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팀잇 친구들!
저는 진짜 진짜 온천과 사우나를 사랑합니다. 특히 겨울에는 어휴, 최고죠! 요즘 기온이 계속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온천 생각이 자꾸 나네요. 그래서, 오늘은 유럽 최고의 온천 중 하나인 부다페스트의 겔레르트 온천 여행 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겔레르트 온천
올해 겨울은 이상 기온으로 인해 정말 추웠습니다. 2017년 1월 말에는 독일을 비롯해 그 동쪽 유럽들이 다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었고, 2월 초 저는 마침 독일과 헝가리에 있던 것입니다. 언제 한 번 "기상이변의 요정과 이유" 시리즈를 써도 될만큼, 이상하게 저는 극도로 추울때, 극도로 더울때, 극도로 춥고 더운 어떤 곳에 있는 일이 많았어요.😌 하지만 최소한 부다페스트에서는 괜찮았습니다. 추위를 견딜수 있어서 괜찮은게 아니라, 추울수록 온천은 더 매력적이니까요...! 하앍하앍 온천성애자라 불러줘...!😍
Tip - 주차
에... 근처 아무데나 주차하면 됩니다. 하핫~ 다만, 길가에 있는 주차권 머신에서 티켓만 잘 챙기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헝가리 동전만 가능하다는 것! 숙소나 식당, 심지어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유로가 다 통하는데 주차권만큼은 헝가리안 화폐가 필요하더라구요.
간지나는 겔레르트 온천 & 호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편에 매표소가 있습니다. 처음 가면 요금표가 다양해서 좀 혼란스러운데, 간단히 보면 평일/주말 여부와 캐빈 쓸것인지 말것인지 여부의 조합입니다. 그래도 겔레르트는 단순한 편인 것이, 바로 옆에 있는 루다스 온천의 테이블은 시간대별로 나뉘어서 혼란 그 자체!
Tip - 캐빈을 대여해야 하나요?
캐빈은 의자와 옷걸이와 짐 보관이 가능한 프라이빗한 작은 공간을 말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안해도 됩니다". 왜냐하면 실내 2층에 넓은 무료 코인 락커가 있거든요. 저는 코인락커를 썼는데, 불편함이 1도 없었습니다. 수영복, 타월 등등 들어있던 좀 큰 사이즈의 백팩과, 추운 날씨 덕에 두꺼운 패딩 점퍼, 모자, 장갑, 어그부츠까지 신었었는데, 코인락커 한 칸에 충분히 다 들어가요. 심지어 캐빈보다 코인 락커 이용이 더 좋은 점도 있습니다. 2층 락커룸 바로 옆이 샤워실이라서, 샤워실 입구쪽 락커를 사용하면 왔다갔다 하기 더 수월합니다. 캐빈은 다 1층에 있어요.
그러나 이런 분들에게는 캐빈 대여를 추천합니다: (아이 등) 보살필 사람이 있는 경우, 캐리어 같은 큰 짐이나 중요한 물건이 있는 경우, 둥지를 하나 틀고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오래 머물 계획인 경우, 공공장소에서 옷 갈아입기 꺼리는 경우 등등. 위에 적은 코인락커가 있는 공간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중목욕탕 정도 사이즈의 뭔가 밀폐된 느낌의 아늑한 공간이 아니라 계단 하나 올라가면 외부 수영장이고, 하나 내려가면 캐빈룸이 있는 공용공간인 매우 오픈된 곳이거든요. 처음 가면 '여기서 옷 갈아입는게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게다가 처음 들어가면 건물 구조가 복잡해서 길이 매우 헷갈리거든요. 제가 나갈때 어떤 여자분 두 분이 옷갈아입고 있었는데 길을 잘못 든 남자 두명이 올라와서 서로 마주보고 있더라구요. ㅋㅋ 물론 남자들은 깜짝 놀라서 다시 돌아 내려가고, 여자분들은 "쟤네들 미친거 아니야?"라면서 욕을 마구 하더군요. ㅎㅎ 어쨌든 이런 상황이 싫은 분들은 캐빈 추천요. 고작 3달러로 프라이버시를 지키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정말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중년의 한국 여자분이 저에게 캐빈 관련 질문을 하면서, 자기는 중학생 아들이 있기 때문에 같이 캐빈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예요. 초등학생이라도 이해가 안가는데 중학생 아들이 혼자 옷 못갈아입을까봐 걱정돼서 그러시는 것인지...😅
Tip - 핸드폰 들고 돌아다녀도 되나요? 사진찍어도 되나요?
매우 괜찮습니다. 일단 안에 들어가면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다 인스타 인생샷 찍겠다며 여기저기서 포즈 잡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ㅎㅎ 핸드폰 간수만 잘 한다면, 온천 측에서 금지하는 것도 아니니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겔레르트 온천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안과 밖의 수영장, 세 군데의 온천, 야외의 사우나와 노천 온천.
야외 노천 온천과 사우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습니다. 이 날 기온이 0도 내지는 영하 몇 도 였는데 온천수는 40도 가까이 됩니다. 수증기 때문에 일단 물 속에 들어가면 공기도 따뜻하고 정말 노곤노곤! 차가운 공기에 뜨거운 물 속에 내리쬐는 햇살을 눈감고 맞으며 물 속에서 빈둥대는 기분이란...! 하, 이 맛에 인생 삽니다.😌
Tip - 타월?
