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이 특별한 이유를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다소 내용이 딱딱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글의 효율을 위해 존칭은 생략하였습니다.
1. 빠르고 싼 DPOS - 채굴자의 보상 독점을 넘어서
DPOS는 3초 블록타임(1~2초도 가능하나 약간 불안정)이 가능하다. 예전에 비트쉐어 1.0 일때는 10초였는데 2.0 버전으로 오면서 3초로 줄였다. 빠른 블록타임은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결정적이다. 15초짜리 블록타임을 갖는 다른 SNS랑 비교해본다면 아마 그 차이를 느낄 것이다.
또한 스팀의 근간이 되는 DPOS는 유지비가 싸다. 2016년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간 전기요금만 4억불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에 비해 스팀은 연간 40만불 이하이다.
이 상황에서 스팀은 두 가지 선택이 가능했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을 매우 낮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거의 모든 코인은 인플레이션(코인 발행량 증가)를 통해 네트워크 유지비를 충당한다. 비트코인은 현재 연간 3% 정도를 추가로 발행하고, 이더리움은 14% 정도이다. 스팀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낮춘다면 0.5~1% 선에서도 증인 서버 유지비 충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팀은 다른 선택을 했다. 바로 인플레이션을 연간 10%로 높이고, 이 중 75/100인 연간 7.5%를 저자와 큐레이터에게 주는 것이다. 사실 저자와 큐레이터는 스팀 네트워크 유지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금액을 거의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스팀 생태계를 확장시키며 스팀의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즉, 비트코인이 채굴한 코인의 100%를 채굴자가 갖는다면, 스팀은 10%만 증인(채굴자와 유사한 역할)이 가져가고 90%는 커뮤니티에 환원하는 것이다. (15%는 스팀파워 보유자에게 배당) 여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재미있는 구조임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2. 무료 수수료 - 알고보면 주주의 권한
스팀의 또다른 특징은 무료 수수료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무료가 아니긴 하다. 스팀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에 스팀파워, 즉 스팀이라는 회사에 대한 장기보유 지분에 비례하여 네트워크 이용권을 준다. 내가 만약 스팀파워의 2%를 보유하고 있다면 스팀은 나에게 블록당 200 kbyte 이런 식으로 사용권을 주는 것이다. 어쨌든 다행히 요즘은 스티밋이 일정 스팀파워를 보조해주기에 우리는 무료로 시작할 수 있다.
무료 수수료 체계는 엄청난 있으며, 특히 소셜네트워크에서는 그 이점이 배가된다. @leesunmoo 님의 글에 좋은 내용이 더 나와있다. (링크) 하나만 꼽아서 얘기하자면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지고 일반 인터넷 사이트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 스티밋에서 글 하나 쓰고 보팅 한 번 할 때마다 500원씩 내라고 하면 한 달 도 안되서 스티밋은 문을 닫을 것이다.
3. 뿌린 돈대로 거두리라
제목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1번과 연관된 내용이다. 스팀은 저렴한 네트워크 유지비를 선택하지 않고 다수의 커뮤니티 멤버에게 돈을 뿌리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우리가 쉽게 깨닫기 힘든 장점이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독자들은 스티밋에서 보상을 받아봤을 것이다. 대부분 가장 먼저 보상으로 받은 스팀이나 스팀달러를 현금으로 인출해서 무언가를 구입해볼 것이다. 하지만 이게 계속되다보면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어차피 거의 공짜로 받은거 귀찮게 현금으로 바꾸지 않고 스티밋에서 그냥 쓰는 것이다. 라떼도 사먹고, 작품 의뢰도 하고, 도움도 요청하고... 커뮤니티가 커질 수록 쓸 수 있는 사용처는 늘어난다.
우리가 원화를 쓰는 이유는 주로 받는 돈이 원화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가 달러로 월급을 받는다면 달러로 물건을 파는 곳에서 돈을 더 많이 쓸지도 모른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버는 돈을 쓰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른 코인들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적어도 100만원짜리 채굴 컴퓨터는 가지고 있어야 코인을 조금이나마 벌 수 있다. 스팀은 아무 것도 필요없다. 스팀에서 돈을 뿌리기에... 하지만 이렇게 뿌려진 돈은 돌고 돌기 시작할 것이며 나중에는 더 큰 생태계로 거두어질 것이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