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악의 해 - 자산시장의 대붕괴를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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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포를 팔아 돈을 버는 사람들을 혐오합니다. 자기 지성을 뽐내는 수단으로 비관론을 활용하는 사람들도 싫어하고요.

게다가 미래, 특히나 거시 경제의 움직임은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소위 '전문가'를 자처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주가나 경기 지표에 대한 예상 값은 실제치와 일정한 갭을 두고 완벽하게 후행합니다. 가치 투자가 성공하는 이유조차도 어쩌면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화폐에 비해 주식 가치의 상승 폭이 더 크기에 일단 우량주임을 판별만 한다면 시간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함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향후 몇 달 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적어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글을 쓰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지독하게 비관적인 예측이라 읽는 분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틀리면 비웃음까지 사게 될텐데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스팅하는 것은 그만큼 확률이 높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제가 스팀잇을 하는 이유는 스팀달러를 벌거나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오래 전 전자화폐 게시판에 전자화폐가 대폭락한다는 글을 썼을 때, 이를 신성모독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더군요. 특히 종전 폭등 시점을 예측해 사람들의 찬사를 받다가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비난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 말이 맞았기 때문에 저는 코인 투자에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미약하나마 조금의 영향력은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팀잇에서 아직 플랑크톤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어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예측을 하고 틀린다고 해도 그저 가상한 노력을 기울인 젊은이 정도로 용인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아래 일들의 발생 시점을 정확히 맞춘다면 추후 인터넷 정치 경제 논객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처한상황이 이러하다면 스스로 생각했을 때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1. 전세계 금융위기 발생 - 코스닥 -50% 이상 폭락 (확률 80% 이상)
2. 한국 부동산 시장 –50% 이상 폭락 (확률 50% 이상)
3. 원 달러 환율 2,000원대 돌파 (확률 30% 이상)
4. 트럼프 대북 선제 타격 (확률 70% 이상)
5. 트럼프 대북 선제 타격이 핵전쟁으로 비화 (확률 20% 이상)

중앙화된 금융 권력에 대한 대항으로서 전자화폐를 지지하는 리버태리안 성향의 분들이 많이 계신 이 공간에는, 지금 제가 쓰는 것과 비슷한 논조의 글을 읽으신 분들이 이미 많을 것으로 봅니다. 위 예측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저 혼자가 아니며, 여기 써내려갈 내용 역시도 여러 재야 논객들의 글을 참고한 것입니다. 현황에 대한 분석은 동일하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엇갈리던 그 분들의 글에서 최근 어떤 컨센서스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러 고수 분들의 생각을, 제 언어로 소화하여 여기 한 번 써보고자 합니다.

지난 주 미국 증시 폭락의 정도


일단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주 미국 증시가 얼마나 폭락했는지를 한 번 보겠습니다.

미국 증시,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극심한 폭락

고작 1주일 동안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보다 증시가 더 폭락했습니다. 일주일만에 나스닥이 –4% 이상 빠지는 걸 두 번이나 본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외견 상 별다른 사건이 없었음에도 말이죠.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때도 주가가 폭락했었지만 그때는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다시 회복되었습니다. 최장기간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 때문에 떨어지면 바로 줍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금번 하락은 뚜렷한 회복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소위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 지수는 하루만에 100%가 넘게 오르는 말 그대로 '기행'을 보여주었죠. 미국 변동성 지수의 short에 투자한 ETN의 청산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론적으로 변동성 지수 short ETN은 –가 되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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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변동성 ETF -96% 쪽박

업종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유틸리티 같은 경기 방어주도 -4% 이상 폭락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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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폭락을 한 것은 미국 증시 뿐만이 아닙니다. 물론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 다른 나라 증시도 폭락하는 것은 일반적입니다만, 미국 증시와 커플링이 되지 않고 있던 중국 증시는 더 심하게 떨어졌습니다.

중국 증시 폭락 마감

일주일 사이에 홍콩과 중국 증시는 각각 –12%, -10% 폭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사태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큰 폭의 하락인데, 워낙 전방위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서 포탈 검색어에 잘 드러나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경기를 선행합니다. 따라서 본 증시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추후 발생할 경제 위기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대비하셔야 합니다.

