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과학 분야 글도 정기적으로 올려 보겠습니다.
2016년 1월,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Clayton Edward Kershaw)가 트위터에 짧은 멘션을 남긴다.
#명왕성을 잊지 말자(Don't forget Pluto)
2006년 국제천문학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 투표로 명왕성 퇴출이 결정됐지만 커쇼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다.
나는 아직도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이라고 믿는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가 왜?
커쇼의 어머니는 아마추어 천문학자였던 클라이드 톰보(Clyde William Tombaugh)의 조카였는데, 클라이드 톰보가 바로 명왕성 발견자였다.
(심지어 커쇼의 기량이 명왕성 이벤트를 따라간다는 주장도 있다)
- 명왕성 퇴출 → 성적 하락
- 명왕성 탐사 → 성적 상승
1930년, 클라이드 톰보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지루한 작업을 했다. 여러 사진에 찍힌 수천 개 별의 위치를 일일이 비교하며 움직이는 점을 찾다가 하나를 찾아냈다.
명왕성이었다.
발견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름을 붙이기 위해 공모까지 했다.
미네르바, 크로노스, 플루토라는 이름 가운데 옥스포드에 사는 11살 소녀가 제안한 플루토(Pluto)가 선정되었다.
춥고 어두운 저승의 신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 같아요.
1978년에는 명왕성 위성 카론(Charon, 강을 건너 저승세계로 태워주는 뱃사공)이 발견되었다. 명왕성은 작고(지구 질량의 1/500), 카론은 위성이라고 하기엔 큰 편이라 카론이 명왕성을 따라 움직이듯 명왕성도 카론을 돌았다.
둘의 질량 중심이 명왕성 내부에 있지 않고 명왕성과 카론 사이 우주 공간에 있었다.
명왕성의 행성 지위는 위태로워졌다.
게다가 2015년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가 발견되었다.
에리스 : 분쟁 전문입니다.
에리스는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의 천체로 명왕성에 이어 에리스가 10번째 행성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결국 국제천문연맹은 행성의 정의를 새로 수립했고, 에리스가 발견되고 1년 반만에 명왕성은 행성에서 퇴출되었다.
명왕성 : 난 이제 왜행성이라네.
2005년 에리스를 발견한 마이클 브라운 교수를 사람들은 명왕성 킬러라 불렀다.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자 미국에서는 시위까지 발생했고, 브라운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
브라운 교수 : 난 에리스를 발견했을 뿐…
훗날 브라운 교수는 이런 책을 썼다.
- 나는 왜 명왕성을 죽일 수 밖에 없었나?
How I killed Pluto and whty it had it coming?
아빠 : 미국 사람이 발견한 행성이라 미국 사람들 애착이 심해.
2006년 1월 뉴 호라이즌스 호가 명왕성을 관측하기 위해 떠났다.
아빠 : 1년도 지나지 않아 명왕성은 행성 지위를 잃었어.
관측선은 총알보다 스무배나 빠른 속도로 명왕성까지 날아가 2015년 명왕성에 도달해 ‘많은 사랑을 받은 사진’을 보내왔다.
하트 모양의 지형이 담긴 러블리한 명왕성
딸 : 이렇게 예쁜데 행성이면 어떻고 왜행성이면 어때!
읽고 잘못된 내용을 알려주신 분께는 소정의 보상금(1SBD)을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