꼭 챙기셔야 합니다. 호텔에서 대여해주긴 하지만, 헝가리 물가에 비해 이상하게 타월과 수영복 대여료/판매가격이 비쌌어요. 또 한가지 팁은, 만약 겨울에 야외 온천 가신다면, 가급적 뽀송한 타월을 들고 가세요. 왜냐하면, 상상해보세요. 영하의 날씨에 젖은 타월을 야외에 걸어두고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다 나와서 다시 그 타월을 두르는 장면을...!😰
멋진 조각상 너머로 겔레르트 호텔 지구가 보입니다. 겔레르트 온천은 처음 오픈했을때부터 온천이 있는 호텔을 지향했습니다.
이건 사우나 안에서 밖을 본 풍경이예요. 외국에서 사우나 가면 온도가 마음에 안드는 경우가 많았는데(한국에 비하면 너무 미지근해서 ㅎ) 여기는 엄청 뜨겁더라구요...! 사우나 옆에는 커다랗고 동그란 히노끼 냉수탕이 있고, 도르래 바가지로 물을 떠서 머리부터 끼얹을 수 있습니다. 물론 2월의 저는 하지 않았지만, 어떤 문신 가득 근육맨이 그걸 하더니 냅다 사우나로 도로 들어가더라구요 ㅎㅎ
겨울이라 카페테리아의 흔적만 보입니다. 그래도 멋있어요. 저는 동유럽은 역시 겨울인 것 같아요! >.<
하지만 수영장이 문을 닫은건 아쉽 ㅠㅠ
실내 수영장
완전 끝내주는 수영장입니다!! 기둥 좀 보세요, 디자인이 전부 달라요. 정말 클래식하고 우아합니다. 19세기 유럽의 스타일이란, 참 낭만적이예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낭만적인 인간성의 멸종을 애도했지만, 21세기에는 귀족이나 부자들이 아닌 사람들도 이런 멋진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Tip - 실내 수영장 이용시 준비물?
수영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여자분이 비닐 샤워캡을 쓰고 있는 것을 봤는데...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ㅋㅋ 그 외에 추가로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티켓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3 군데의 온천 - 왼쪽, 오른쪽 그리고 가운데
의심의 여지 없이, 부다페스트 최고의 온천입니다. 천장의 유리를 통해 태양광이 넓은 실내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층고가 높아서 소리가 울립니다. 사람이 별로 없을 때는 물소리와 속삭이는 목소리만이 들려서 더 신비로운 분위기예요. 느낌상 점심 무렵이 되니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지더라구요. 일찍 가는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벽을 장식한 터키 풍 데코레이션도 이국적입니다. 벽면의 색색깔 동그란 장식은 비대칭성의 센스가 뛰어납니다. 터키석과 에메랄드 빛의 컬러 조화도 뛰어납니다. 거기에 탕 가운데 자리한 금빛의 조각상도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어느 가게를 들어가도 스타일이 멋진데, 어쩌면 이 나라의 유전자에 예술적 센스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뜻밖에 수심이 꽤 깊습니다. 저 사진속의 저는 서있는 중입니다. 의자가 있는 벽도 있고 없는 벽도 있어서, 자칫하다간 물에 빠질 수 있습니다. ㅋㅋ 위의 사진들은 서쪽과 동쪽의 온천인데, 정작 제가 가장 좋아했던 가운데 온천 사진은 없네요. ㅠㅠ 거기를 좋아한 이유는, 햇빛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쏟아지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실내 수영장 뒷편에 있습니다.
Tip - 뭐 더 필요한 게 있을까요?
플립플랍(쪼리, 슬리퍼) 있으면 돌아다니기 좋습니다. 반 정도는 신고 있었고, 반 정도는 안신고 있었어요. 저는 실내와 야외가
뒤섞인 구조라고는 상상을 못해서 안갖고 갔었는데, 좀 더럽다는 기분이 드는 것 말고는 딱히 불편한 것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샤워물품도 있으면 좋습니다. 공용 샤워실에는 샤워헤드 말고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ㅎㅎ 헤어 드라이기는 공용 락커룸 바깥쪽에 두 대 있습니다. 사람 많으면 쓰기 힘들 것 같아요.
구글 말로는 사람들이 45분에서 3.5시간 머문다고 써있는데, 저는 너무 좋아서 4시간이나 있었어요! 네, 저는 온천성애자이니까요! 핡핡😍 부다페스트에 다시 가고 싶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최고는 바로 온천 때문입니다. 저 때 당시에 수술 후유증 때문에 온천을 많이 못 다녔어서 너무 아쉽거든요. ㅠㅠ 헝가리에는 곳곳에 온천이 많습니다. 다음에 가면 역시 또 겨울에 갈거고, 그 때는 헝가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온천 투어를 하고 싶어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매일 시작할 때 첫마디로 "안녕하세요, 스팀잇 친구들!" 라고 쓰는데, 이거 왠지 조금.. 느끼하지 않나요?? ㅎㅎㅎ 뭐라고 하면 좋을까용...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