경향비즈, 주가는 경기에 6개월 선행

“나는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 않으니 나와 무관한 이야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또 그리스 경제위기나 버냉키 쇼크,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이후 다시 증시가 급등한 예를 떠올리며 오히려 주가를 저점에서 매집할 기회로 보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제 관점은 좀 다릅니다. 금번 증시 폭락은 실물 경기가 얼어 붙고 대규모 감원이 발생하는 금융 위기의 전조 증상으로 보이므로 어떤 분도 이 경제 위기와 무관하실 수 없으며, 저점 매집 기회도 아니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왜 미국 증시는 폭락했나?



금번 미국 증시 폭락을 신임 연준 의장 제롬 파월 길들이기로 보시는 분이 있습니다. 아니면 지난 너무 올랐으니 잠깐 거쳐가는 조정이라고 보시는 분도 있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젠가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나무 막대기로 쌓은 탑을 번갈아가며 하나씩 빼고, 이 나무탑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죠. 아마 대부분 이 게임을 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만약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젠가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상대쪽에서 엄청 뜸을 들이고 있습니다. 아직 나무로 쌓은 탑이 전혀 무너질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그 분이 뜸을 들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어떻게 하면 웃기게 나무 막대기를 올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핸드폰에 연락이 와서 답신을 하고 있거나 잠깐 화장실에 간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무 탑이 거의 무너지지 직전에 있는데 상대가 뜸을 들이고 있다면, 아, 이 사람이 나무 막대기를 빼면 이제 탑이 무너질까봐 막대기를 빼는데 주저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전 세계의 중앙은행은 이례적인 저금리를 유지해왔습니다. 예수 탄생 이후로 이런 저금리가 장기로 지속된 적은 단 두 번 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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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2008년입니다. 금융 위기가 오자, 벤 버냉키를 위시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장들은 당초에도 결코 높지 않던 5% 금리를 제로로 떨어뜨리는, 소위 양적 완화를 실행하게 됩니다. 벤 버냉키가 쓴 「행동하는 용기」는 사실 대단한 내용이 아닙니다. 쉽게 설명 드리면 돈을 풀면 민간 소비가 진작되어 경기가 회복되니, 시장 조작을 통해 금리를 낮춘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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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아 이 책은 희대의 불쏘시개로 취급될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베 신조는 윤전기로 엔화를 무한히 찍어내겠다는 공약으로 닫시 총리가 되었고, BOJ의 구로다는 아예 니케이 ETF를 직접 매입하는 엽기적 행동으로 일본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ECB의 드라기 역시 양적 완화 정책을 그대로 쓰고 있고요.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이들의 믿음에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극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소위 뉴딜정책을 위시한 인프라 투자로 경제를 살려냈다는 것이죠. 문제는 과연 그것이 사실인지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1930년대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불황을 회복시킨 것은 제 2차 세계 대전이지 뉴딜 정책이 아니라는 해석도 그 논리적 근거가 매우 탄탄합니다. 즉 제 아무리 기축 통화국이라고 해도 통화정책을 펼쳐서 경기를 살릴 수 있는지는 전혀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죠. 제가 알기로는 로마 제국의 은화 주조부터 흥선대원군의 당백전까지, 화폐를 찍어 경기를 살리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해 왔습니다.

주류 경제학도들은 사이비 취급을 합니다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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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식으로 돈을 푸는 경제정책은 결국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며 중앙은행들은 실업율을 낮추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찍어낼 것이고, 결국 남는 건 빚밖에 없을 것이다.

한 번 아래 제가 인용한 1930년대 동아일보 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치 어제 작성된 기사가 아닌가 싶을 만큼 현재와 유사합니다. 천재들의 통찰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가 있습니다.

동아일보, 1932년 8월 21일

저금리정책의 효과

일본은행이 금년에 들어 벌써 3차례나 이자율 인하를 단행했다. 상업수형 할인보합(상업채권 할인율)을 0.012%로 정했다. 과거 최저율이라 할만한 명치 26년(1893년), 명치 43년(1910년)의 상업수형 할인보합이었던 0.013%에 비한다면 이번 인하는 일본은행의 금리역사에 확실한 신기록이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일본은행 창설이래 최저율이라 한다.

