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T, 스팀을 놓고 벌이는 적자생존경쟁

주변에 SMT에 대해 얘기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스팀도 벌써 이만큼 어려운데 SMT까지는 잘 이해를 못하겠다”입니다.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저도 SMT를 처음 접했을 땐 “도대체 왜?”라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SMT의 첫인상과 제일 가까운 것은 ERC-20일껍니다. 이더리움 위에 올라가는 표준 토큰인 ERC-20처럼 SMT도 스팀 위에 올라가는 하나의 토큰으로 인식되는 것이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SMT는 스팀보다 더 강력한 커뮤니티 운영 기능이 있고 보상에 대한 가버넌스가 가능하다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깊은 바닥으로 내려가면 한 가지 재미있는 함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제목에서와 같이 SMT는 스팀을 놓고 벌이는 경쟁을 일으킬 것이며 여기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KR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KR은 두 가지 성장모델이 상충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컨텐츠 제작자들이 모이고 좋은 컨텐츠가 쌓이는 것이 플랫폼 가치를 올리는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언젠가는 후속투자가 따라올 것임을 내포합니다). 다른 하나는 투자자 인센티브를 높이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토큰가치가 올라가면 컨텐츠 제작자들이 뒤따라 올 것임을 내포합니다). 물론 이 둘을 통합하는 모델도 존재할 것이며 저는 개인적으로 이 둘을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단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현재 KR이, 혹은 스팀잇 전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이런 상충되는 주장이 각자의 옳고 그름을 쉽게 증명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스팀이라는 하나의 생태계에 묶여있기 때문에 누가 잘해서 스팀가격이 오르고, 투자자가 모이고, 컨텐츠 제작자가 증가하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SMT의 가장 큰 역할은 이런 성장모델들이 자신의 성패를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비록 어느 정도의 제약은 있지만, 그래도 SMT를 통해서 어떤 커뮤니티는 투자자간 셀프보팅을 투자금 회수라는 명목으로 용인할 수 있고, 또다른 어떤 커뮤니티는 이를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다른 성장모델을 각각의 토큰가격과 연계시켜 직접적인 성패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 토큰가격은 일차적으로 내부거래소를 통해 STEEM을 기준으로 한 가격으로 매겨진다는 점입니다. 즉 달리 말하면, 성공한 모델의 구성원은 STEEM을 더 많이 벌 기회를 얻게되며, 실패한 모델의 구성원은 이미 넣은 스팀도 잃을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는 스팀 고래가 되기 위한 제1 조건이 "초기에 투자한 사람"이었다면, SMT가 나온 이후에는 "유망한 SMT를 만들거나 초기투자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어떤 생태계를 만들고 꾸리는 사람이 앞으로의 스팀을 이끌게 될까요? 아직은 조금 먼 얘기 그러나 점점 다가오는 현실이기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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