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에세이] 낭만여행, 멕시코 : Playa del Carmen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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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여행자 '사월愛'가 (제가) 2년간 여행하며느낀 감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담은 여행기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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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떠나야겠어."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CANCUN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는 Playa del Carmen. 듣자 하니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했다. 예전부터 내가 좋아하던 일이 있다. 버스 창가자리에 앉아서 음악 듣기. 잔잔한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사람이 된 것만 같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이 출근길 버스 창가에 앉아 노래를 듣는 일이었다. 나만의 중독이라고나 할까. 여전히 나는 나만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이 여행길 에서도 반복하고 있다.

그리하여 도착한 Playa del Carmen.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확실히 칸쿤보다는 더욱 여유롭고 덜 상업적인 분위기. 이번에 멕시코에 오면서 다짐했던 것이 있다. 물놀이 질릴 때까지 하기. 지금 이 순간 마음이 시키는 데로 움직이기. 오늘 이 두 가지를 꼭 해보고 말 것이다. 듣기로는 이 부근에 아름다운 섬이 있다고 한다. 섬 이름은 'COZUMEL' 여기까지 왔는데 섬에 안 가면 서운할 것 같아. 배편을 구매했다. 시간이 되어 배에 올라탔다. 배를타고 섬으로 이동하는 거리는 얼마 안 되었지만 이동하는 내내 멕시코 뮤지션들이 곡을 연주해 주었다. 스페인어가 이렇게 매력적인 언어라는 것을 깨닫는 지금. 신나게 흘러나오는 노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배의 움직임에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썪였다.

'COZUMEL' 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었다. 눈부시게 비치는 햇살 아래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바다가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아 가까운 가게에 스쿠터를 빌려 섬을 둘러보기로 한다.

바닷가를 따라 달렸다. 찰랑거리는 파도. 푸르른 하늘. 그 아래 내가 존재한다. '아, 어쩜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햇살이 나를 향해 미소지었다. 바람은 나를 안아주었다. 나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드리운다. 이렇게 행복이란 것은 참 단순하다. 오랫동안 이 감상에 젖어 달리고 또 달렸다. 이 길이 마치 그동안 내가 달려온 길 같아 끝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달렸다.

힘겹게 달려왔던 인생을 이 스쿠터로 쉽게 달려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일까?

다시 스쿠터에 올라탔다. 바다 위에 잠시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근처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 내렸다. 마음 같아서는 너를 향해 달려가 발을 풍덩하고 담그고 싶었으나 그리하지 않고 가까이에 앉아 너의 속삭임에 고요한 나를 맡겼다. 한동안 나는 그곳에 앉아 너와 대화를 나누었다. 너의 소리를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나는 다 느낄 수 있었다. 문득 한 자리에서 육지를 향해 요동치는 너를 닮고 싶다. 나도 너처럼 한자리에서 변함없이 나의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또 길 위를 나섰다. 윙윙 거리는 스쿠터의 소리가 좋아 달리고 또 달렸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나 혼자만이 남겨진 것이 기분이 좋다. 이전 여행과는 달리 진정으로 자유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는 사진을 남겼다. 이곳에서의 나와 너 의 자유로운 날들을 잊지않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다.

너와 조금 친해진 나는 너를 향해 풍덩 빠져들기로 했다. 발을 살짝 담구었다가 생각보다 차가운 너에 놀라 다시 발을 육지로 들여노았지만, 이네 금방 적응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땅에서는 빠르게 어디론가 향하던 나의 다리가, 너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아무리 빠르게 저어도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나. 인생은 바닷속을 걷는 일과도 같다. 빠르게 발버둥쳐도 나는 여전히 그대로 느린채로 남을테니까. 나는 차라리 힘들이지 않고 흐르듯살리라. 너무 빠른 인생은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나는 이미 너무 잘 알고있다.

열심히 바다와 장난을 치고나니 벌써 해가 저물었다. 어제는 곧 잘 인사를 잘하던 넌데 오늘은 샘이 났는지 먼저 쏙하고 들어가버렸다. 괜찮다. 사라진 후에도 남겨진 너의잔상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좋다. 그냥 그 뿐이다. 이곳에 떠나온 이유는 한가지다. 내 마음데로 순간을 위한 삶을 살아보기. 막상 이곳에 던져지고 나니. 생각보다 순간에 충실한 삶을 잘 살아내고 있다. 앞으로의 인생도 여전히 이기운을 머금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우리에게 내일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나는 지금 이순간을 살아내련다.

온전히 나의 날이었던, cozumel 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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