1전 2리를 연리로 환산한다면 4푼3리8모(0.012% X 365일 = 4.38%)다. 그럼으로 현재 미국의 2푼5리(2.5%), 영국의 2푼, 불국(프랑스)의 2푼5리에 비교한다면 2푼내지 2푼6~7모의 고율로서 족히 낮은 수준이라고 칭하지 못하겠으나, 이를 다시 독일의 5푼(5%), 이태리 5푼, 오스트리아 7푼에 비교한다면 국제적으로 확실히 저율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우체국저금의 이자율 인하라든지 시중은행의 태도를 보아 저금리 시대의 출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하여 일본은행은 금번 적극적으로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협동해서 일반적 저금리를 유도했다 할 것이다. 이에 일본도 점차 세계적 저금리의 와중에 들어 일본 경제 궁황(불황)을 타개하는 동시에, 산업을 진흥시킴은 물론 세계불황의 퇴치에 향응하랴 함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제 세계경제의 정세를 통찰할진대 금리의 인하로 경제가 근본적으로 호전되리라 하지 못한다.

미국의 예를 본다 하더라도 이것이 명백하며, 영국의 사정은 좀 다르다하나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가 한다. 지금 일본으로 말하면 만주문제라든지 대중국 문제와 같은 특수사정이 있는 이상, 저금리로 경제의 근본적 갱생을 기대하는 것이 의문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재 일반 경제계의 원하는 바도 금리의 높고 낮음보다는 차라리 융자의 획득이라 할 것이다. 이에 당국자는 말하리라. 즉 예금이자 인하에 의하여 대출금의 비용, 다시 말하면 코스트가 저하되니까 저금리의 자금이 융통되어 그야말로 효과적 금융의 목표가 실현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용이 극도로 위축된 이상, 빌리지 못하는 돈이 수억 원이 있으며 따라 사용하지 못하는 수억만 원의 금전에 대한 금리가 낮아진다 하더라도 그 무슨 실익이 있겠는가. 다시 말하면 금리인하가 국민의 실제생활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무소용이란 것이다.

이 모든 관계를 종합해서 생각건대, 이번 일본은행 이자율 인하가 일반 경제를 지도한다는 의미라 하겠지만, 정부의 일로 본다면 완전히 수동적인 인플레이션 정책의 선발적 행동에 불과하다. 현재 경제 실정상 금융을 호전시킬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효과적인 것이 의문이다.

모두 아시는 것처럼, 1930년대의 끝에는 결국 대전쟁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반드시 날 거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요컨대 경제학의 다양한 모델들이 과연 저런 극단적인 돈 풀기를 용인할만큼 검증이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금융 기관에서 일하시거나 경제학을 전공하신 분들은 "미국 경기가 호전되었다."라는 말에 반박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십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수용하는데에 보통 인색합니다. 더군다나 본인이 학부에서 최소 4년 이상 열심히 공부해 온 경제학, 그 중에서도 케인즈 모델 자체가 검증되지 않았다라는 말을 듣는 것은 더 내키지 않겠죠.

네 저는 그분들에 비해 경제학을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결코 수학이나 자연과학과 동일한 수준으로 놓을 수 없다는 것은 그 분들이 아마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경제학은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지나간 일을 계량적인 그래프에 맞춰보려는 시도의 다발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상아탑 출신의 각국 중앙은행 장들에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풀어낼 수 있는 권한을 줄 정도의 논리적 완결성은 결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한 질문을 2, 3개 던져보겠습니다.

