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LEGO) 창작 : 남산 N타워

안녕하세요 10년차 레고인 브라이언입니다.

오늘은 Japan Brickfest 2018에 갖고 가려고 급하게 만든 제 창작품을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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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타워의 크기와 높이를 가늠하기 위해 10261 롤러코스터 옆에 놓고 찰칵. 롤러코스터의 높이는 약 80센티미터]

Japan Brickfest는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레고 전시회입니다.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 레고 창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교류하는 큰 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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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Japan Brickfest 행사 모습. 사진엔 안 보이지만 행사장에 태극기도 걸려 있음. 뿌듯]

저는 JBF가 시작된 2015년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JBF는 초대를 받아야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닙니다. 레고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비를 내고 작품을 출품하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즉, 제가 창작을 잘 해서 매년 JBF에 참가하는 게 아니란 말씀입니다. 항공과 숙박비, 그리고 참가비까지 다 제 주머니에서 나갑니다 ㅎㅎ.

여튼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창작가가 자신의 창작품을 들고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 행사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상당히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근데 올해는 무얼 만들지는 미리 정해 놨는데 막상 손에 잡히지 않아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올해 만들기로 한 건 남산 N타워입니다. 여행업계에 있는 분한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에서 외국인한테 가장 유명한 게 뭔지 물었더니 N타워를 첫 손에 꼽더군요.

이왕이면 세계의 레고쟁이들한테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 남산 N타워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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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타워는 구조가 단순해서 원통 표현법만 해결하면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레고에서 제일 표현하기 어려운 게 원과 대각선입니다. 레고 부품은 대부분 직각이기 때문이죠.

창작을 하기에 앞서 먼저 몇 가지 원칙을 정했습니다.

1. 최대한 가볍게 만들자
싼 항공권은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캐리어 하나만 허용됩니다. 무게도 규정을 엄수해야 하고요.

2. 최소한의 부피로 만들자
작은 캐리어 안에 다른 짐까지 몽땅 넣으려면 창작품의 크기가 작아야 합니다. 아니면 작은 크기로 분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하죠.

이 두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창작을 하려니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편법이란 게 접착제를 쓴다거나 부품에 인위적인 변형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레고라는 게 브릭과 브릭을 결합해서 완성하는 게 기본이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위에 얹어 놓거나 덮어서 완성시키는 편법 기법도 자주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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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N타워의 기둥과 전망대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원통을 구현하는 방식을 고안해서 구현해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견고하고 모양도 예쁘게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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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인줄....]

크기가 다른 원통을 하나 더 만들어 1층 위에 올리고 또다른 방식으로 구현한 흰색 원통을 그 위에 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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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정한 원칙 대로 최대한 가볍고, 작은 부분으로 나뉘어지도록 작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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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진짜 성화봉인줄...]

타일로 외관을 꾸몄더니 조금 더 볼 만해졌습니다.

이쯤에서 N타워 사진과 비교해 보니 비율이 다소 큰 것 같아 분해 후 수정을 해줬습니다. 창작은 끈임없는 분해와 조립의 반복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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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N타워 제일 위의 송신탑을 만들었습니다. 일단은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없이 손 가는 대로 만들면서 조금씩 수정을 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주 쉽고 빠르게 끝냈습니다. 오늘은 창작신 내린 날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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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시킬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N타워를 세우니 제법 폼이 납니다.

근데 N타워의 기둥이 휘청거리거나 기우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무래도 전망대 쪽이 무겁기 때문에 속이 비어 있는 기둥으로 버티기엔 구조적으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죠.

기둥을 다 뜯어서 내부 보강을 하고 다시 연결을 하고 몇 가지 비법을 써서 다시 세웠더니 안정감을 찾더군요. 이 부분을 수정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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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창작품은 크지만 분리하면 이렇게 나뉘어져서 부담없이 들고 갈 수 있을 듯]

이틀 만에 벼락치기로 만든 창작품이지만 창피한 수준은 면한 것 같아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BF2018은 6월 9일(토)부터 10일(일)까지 열립니다. 저는 작품 설치를 위해 하루 먼저 출발해서 다음 주 월요일에 돌아 옵니다.

전시회 동안 종종 소식 남기겠습니다. 행사 잘 치르고 올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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