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쁜 나날들이 계속되어서 무언가를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스팀에 대한 여러 생각들은 계속 하고 있습니다. 혼자만 가지고 있으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떠오르기에 한번 정리도 할 겸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었는지 나누고 싶습니다.
투자자 보상과 컨텐츠 보상의 분리
스팀의 큰 문제 중 하나는 투자자에 대한 보상과 컨텐츠 공급자에 대한 제대로 분리가 안 되어있다는 점 같습니다. 셀프보팅의 경우가 대표적인데요, 이를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지분에 대한 수익창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컨텐츠 제공자 입장에서 보면 지양해야 하는 행동이 됩니다. 이 둘을 어떻게하면 현명하게 그리고 균형잡히게 분리할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한 가지 생각하던 것은 아크 같은 증인보상 분배 모델입니다. 굳이 시스템적으로 하지는 않아도 증인보상의 일부를 투표자들에게 주는 방법을 통해 투자자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때, 셀프보팅 남용이나 표절 등 문제가 되는 계정은 분배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통해 컨텐츠 제공자들을 보호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의미있는 수익이 나오려면 여러 증인들이 함께 수익배분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 혼자 70% 정도의 수익을 배분한다면 한 달에 5000 스팀 정도인데, 투표받고 있는 지분이 모두 분배를 요구한다면 연간 수익률이 0.2% 밖에 되지 않습니다. 백분 양보해서 kr 멤버들에게만 준다고 해도 연 2% 정도입니다. 하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 인증 레이어
제가 늘 고민하는 부분인데요, 크라우드소싱 인증을 통해 부정행위자를 걸러내고, 제대로 된 사용자들에게만 보상을 주도록 하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씨빅 같은 모델이 좋은 예이고요. 이 때 인증기관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센티브를 줄 지, 그들이 부정인증을 할 때 어떻게 처벌을 할 지는 아직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예전에 제시한 SMT 아이디어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기본소득 (혹은 최저보상)
기본소득은 모든 개인에게 차별 없이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매일 혹은 매주마다 글이든 댓글이든 남긴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보팅을 해주는 것이죠. 여기서 변형을 가해야 하는 부분은 다중계정을 통한 부정취득이 발생할 여지가 크기에 앞에서 언급한 인증 시스템을 통해 인증 받은 사용자에게만 보상을 줘야 한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더 깊게 생각할 부분은 기본소득이 존재 자체에 보상을 주는 것이라면, 스팀은 뭔가 사용자가 소통이나 참여에 더 방점을 둬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기본소득 대 제대로 된 컨텐츠 보상의 비율도 중요합니다. 기본소득 부분이 너무 높으면 좋은 컨텐츠를 써야할 동기가 없어지니, 이 비율을 잘 조정을 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사용자 참여를 극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추가로 일정 스팀파워 이상을 가진 사람에게 조금 더 높은 보상을 줘서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뱀꼬리: SBDS, Jussi, SteemConnect
SBDS, 즉 스팀 블록체인 데이터 서비스와 이를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준 API 서비스인 Jussi를 요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까 전에는 Noteefi가 정보를 얻는 소스를 이쪽으로 바꿨는데요, 아주아주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한편 SBDS와 Jussi가 블록체인 데이터를 읽는 역할을 한다면 스팀커넥트는 데이터를 쓰는 역할을 합니다. 써보진 않았지만 사용이 꽤 쉽다는군요.
이렇게 두 서비스를 합하면 써드파티 개발자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환경이 될 것 같습니다. 굳이 스팀 노드 설치를 안해도 읽고 쓰고 하는 것을 쉽게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조만간 관련 공지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