만약 미국 경제가 호전되었다면 왜 분노한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당선시켰을까요? 「하우스 오브 카드」를 포함해 미국의 정치나 사회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드라마를 보시면, 그 콧대 높은 미국인들은 자국을 중국 앞에서 설설 기는 반 거지 국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인 여성과 오랫 동안 교제했었고 미국인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들 중, 미국 경제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유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기회를 위해 비싼 학비를 지불하며 미국 대학을 나왔는데 현지에서 일 자리를 잡을 수가 없어서 국내로 유턴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신문에서는 연일 호황이라는 기사가 나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경기가 좋다고 체감하시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SKY를 나와도 취직이 되지 않고, 자영업자 생존률은 가까스로 두 자리대를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소위 '채찍효과'라고 하여 글로벌 경기의 싸이클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이 호황이라면, 미국에 물건을 팔아 먹고 사는 한국의 경기는 좋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기회가 되시면 80년대에 경제 호황기를 경험하신 부모님 세대, 아니 80년대까지 거슬러 갈 것 없이 하다못해 IMF를 경험한 선배 세대들에게 질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때 체감 경기와 지금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말입니다. 지금이 호황입니까?

국가를 불문하고,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는 여러 번 접하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양적 완화는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습니다. 저렴한 돈은 그 돈을 쉽게 융자할 수 있는 소수의 금융 권력에게 몰렸으며 이들은 돈을 놓고 돈을 먹을 수 있는 장사, 즉 부동산 갭 투자나 증권 투자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중산층이 많아지는 것을 뜻합니다. 로마 제국이 세수가 줄어들어 국경 방어를 외국인들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라푼탄티움으로 인해 전체 수입은 늘었는데 중산층 자영농이 사라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부유층이라고 해서 자동차나 냉장고를 100대 씩 사지는 않으니까요.

오히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은 노동으로 먹고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더 빈곤하게 만들었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국가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시중에 도는 화폐의 양이 종전의 10배가 됐다면, 설령 본인의 월급은 두 배가 올랐다고 해도, 실상 그 월급은 오분의 일로 줄어든 것입니다. 돈의 내재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져왔고 노동에 대한 대가는 기만되어 왔습니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토마스 피케티가 말한 것처럼 노동력은 더 이상 자본을 이길 수 없게 되었고, 열심히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갭투자 하러 다니는 게 더 남는 장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즉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현 시점에서 양적 완화는 물가를 올리는 비용 인플레이션만을 부르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시장 인플레이션은 올리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이 옐런 미스터리, 즉 돈이 풀렸는데 왜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돈은 자산 시장에만 몰렸고 시중에 제대로 돌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경제의 꼬리에 해당하는 주가나 부동산의 버블을 키웠지만 몸통에 해당하는 실물 경제 펀터멘탈을 키우지는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 옐런 미스터리가 끝나려고 합니다. 그 비용 인플레이션이 중산층의 생활을 상승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시중의 물가 상승을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FED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려는 이유입니다.

진리는 단순하다 - 모든 버블은 폭락한다



지금은 호황이 아니라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지금이 호황이라고 쳐도 지금 자산 가격 상승이 지나치다고 볼 자료는 많습니다.

미국 증시, '비이성적 과열'수준으로 고평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노벨수상자이며 예일대 교수인 로버트 쉴러가 한 말입니다. 버블은 터질 수 밖에 없습니다. 1980년대 일본 기업들이 세계 경제를 주름 잡던 시절, 일본 증시는 영원히 오를 것처럼 보였습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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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말에 일본 증시에 투자하신 분은 여전히 물려 있는 상태이며, 우량주에 투자했다고 해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PER이 60이던 일본 증시와 비교하면 38 수준인 미국 증시를 버블로 보지 않으시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만, 이는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사실 상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베이스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금리가 5%나 10%가 된다면 어떨까요? 순식간에 수많은 기업이 한계 기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현 시점에, 과거에 비해 증시 폭락 트리거를 당길 위험 요인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 수단으로서 ETF를 선택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AI가 투자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JP모건 "ETF 유출, 증시 투매 증폭 위험" 경고

ETF에서 하루 34억 불의 자금유출이 있자 미국 나스닥은 폭락했습니다. 지난 1년 간 미국 증시 ETF에 1,000억 불이 유입되면서 S&P가 오른 수치는 20%입니다. 즉 100억불이 유입될 때마다 2%가 올랐는데 이의 3분의 1 밖에 안 되는 자금이 빠졌는데 2%가 떨어진 것입니다. 얼마 전 코인 시장에서 보듯 자산이 오르는데에는 10년이 걸리지만 떨어지는데에는 불과 몇일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수치대로라면 지난해 ETF에 유입된 자금의 반만 시장을 떠나도 미국 증시는 30% 이상이 떨어지게 됩니다.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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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 기계 VS 기계의 전쟁

최근 금융 회사들은 투자에 있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계는 감정을 배제하고 투자하며 일정 알고리즘에 도달하면 사정 없이 한방향으로 매도를 합니다.

