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년차 레고인이자 초보 유튜버 브라이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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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레고를 좋아하는 걸 아는 주변 분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레고 디자이너가 될 수 있나요?"
보통 레고를 좋아하는 자녀가 있는 경우 더 적극적으로 저에게 묻곤 합니다. 좋아하는 걸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직업을 갖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일테니까요.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니 How to Become a LEGO Designer라는 글이 보여서 읽어 보았습니다만 그닥 실제로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니네요.
지난 몇 년간 여러 곳에서 조금씩 공개된 정보들을 토대로 레고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을 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Q. 레고 디자이너는 몇 명이나 있을까?
A. 2015년에 내한한 레고 디자이너 프레데릭 롤랑 앙드레의 인터뷰에 따르면 200여 명의 제품 디자이너와 30여 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30여 명의 부품 디자이너가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매출과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져 레고사는 4,000명 정도의 인원을 감축할 때도 디자이너는 그 대상에서 빠진 걸로 압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비슷한 수준의 디자이너가 레고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Q. 어떤 걸 공부하면 레고 디자이너가 되는데 유리할까?
A. 특별한 전공을 따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전공 지식보다는 오히려 위에 언급된 덕목인 상상력과 협동심, 열린 사고가 있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합니다. 레고 디자이너들이 어떤 걸 전공했는지는 크리에이터 제품 디자이너들의 짧은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삭제된 페이지라서 구글링을 통해 확인한 내용입니다. 인터뷰 아래에 다른 디자이너의 인터뷰로 이어지는 썸네일이 있으니 여유있을 때 읽어 보세요.
중복되는 전공이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디자인, 컴퓨터 애니메이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자동차 디자인..... 우주항공 엔지니어링 전공자도 있습니다.
이들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레고 디자이너가 되기 이전에도 레고를 정말 좋아했고 늘 가까이 두고 즐겼다는 점입니다.
Q. 레고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A.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영어입니다. 맨 위에 언급한 프레데릭 롤랑 앙드레 인터뷰에도 일부 내용이 있지만 레고사는 제품을 디자인할 때 디자이너와 유관 부서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꼭 레고사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의 기업에서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의사 소통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상상력, 협동심, 열린 사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은 이 모든 걸 함축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다른 디자이너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해야 한다는 것도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것이지 영어 자체가 중요하단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창의력과 재미입니다. 창의력은 상상력을 조금 더 구체화하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상상한 것을 실제 레고로 구현하는 꾸준한 도전과 열정이랄까.
그렇게 끝없이 도전하고 열정을 불사르려면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겠죠.
Q. 그럼 레고 디자이너 공채가 있나요?
A. 레고 디자이너를 뽑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레고사에서 가끔 공개 채용 공고를 냅니다. 공개 채용은 레고사 홈페이지채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6년 7월에 게시된 채용 공고가 마지막인 걸로 압니다. 그 이후로는 레고사 디자이너 공고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아시다시피 2017년은 레고사의 매출과 수익이 내리막으로 접어들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상황이라 새로운 디자이너를 뽑는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미공개 워크숍을 통한 채용입니다. 레고사에서는 전세계 레고 창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리서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레고 아이디어즈 사이트를 통해서 창작품을 제품화하는 프로젝트로 운영 중이고요.
전세계 LUG(LEGO User Group : 레고 동호회)의 활동을 지원하면서 뛰어난 창작 실력을 가진 아마추어 창작가들을 눈여겨 보고 워크숍 초대장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 대한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2013년 11월 13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Winning a Job at Lego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구독을 해야 전문을 볼 수 있는 관계로 국내 블로그에 번역된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wsj.com/video/have-you-got-what-it-takes-to-be-a-lego-designer/8E3362FD-474B-4520-A259-310F61582FCC.html
[위 기사와 관련된 영상. 광고 15초 후에 본 영상이 나옵니다. 소리는 들리는데 검은 화면만 계속 되면 새로고침 해주세요]
기사에 따르면 레고사는 이 같은 형태의 워크샵을 2006년부터 비공개로 운영해 왔습니다. 전세계에서 모인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다양한 형태의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일부 참가자는 이런 과정이 '잔인하다'라고 표현하네요.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창작가 중에서도 레고 디자이너를 선발하는 워크샵에 참석한 분이 있습니다. 아래는 이 분이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나 레고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언급한 인터뷰 영상입니다.
[전체 영상 중 레고 디자이너 워크숍 관련 내용은 3분 이후에 나옵니다]
Q. 레고 디자이너를 꿈꾸는 아이는 어떻게 준비를 하면 될까요?
A. 레고 디자이너들이 이야기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부터 실천하면 됩니다.
레고를 가지고 즐겁게 노는 것, 제품을 만들기 위한 지침서에 불과한 설명서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상상력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도와줘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드는 창작품을 응원하고 의욕을 북돋워 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모든 것에 쉽게 싫증을 냅니다. 레고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열정이 있다면 그걸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세요.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창작품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아서 포트폴리오로 정리해야 합니다.
야후에서 개발한 사진 저장 서비스 중에 플리커가 있습니다. 얼마 전 다른 회사가 인수를 해서 운영 중인데 전세계 모든 레고 창작가는 이곳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창작품 사진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야후코리아가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뒤에는 플리커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없어 사용하기 번거롭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세계의 거의 레고 관련 창작가들이 자신의 창작품 사진을 이곳에 정리를 하기 때문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플리커 안에서 다른 창작가들과 교류를 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유명 레고 관련 블로그에 창작품이 소개될 수도 있습니다. 레고사에서도 잠재력이 큰 디자이너를 찾기 위해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요.
[참고로 제 플리커 앨범 주소를 남깁니다]
레고 디자이너 외에도 레고사는 다양한 직군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레고사의 채용 관련 궁금한 점은 레고사 홈페이지 FAQ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입사 지원을 해두면 필요한 때 채용을 진행하는 방식도 운영하고 있으니 미리 이력서 등록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브릭헤즈 시리즈를 디자인한 Senior LEGO Designer Marcos Bessa가 레고 디자이너가 되려는 아이들에게 하고픈 말을 옮기는 걸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싱가포르의 온라인 브릭 매거진 브릭파인더와 진행한 인터뷰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레고와 관련된 어떤 질문도 환영합니다. 댓글을 남기면 아는 만큼 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