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2번의 토큰도 보팅을 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결국 토큰 소유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이득을 주지 않는다면 토큰은 투자 가치로서 매력을 가지지 못한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코인을 소유하고 싶은 어떠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매력은 보팅일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나는 보팅을 매력으로 걸지 않을 것이다. 난 원래 별종이다. 어려서부터 가수를 좋아해도 인기 없는 가수만 좋아했고, 책을 읽어도 베스트셀러는 안 읽는다. 흔히 비주류라고 한다. 난 비주류가 좋다. 인기 없는 게 좋고, 꼴등이 좋고다. '이 사람 저 사람 다 좋아하는 가수를 왜 나도 좋아해야 하지? 그럼 저기 인기 없는 가수는 누가 좋아해줘? 다들 읽는 베스트셀러를 왜 나도 읽어야 하지? 베스트셀러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니까 나는 사람들이 안 읽는 책 읽을래.' 이런 식이다. 학창시절에도 왕따와 친하게 지냈고, 외면받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걸 좋아했다. 성격이다. 난 내 성격이 마음에 안 든다. 불편하고 손해본다. 그런데 어쩌랴. 태어난 게 이모양인걸. 그러니 어쩔수 없다. 생긴 대로 살아야지.

난 투자자가 아니다. 그래서 스팀잇에선 늘 받는 입장이었다. 열심히 보팅을 받아서 스파를 올렸다. 내가 산 스팀은 소량일 수밖에 없다. 난 투자할 여유도 없고 내 코가 석자라서. 그렇게 난 투자자가 아니다. 하지만 난 스팀잇을 위해 KR 커뮤니티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 솔직히 소설은 나 좋자고 쓰는 거고, 작년에 몇 번 진행한 책리뷰 대회를 시작으로 책 콘텐츠에 풀보팅을 하고 있다. 물론 내 보팅은 미약하지만 작게라도 응원이 되었으면 해서다. 지금껏 나는 내 미약한 보팅에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스팀잇의 가치를 올리는 일, 투자자도 들어와야 하지만 창작자도 들어와야 할 텐데. 하지만 지금의 스팀잇은 창작자가 들어오기엔 무리라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SMT를 기다리는 것이고.

그러나 난 그동안 다른 커뮤니티를 운영해본 경험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한때 다음 카페에서 종교 카테고리 1위 카페도 운영했고, 네이버로 옮겨가서 종교 카테고리 1위 카페를 긴 세월 동안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가 있다. 그리고 독서모임을 이끌었고, 다른 독서모임에도 오랫동안 참여했으며, 글쓰기 모임에도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카페 운영 시절엔 회원들 독려 차원에서 포인트 제도를 만들어서 엑셀로 수작업으로 포인트를 수년간 운영해보기도 했다. 주기적으로 포인트로 선물을 주곤 했는데, 주로 기업에서 홍보용으로 받은 물품들을 선물로 줬다. 카페는 알아서 회원 활동을 수치로 보여줬지만 여기 스팀잇은 내가 일일이 체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난 내가 여기 스팀잇에서 받은 게 많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받았으면 베풀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팀잇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다. 난 겨우 중소기업에 다니는, 평균 연봉도 못 받는 직장인이고 투자자도 아니니까. 토큰을 발행한다고 해도 과연 그 토큰이 얼만큼의 가치를 가질지는 미지수다. 스파가 토큰의 가치를 결정하는 지금의 흐름으로 보면 내가 발행하는 토큰이 유의미한 가치를 가지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동참하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토큰 발행할 생각은 이미 굳혔다. 이제 이름 정하기, 발행 갯수, 프리세일 유무, 가격 등이 남아 있다. 가장 큰 숙제는 토큰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것이냐이다. 책과 글, 글과 삶, 그리고 인생이라는 가치를 토큰에 담으려고 한다. 난 프로그래머가 아니라서 모든 걸 엑셀로 수동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내 시간을 쏟을 준비도 돼 있다. 토큰 운영에 필요한 금전적 비용도 필요할 것이다. 소액부터라도 감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토큰 보유자에게 보팅할 계획은 없다. 하긴 내 스파가 적어서 보팅 해주나 마나겠지만.


써놓고 다시 읽어보니 횡설수설이군요. 그러니까, 요약해보자면 이렇습니다.

  1. 토큰을 발행하겠습니다.
  2. 토큰의 큰 그림은 그동안 말씀드린 것과 같이 글쓰기로 채굴하는 방식입니다.
  3. 채굴한 토큰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지 아직 고민중입니다.
  4. 이 토큰은 보팅을 안 해줍니다.
  5. KR커뮤니티의 부흥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도와주세요. (이게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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