가령 AI가 매도하지 않고 합리적인 인간이 투자를 한다고 해도 폭락 위험성이 높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인플레 압력은 국채 금리 급등을 이끌어 내어 자산시장의 투매를 이끌어 냅니다. 제가 한 말을 음모론 취급하실 분도 계실테니 아래 금융위원장이 한 말을 직접 인용하겠습니다.

최흥식 금감원장 "금리 1% 오르면 금융사 손실 26조"

저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주요국 자산이 폭락 직전에 있으니 빨리 팔라는 말을 대놓고 할 수 없습니다. 행간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IFRS4를 대비한 보험사들의 장기채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주로 보험료로 국채를 사서 돈을 굴리죠. 채권금리가 오르면 종전에 저금리로 발행된 채권이 똥값이 됩니다. 여러분이 국채 금리 상승이 목전에 있는 보험사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이라면 가만히 있을까요? 지금 팔아야 합니다. 여기서 투매가 일어나고 자산시장의 폭락이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국채금리의 상승은 한국에서 1450조에 달하는 가계 부채의 금리를 이끌어냅니다. 여기서 금리가 급등하면 어떤 결과가 도래할지는,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산수의 영역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금리 급등에 따른 부채 증가와 최근 주식 시장 폭락을 이유로 미국이 3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올린다고 해도 그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연준을 신뢰하지 않게 될 뿐더러 달러 가치에 대한 의구심과 도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본질적으로 종이 다발에 불과한 지폐가 돈으로 인정받는 것은 발행 주체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짐바브웨가 몇 경의 돈을 찍어서 짐바브웨 달러가 휴지가 되었지만, 미국이 양적 완화로 찍어낸 돈은 1000경으로 추산됨에도 미화의 가치가 폭락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바로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죠.

또한 페트로 달러 시스템 하에 모든 석유는 달러로만 결제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는 수요가 끊이지 않는 화수분이며 초강대국 미국이 가진 부의 원천입니다.

힐러리 이메일 공개, 미국이 리비아를 공격한 진짜 이유

이건 제 뇌피셜이 아니라 유출된 힐러리 이메일 내용을 베이스로 미국이 리비아를 공격한 이유를 밝혀낸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카다피가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석유 결제를 시도했기 때문에 리비아를 침공했죠. 이렇듯 미국은 달러에 대한 도전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다른 국가들도 감히 이를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동향은 좀 다릅니다.

페트로 위안화 세우기

달러 패권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입니다. 중국은 지난 몇년간 미국과 물밑에서 금융 전쟁을 벌이며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기축 통화국으로서 미국의 지위가 위협받게 됩니다. 2014년, 양적 완화의 종료를 말하고 금리 인상을 말했을 당시 시장은 연준의 말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만 금리 인상에 미적거리면서 더 이상 연준의 말은 예전처럼 큰 영향력을 미치시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 시장 폭락으로 미국이 금리를 완만하게 할 것이라는 예측은 wishful thinking에 불과합니다. 아래 자료에 근거할 때 미국은 자산시장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3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올해 3회, 또는 4회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美 재무부, 단기 국채발행 늘린다

이 국채는 미국이 사줄 수 있는 발행량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즉 미국이 아닌 시장이 이를 사주어야 지탱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주식 시장의 폭락은 증시에 유입된 돈을 국채로 몰리게 하는 매우 훌륭한 방법입니다. 소위 '토끼몰이'라고 불립니다. 혹자는 2015년 중국 증시의 폭락 역시도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유지시키기 위한 일종의 획책으로 보기도 합니다.

영국도 금리인상 가속 페달…세계증시 조정vs반등 기로에

이미 영미은행은 주식 시장의 폭락을 용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 자산 시장 버블을 두고볼 수도 없을 뿐더러 국채에 대한 수요를 유지해야만 그들이 가진 화폐 권력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약달러를 선호하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큰 흐름 앞에서는 지엽적인 팩터에 불과합니다. 이는 한국 정부에서 코스닥을 육성한다고 해서, 세계 경제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그 가치를 지킬 수 없는 것과 동일합니다.

어차피 미국은 약달러가 된다고 해도 더 이상 제조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기축 통화국으로서 금융으로 제국을 유지하는 현황과, 중산측 백인들을 위한 눈속임이자 립 서비스로서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외치는 것에는 큰 간극이 있습니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은 폐렴에 걸린다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 코스닥은 바이오 종목들, 즉 대부분 성장주에 해당하는 종목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종목들이 세계 증시의 하락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한국의 바이오 기업 대다수는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입니다. 의사와 환자들은 여전히 약물선택에 있어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아주 큰 가격경쟁력이 있지 않는 이상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미국 바이오 기업과 한국 바이오 기업의 펀더멘털 차이에 대해 포스팅해볼 생각인데,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개발도상국의 로컬 전자회사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바이오시밀러 제제에는 가격경쟁력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만 이는 사보험이나 개인부담금 차원으로 약제가격을 해결하는 나라들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울 뿐더러 최근 오리지널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가 충분한 수익을 낼 가능성은 점점 줄어 들고 있습니다. 우수하고 가격도 바이오시밀러에 뒤지지 않는 오리지널 약품이 나오면 쌓아놓은 재고자산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1/3 토막이 나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새로 개발된 신약이, 2상, 3상을 통해 승인받고 4상(PMS) 검증까지 마쳐서 퍼져 나갈 가능성은 얼마난 될까요?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빚을 내서 강남대로 편의점 매출 수준 밖에 내지 못하는 신라젠의 주식을 삽니다. 이러한 주식을 보유한 개미 투자자들은 패닉셀에 버틸 철학도, 자금도 없습니다.

위험한 것은 코스닥만이 아닙니다.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게 되면 미국 달러 가치가 폭등하게 됩니다. 왜 외인들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지 않고 팔고만 있을까요? 현재 삼성전자의 배당 성향과, 추후 주가 분할을 통해 개인들의 자금이 유입될 요인들을 고려하면, 현재 삼성전자의 주식은 사지 않는 것이 바보 짓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외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만 있습니다.

외인, 삼성전자 매도 공세

바로 달러 가치의 상승과 이에 대비한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환차손 우려가 있는 것이죠.

또한 곧 이어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납니다. 아직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 자산보다 미국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더 높은 이자를 준다고 하는데 외인들 입장에서 한국의 원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게다가 지금은 대북 리스크라는 지정학적 문제까지 있습니다.

2017년 말 기준 미국인이 보유한 한국 상장 주식 보유액은 265조원 규모입니다. 2008년 12월 기준 금리를 0.25% 수준으로 내린 뒤 엄청난 자금이 한국에 유입되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미국 자본이 한국 주식 13조 2610억 원을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자금이 떠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러한 이유로, 저는 미국 증시 폭락과 더불어 한국 증시도 폭락할 것으로 예측하며 특히 개미 투자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펀더멘탈이 약한 한국 코스닥의 –50% 하락을 예측합니다.

추후 몇 주나 몇 달은 증시가 다시 오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 자산폭락을 막고자 4차 양적완화 같은 정책을 펼 가능성도 없지 않겠죠. 그렇다면 자산시장의 버블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기가 호전되어 금리를 올린다.'라는 믿음을 부수는 정책이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에 있어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PS : 미래는 복합적인 변수로 결정되는 만큼 제법 논리적인 근거를 갖추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예측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썼음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도 제 예측이 틀리길 바랍니다.

보다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신 분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이번 글을 포스팅하고 여러 분들과 소통하며 더 많이 배우고자 합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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